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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이로하 전략

나에+ 2015. 1. 1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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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하 전략]


“있죠, 엄마.”

“왜?”

“아빠와 결혼 한 계기는 뭐였어요?”

“알고 싶니?”

“응!”

“그래~ 그럼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













나와 선배가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1년이 지나가려는 무렵.
처음에는 서투른 선배였지만 조금씩 거리를 좁혀와서,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생 커플이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함께 있다.
선배는 나와 사귀기 시작하고부턴 탁해진 눈빛이 조금씩 맑아져서, 지금은 깨끗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고는 해도, 나와 같이 있을 때 한정이지만….
그러고 보니 딱 맞게 얼마 전에 이런 대화를 했었다.









“이로하 말야, 요즘 변했네?”


“그러려나?”


“응응. 사랑을 하고 있는 소녀라는 느낌.”


“정말, 하지마~”


“요즘 2학년들 중에도 히키타니 선배, 멋있어서 인기 있지~”


“어!?”


“그러고 보니 옆 반 애들도 히키타니 선배를 노리고 있다던가?”


“이대로 있다간 히키타니 선배 뺏겨버릴지도 모른다?”


“그릴지도~”



그렇게 말하며 친구들은 살짝 웃는다.
선배는 눈이 맑아지고 나선 원래부터 잘생긴 얼굴이 더욱 멋져 보여서, 사실은 곤란해 하는 사람이 있으면 서툴지만 도와주는 상냥한 선배라고 우리 2학년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나도 그런 선배와 사귀고 있다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면서도 마음 어딘가 에선 독점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히키타니 선배는 도내 사립 대학에 합격했잖아?”


“그럼 이로하하곤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려나?”


“히키타니 선배 멋있으니까 대학생 언니들이 접근할지도 모르구”




있을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나나 유이가하마선배, 무엇보다 그 유키노시타 선배가 그에게 반했으니까.
인기가 없는 게 이상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냐.
얼마 안 있으면 선배는 졸업 해버릴거고…
불안해진 나는 뭔가를 하기로 했다.

















내가 소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도, 얼마 안 있으면 3년이 지나게 된다.
남은 건 졸업식만이 있을 뿐.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고교생활이었지….
등교 첫날엔 차에 치이고, 고등학교 2학년땐 히라츠카 선생님의 강요로 봉사부에 강제로 입부되고, 그 후로 몇 명의 여자애한테서 호의를 받고, 지금은 여자친구도, 친한 친구도, 친구도 있는 리얼충이다.
정말이지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외톨이로 시작했던 내 청춘은 모두가 부러워할 고등학교 생활로 변모했다.
그렇지만 나는 나 홀로 졸업해버리곤, 이로하가 혼자가 되는 게 아무래도 머리 한 구석에서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녀석, 혼자서도 학생회잘 잘 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 소부 고등학교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드디어 이 날이 오고야 말았다.
솔직히 실감은 나지 않는다.

“졸업생 입장”

입장을 알리는 음악소리와 함께 우리 3학년은 행진하여 체육관으로 들어간다.
재학생들 사이에서 코마치가 우리들한테 손을 흔들고 있고, 타이시는 카와사키한테 손을 흔들고 있다.
야, 타이시. 코마치한테서 1키로미터는 더 떨어져.
우리들, 졸업생이 자리에 앉자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졸업장 수여”


중학교 시절엔 저런 종이 조각 한 장을 위해 얼마만큼이나 시간을 들이고 있는 거냐고. 하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 종이 한 장에 담긴 무게를, 나는 알고 있다.
이 종이는 내가 보낸 고등학교 생활의 증거이며, 히키가야 하치만이 보내온 청춘의 결과이기도 하다.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졸업장을 전달하고 나서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이 시작된다.
처음에 이 학교에 오게 된 동기는 최악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하는 가운데 나는 최고의 인생을 얻었다.
이 학교에는 얼마만큼의 감사를 해야 할지……….고마워.


교장 선생님의 긴 인사말이 끝나고 다음은….



“재학생 송사. 2학년 잇시키 이로하.”



이게 고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이 녀석의 마지막 모습인가….

“선배님들, 졸업 축하드립니다. 선배님들과 보내온 날들이 이렇게나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이 슬프지만, 오늘이라고 하는 날을 맞이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선배님들께선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상냥하게 대해주셨고, 언제나 저희들을 도와주셨습니다. 선배님들과의 이별은 쓸쓸하지만, 저희도 선배님들을 본받아 멋진 학교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렇게 말하곤 잇시키는 이쪽을 잠시 바라본 후에, 결심을 굳힌 듯한 얼굴을 하고 지금 읽고 있는 원고를 치우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야 저 녀석….



“하치만 선배! 전 선배가 좋아요!”



뭐!?



“솔직히, 첫 만남은 최악이었어요. 갑자기 학생회장이 되어야 했지, 이런 귀여운 후배가 이야기 하는데도 무시하고, 삐뚤어져 있구요!”



지금 삐뚤어져 있는 건 상관 없잖아!




“그렇지만 선배는 언제나 상냥하고, 멋있구요….”



이로하….



“선배가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너무 좋아서 괴로워요.”


“선배, 책임 져 주실거죠?”



그런 말을 남기고 잇시키는 생긋 웃으며 무대를 내려간다.



“이, 이어지는 졸업생 답사. 3학년 유키노시타 유키노”



유키노시타는 호명되자 무대에 서고는 전교생을 보고 나서,



“답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마이크를 잡은 채로 무대를 내려와서 내 앞에까지 걸어왔다.



“받아, 히키가야.”


“뭐냐 이건”


“어머, 저런 고백을 받아놓고 대답을 안 할 생각인거니?”



“설마, 그럴 리가”

나는 유키노시타한테서 마이크를 받고, 무대에 오른다.
전교생한테서 주목 받는 시선이 따가워….
뱃속이 욱씬거렸다.
















“반갑습니다. 3학년 히키가야 하치만입니다.”


“유키노시타를 대신해서 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만……이런 무슨 말을”


선배가 그렇게 말하자 졸업식장이 상냥한 웃음으로 가득 찬다.


“솔직히 나도 첫 만남은 최악이었어. 약았지, 약은데다, 약았으니까.”


“약았다고만 하고 있잖아요!”



내 태클에 웃음이 일어난다.

“하지만, 진지한 그 녀석한테 나는 반했어.”


“이로하는 노력파에, 언제나 필사적이어서…. 그런 그녀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싶었어.”



“선배….”


“책임? 그런 거라면 져 줄게. 결혼하자 이로하.”


선배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나에게 프로포즈했다.



“네, 기꺼이.”




휘유-휘유-
졸업식장이 고조된다.



졸업식을 결혼식으로 만들다니….
역시 힛키다워!
바보, 바보가 있어! 배아퍼….
역시 넌 대단하네.
하치만인 주제에 잘생겨가지곤!
하치만 축하해!
아무렴. 좋잖아.
좀 하잖아. 히키오.
오빠 멋있어!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역시 형님임다!
쩔어! 히키타니 진짜 쩔어!
우우…. 제자한테 추월 당하다니…. 결혼하고 싶어….





키스! 키스! 키스!
졸업식장에서 키스 콜 소리가 퍼진다.




“후에!?”




내가 새빨갛게 된 채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자,
친구들이 무대 위에 있는 선배 근처까지 밀고 간다.



“어쩔 수 없어. 각오를 다져. 이로하.”



그렇게 말하며 선배는 내 어깨를 잡고 얼굴을 가까…….













“야, 애한테 뭘 알려 주는 거야”


“아, 아퍼”


나는 이로하의 머리를 살짝 때렸다.



“아얏! DV라구요!”


“하아, 너도 조금은 부끄러움 이라는걸 가지라고….”

지금 생각하니 그건 엄청나게 부끄럽다….

“어? 이제 와서 새삼스레 부끄러워하는 거에요~?”

“씨꺼”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서 퉁명스럽게 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거, 잘도 학교에서 안 막았네.”


“아아, 그거요, 유키노시타 선배한테 부탁해서 학교로부터 허가 받았는걸요.”


“학교에서도 잘도 그런….”


“현 의원과 유키노시타 건설이 간절히 부탁하기에 거절할 수 없었던 듯 해요.”


“과연.”


“아, 그러고보니!”


“응?”


“요즘, 유키노시타 선배하고 사이 좋은 것 같은데요!”


“그야 친한 친구기도 하고, 같은 직장 동료니까.”


“변명은 죄악이에요! 만약에 바람 피우면 알죠?”


“아빠, 바람은 안돼!”


“이런 귀여운 와이프와 아이를 두고 할 수 있겠냐….”


“뭐에요. 당신. 혹시 유혹하는 거에요? 둘째 가질까요?”


“그러니까 아이 앞에서 하지 말래도!”


“유혹? 둘째?”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다~ 이제 늦었으니까 자도록 해.”


“응! 알았어요!”


그렇게 말하며 아이는 잠옷으로 갈아입곤 침실로 가 버렸다.


“혹시, 진심으로 그런 건가요?”


“너 말이다….”


“농담이에요.”


그렇게 말하곤 이로하는 쿡쿡대며 웃는다.


“하지만 당신이 좋다면….”


이로하는 나와의 거리를 단숨에 좁혀온다.

이 이후의 일은 전부 다 상상에 맡긴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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