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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월 저택의 기묘한 하루

나에+ 2018. 2. 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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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월 저택의 기묘한 하루]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866574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를 높이며 로즈월 저택의 사용인, 람은 저택 안에 있는 어떤 방을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슬쩍 본 것만으로도 분노에 가득 차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거친 걸음 걸이. 여느 때와 같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그 얼굴엔, 한층 더 언짢다는 듯 눈이 가늘어 져 있었다.


그리곤, 람은 목적지인 방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노크를 하지도 않은 채 문을 세게 열었다.

방 안은 생활감이 있는 남성다운 것이다. 공부의 흔적이 보이는 책상, 벽에는 ‘져지’라고 하는 특징적인 옷이 걸려 있다.


거기에, 이불이 부풀어 오른 침대가 있다.


여기는 람과 같은 사용인, 스바루의 방.

람은 기세 좋게 늦잠 자고 있는 스바루를 깨우려 여기에 온 것이었다.


스바루가 아직 자고 있는 걸 확인한 람은, 힘껏 혀를 찬 후, 입을 연다.


“바루스, 일어나. 해는 아까 떴어. 지금 당장 침대서 나오지 않는다면……. 잘라 버릴거야.”


----------.

--------------------.


반응은, 없다.

람은 눈살을 찌푸린다. 평상시라면 ‘뭐를!?’하고 말하며 스바루는 침대에서 뛰어 나와야 하는 것이지만.


스바루는 각성이 빠르다. 그래, 평소라면 그렇게 험하게 문을 연 시점에서 벌떡 일어나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면서 람은 스바루를 깨우기 위해 침대로 다가간다.


“바루스…….”


흔들흔들, 세게 흔들었더니 이번에야 말로 스바루가 눈을 뜬 듯 하다.

람은 만족스럽게, 다시 한 번 설교를 하기 위해 다시 분노를 다시 몸에 두른다.


하지만,


“으, 으응……. 아아, 람 누나 잘 잤어……? 흐아아아…….”


“----------어?”


웅얼대며 눈을 비비고는 몸을 일으킨 스바루를 보자 람은 말문이 막힌다.

낯선, 앳된 목소리. 헐렁한 옷에 싸인 람 보다도 한층 자그마한 체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익은 검은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매.


나츠키 스바루는 어째선지 아이가 되어 있었다.


----------+----------


“아하하하하하! 하아, 아하하핫, 하하하하하하핫!”


“로즈월 님, 웃을 일이 아닙니다.”


로즈월이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식당에 울려 퍼진다.


갑자기 생긴 비 정상적인 상황에 람은 모두를 식당에 모이게 했다. 아무렇던 간에, 스바루가 어린애가 되어 버렸다. 람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닐 것이다.


“저기, 람 누나. 로즈월 왜 저래? 미쳤어?”


“입조심 하렴 바루스. 찢겨 죽---아니야……. 아아, 정말.”


차가운 시선으로 매도하려고 한 람이지만, 평소와는 다른 스바루때문에 평소처럼은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스바루는 어째선지 람을 잘 따른다. 지금도 람의 손을 잡은 채 람을 올려다보고 있다. 스바루가 반짝거리는 순진한 듯한 눈으로 바라보자, 람은 자기도 모르게 웃, 하는 신음을 흘린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스~바루, 그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말~이지! 하하하하하하!”


“로즈월님께서도 웃음을 거두어 주셨으면 하는데요!”


“후후, 그~게 말이~지, 아무튼, 신기하~안 일이~군. 어떻게 된 건지 전혀 아~알 수가 없~는데.”


당대 최고의 궁정 마술사도 모른다고 한다면 이제 방법이 없다.


람이 풀죽어 있는 가운데, 스바루는 자기 맘대로 식당 안을 돌아다닌다.


“안녕! 에밀리아 누나! 오늘도 좋은 아침이네, 빅토리-!”


“안녕, 스바루. 이전부터 아이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로 아이가 되버리다니 엄~청 놀랬어.”


“훗훗후, 이 난 매일 신선한 놀라움을 주고 있는 거니까!”


“스바루랑 있으면 정말이지 질리질 않아.”



쿡쿡 웃는 에밀리아와 스바루. 역시, 스바루 자신은 이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렘이 비틀거리며 다가온다.


“스, 스바루? 정말 스바루인건가요? ……화원, 지금 당장 화원을 불러서 이 스바루를!”


“렘 누나, 무슨 소리야?”


“……누, 누나? 렘이 누나, 인 건가요?”


끄덕, 하고 수긍하는 스바루. 어딘지 모르게 보호욕을 불러일으키는 어린이 다운 행동에, 렘은 마음이 꿰뚫린다. 


미지의 감각에 몸이 떨리는 렘. 얼굴은 붉고, 손끝은 부들부들 떨고 있다.


“다, 다시 한 번 부탁해요. 스바루.”


“? 렘 누나……?”


“하읏! 내가 누나, 누나라니……! -----스바루, 이리로 와 주렴. 렘 누나가 안아줄 테니까!”


손쉽게 안아 들어올려지는 스바루. 어린이가 되었기에 당연히 체중도 줄은 만큼 오니의 힘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들어 올려진다.


“아아, 스바루는 어려져도 무척이나 근사해요.”


살짝 폭주하는 듯한 느낌의 렘은, 스바루의 뺨에 자기 뺨을 대고 비비거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면서 어린 스바루를 진심으로 만끽하고 있다.


“신체뿐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유아 퇴행, 본인에게 지각은 없고. 하지만, 기억은 그대로 인가 보네. 회춘 비술? 아니, 그건 탁상공론 조차 되지 못해…….”


그걸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베아트리스가 생각의 바다에 잠겨 든다. 시간도 조작하는 음마법의 전문 입장에선 흥미가 생기는 것 같다.

 

스바루는 베아트리스를 보곤, 렘의 팔에서 빠져 나간다. 렘이 ‘앗’하고 아쉬운 듯이 한숨을 내쉬는 것을 뒤로하며, 스바루는 베아트리스한테 조심스레 다가간다.


“어려운 거 생각하지 말라고 베아코. 자, 뾰오옹!”


“꺄-냐고! 머리카락으로 노는 건 하지 말라는 것이야! 그리고 왜 베티만 대하는 게 변하지 않는 것일까!”


“베아코는 베아코니까.”


“이유가 안 되는 것이거든-!”


와글와글 소란을 피우면서, 스바루와 베아트리스는 쫓고 쫓기기를 시작한다.


보기에도 아이라서 그런지, 베아트리스도 평소처럼 마법으로 대적한다든가 하지 못하고, 스바루에게 농락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발빠른 어린 스바루가 책상 밑을 지나가고 하면서 위험한 것을 시작하려고 하자-----


“영차, 잡았다.”


“우왑”


눈 앞에 돌아 들어온 에밀리아가 스바루를 멈춰 세운다. 가슴에 안아 들고 생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우선은 아침밥, 먹고 하자?”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



“아웁, 냐함, 쩝쩝”


“아아, 진짜 그렇게 흘리곤! 좀 더 조심해서 먹도록 해. 바루스. 어떻게 자랐는지 알 것 같네.”


입으로는 심한 말을 하면서도, 람은 바지런하게 스바루를 돌봐주고 있다. 렘은 스바루를 봉양하려고 했기에 람에게 선수를 뺏겨, 존경과 아쉬움을 내보이고 있고, 에밀리아는 스바루 옆에서 즐거운 듯이 미소 짓고 있다.


그런 광경을 바라보면서 로즈월은 특유의 어조로 말한다.


“꽤~나 흥미로운 상황이구~운. 람은 어려진 스바루가 마음에 든 것~일까?”


“그 언니 쪽은 원래부터 구제불능남에 빠지는 타입인 것이야. 거기에, 모성 아닌 언니성을 자극 받은 결과가 아닐까?”


“둘러서 내~애가 구제불능이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지만 말이야?”


“자각이 있다면 조금은 도와주라는 것이야.”


언제나 로즈월의 뒤에서 시중을 드는 람 마저도 스바루 밑에 있는 것도 꽤나 진기한 광경이다. 자칫하면 스바루가 이 저택의 젊은 주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니, 언니. 오늘은 스바루가 귀여워서 늦어버리고 말았네요.”


“렘, 렘. 오늘은 바루스 때문에 일정이 엉망이 됐어.”


아침 식사를 마친 일동은, 하루의 일정을 다시 짠다. 아무리 대사건이라고는 해도, 피해는 사용인 한 명이 쓸 수 없게 된 것뿐이다.


람은 어린 스바루에를 에밀리아에게 억지로 떠넘……아니, 맡기고는, 오랜만에 느끼는 업무량에 향하려고 하고 있었다.


는데, 하지만.


“일? 나도 할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가 빛나며, 그렇게 말했다.


“스바루가 일 한다구요?”


“후하하, 이렇게 보여도 난 나츠키 집안에서 1등 욕실 청소 달인이라고 불렸었다고!”


“으음……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의 스바루는 쓸모가 없다. 원래 대단하다고 할 것도 아니었지만 더욱이 쓸모가 없을 것이다.


“하아, 어쩔 수 없네. 렘. 바루스 돌보는 건 람이 할게.”


“언니”


“바루스 같은 거 때문에 렘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과, 람이 그렇게 되는 것엔 차이가 너무 커.”


“……가능하다면 스바루를 돌보는 건 렘이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네요.”


“그래, 어쩔 수 없는 거야.”


대화가 끝나고, 모두 각자의 일정을 시작했다.


“바루스”


“응?”


“바루스는 람의 일을 도와 주렴.”


“람 누나랑 같이! 알았어!”


그렇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예상 외로 스바루는 일을 잘 했다. 평소처럼 시끄러운 성격에 더해, 순진함으로 인한 열심히 하는 성격에 따른 것이었다.


짧은 팔다리와 신장 때문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합격점을 줘도 괜찮을 정도였다.


“나쁘지 않네. 칭찬해 줄게 바루스. 착한 아이구나.”


“헤헷-!”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는 스바루의 머리를 쓰다듬는 람. 검정색 머리카락의 억센 느낌이, 폭신해 보이는 손에 닿는 감촉이 의외로 기분이 좋다.


람은, 문득 온화한 미소를 띄-----


-----띄울 뻔 해서, 황급히 손을 뺀다.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상대는 아이긴 하지만 스바루다. 거기에 귀여움을 느낀다니, 람으로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바루스, 나중에 때릴 거야.”


“어째서!?”


납득하기 힘든 감정을 안은 채, 람은 스바루와 일을 해내 간다.


스바루가 작아진 손으로 칼을 다루려고 해서 대재앙이 될 뻔했지만, 그 후에도 순조롭게 일을 진행해 나갔다.


람은 마음을 어지럽혀 지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 놀란 람은 뒤를 돌아봤다.


시야에 들어온 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표정을 지은 렘. 발 밑에는 빨래 바구니가 나뒹굴고 있다.


“어, 언니…….”


“무슨 일이니, 렘.”


“어째서, 스바루를………’안고’ 있으신 건가요…….”


렘의 지적에, 잘 익은 토마토 같은 얼굴이 되는 람.


당황해서 안고 있던 스바루를 내려 놓고, 갑자기 얼굴을 가린다.


“이건, 아냐.”


“언니”


“저기, 람 누나. 이제 안 안아주는 거야?”


“입 다물어…… 입 다물어 바루스.”


안절부절하며 진정하지 못하는 언니의 모습에, 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후,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깊은 숨을 내쉰다.


“스바루와 그렇게나 사이가 좋아진 거군요. 언니.”


“오해야 렘. 어째서 람이 바루스 같은 거와…….”


“렘은 기뻐요.”


“잠깐만 렘. 착각하고 있어.”


“그럼, 렘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이만. 조금만 더 하면 끝날 것 같으니까. 나중에 렘도 안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스바루.”


“렘”


정중하게 인사를 한 렘은, 약간 즐거운 듯한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야기를 도중에 잘린 람은 축 늘어뜨린 손이 향할 곳을 잃고는 부들부들 떨며 제자리로 돌아 왔고, 고개를 숙였다.


“누나 얼굴 빨게”


“시끄러워”



----------+----------



“후, 아……….”


“조금만 더 가면 방이야. 분발하렴.”


“졸려………어……….”


결국.


결국, 스바루가 오늘 아이의 모습에서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로즈월도 베아트리스도, 팩도, 이 저택에 있는 마법의 전문가들도 두손 두발 다 들고 원인은 알 지 못한 채로 끝났다. 상황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고 하는 게 현재로서는 결론이었다.


“뭐~어 걱정할 건 없을 거~어라고 생각해.”


라고 로즈월은 말했다. 비교적 심각한 문제라고 하거늘, 일종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람은 의문스럽게 생각했지만, 로즈월은 평소처럼 검은 커버의 책을 쓰다듬으면서 웃을 뿐이다.


“로즈월 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그런거겠지.”


“응…………?”


“아무것도 아냐. 이제 다 왔어.”


비틀거리며 발걸음이 무거운 스바루의 손을 잡아 당기며, 간신히 방에 도착했다.


침대에 올라간 스바루는, 꾸벅 꾸벅 졸면서 눈을 가늘게 만든다.


“눕도록 하렴. 체력도 근력도 다 떨어졌을 테니까. 피곤하겠지.”


“응-?......응….”


털썩하고 쓰러지는 스바루를 보고, 람은 하뭇이 그 자리를 떠난다.


하지만, 소매를 가만히 스바루에게 잡힌다.


“왜 그러니?”


“……람 누나……같이 안 자주는 거야?”


“뭣”


스바루는 지금이라도 잠에 빠질 듯한 의식을 필사적으로 견디며, 람을 바라보고 있다.


“……………오늘 만이야.”


“얏호-, 헤헤헤…….”


한숨을 내쉬는 람. 혼란스러워서 그런거라고, 자신에게 그렇게 타이르며 람은 스바루 옆에서 잠을 잔다.


“이제……, 무서운 꿈, 안 꿔도 돼…….”


스바루는 람의 손을 꼭 쥐고는, 안심한 듯이 잠들었다.


한계였었는지, 바로 숨소리가 들려온다.


무서운 꿈.


“바루스도,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람은 하얀 상처가 남은 스바루의 손을, 살며시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



“일어나 바루스.”


“샹그릴라(지상낙원)!?”


짜악-하는 멋진 소리를 내는 손바닥을 맞고는, 스바루는 눈을 떴다.


“아침부터 뭐하는 거야 람찌-! 이거 말고 다르게 깨우는 방법 있었잖아!”


“흥!”


“어쩐지 평소보다 더 신랄하지 않아!?”


냉랭한 눈매로 노려보는 람.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그 온도도 평소보다도 더 낮은 절대 영도.


스바루는 몸을 문지르면서 일어난다.


오늘도 컨디션 좋고, 오체만족. 오랫동안 입어 헌 잠옷이 몸에 딱 맞는다.


“돌아왔네”


“엉?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 형편 없는 기억력이 이번에는 좋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말이니까.”


“아침부터 날카로운게 절정인데, 일본도냐고 누님.”


가볍게 콩콩하고 점프해본다. 기지개를 펴서 몸에 활력을 돌게 한다.


그리고,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저기, 람. 나말야, 어제 있었던 게 잘 생각나지 않는데, Can’t remember같은 그런 느낌인데-----”


흐릿하다. 라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람의 손에 잡힌다. 꾸욱, 하고 있는 힘껏 얼굴이 가까워진 스바루에게, 람이 위압감 넙치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다.


“잊어”


“어?”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어. 알겠지?”


“앗, 네”


나츠키 스바루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채로. 마치 악몽처럼 느껴졌다. 그 흔적은 모두의 기억에만 남아 있을 뿐.


그리하여 로즈월 저택의 기묘한 하루는, 덧없는 꿈처럼 지나가 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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