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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전날에

나에+ 2015. 1. 11.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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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

Act1. 자이모쿠자 요시테루는 꺾이지 않는다.


고등학교의 매점이라는 건, 혼잡하단 게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에서의 정석이다.
사실은 소설보다도 더 기이하다고 했던가, 이 몸 검호 장군 자이모쿠자 요시테루가 속해있는 소부 고등학교 매점 역시,

“이모 오코노미야키 샌드위치 주세요!” “저는 쨈 빵요!” “전 카레 메이플 빵……..말하고 나서지만, 이거 맛있을까…..” “지금이라도 할 것 같은 남자가 둘!”

예외가 아니다. 혼자서 머릿속의 상상으로 가득 찬 영애(부녀자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지만…. 그걸 포함해서도, 이 학교 매점도 전장이다. 이 학교에 입학하고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 몸은 매일 이 매점에 들르곤 했지만, 이 전장의 인구밀도가 줄어든 날은 거의 없었다. 빨리 점심을 입수하지 않고서야, 이 몸의 배는 채울 수 없게 된다.


“………배가 고파선 싸울 수 없지. 배가 고파선………소설도 쓸 수 없다!”

라이트 노벨 작가를 목표로 이 몸은, 점심 시간이나 자습 시간에도 창작에 열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삼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이 충족되지 않으면, 창작활동에 지장이 초래 된다는 것은 지난 주에 몸으로 겪어 알고 있다.
눈 앞에 있는 사람 무리는 10, 그 앞에 있는 빵의 수는 12. 1인 1개라는 무른 생각이 통할 리 없다. 그렇다. 이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돌파하는 것이, 이 몸의 점심을 먹을 수 있기 위한 조건….
이 몸은 므후후…하고 숨을 토했다.
자, 이 싸움을 넘어서서 마도사(위저드)라는 이명을 얻으면 되지 않는가! 검호 장군, 간다-아!
이 몸은 유유히 걸음을 옮겨, 사람들 속으로 사라져갔다.




몇 분 후, 이 몸은 굶주림에 떨고 있는 배를 부여잡곤 복도를 걷고 있었다. 오늘 점심은, 가엽게 여겨져 살 수 있었던 단 한 개의 작은 빵과…………음료 뿐이었다.

“커흠 커흠, 굶주리는 것으로 창작의욕이 솟아오르는 법도 있을 텐데……과연 이 몸, 스스로를 몰아붙여서 한층 더 진화를…….”

자신에게(조금 전과 정 반대로 말하고 있는 게 다르단 건 충분히 알고 있다) 타이르면서 이 몸은 복도를 걷는다. 교실에 돌아가도 있을 곳은 없을 것이다. 어딘가에서 혼자……아니, 창작에 적합한 장소에서 먹고 싶은 것이다.

“그럼, 다음 플롯은……응?”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점심을 먹을 장소를 찾고 있자, 승강구에서 밖으로 나가는 한 명의 남학생을 발견했다. 모르는 얼굴이 아니다. 히키가야 하치만. 하치만 대 보살의 가호를 받고, 이 몸이 인정한 운명의 강적(친구)……체육 시간에 페어를 짜는 상대라고도 한다. 체육 시간 외의 관계는 그다지 없다. 이 전에는 조리실로 향하는 걸 발견했다.
하치만은 브릭 팩이 스토르탑을 안고 밖으로 나가는 것 같이 보인다. 점심을 함께 하여도 좋은 것이지만………이 몸은 창작에 바쁜 몸이기에 하치만을 바라보며 다시 창작에 합당한 장소를 찾는다.
…………그렇다. 다음에 하치만에게 이 몸의 작품을 보여 주겠다. 분명히 봉사부였나 그런 곳에 들어갔다고 하니까, 거기에 가면 되는 것이겠지.
이 몸은 자신의 보기 드문 묘안을 칭송하면서, 다시 안주의 땅을 찾아 이주를 명 받고 여행길에 올랐다.



………………30분 후, 이 몸은 빵을 수돗물로 흘려내듯이 먹고 있었다. 장소를 찾고 있자니, 예령소리가 울렸다. 킹크림슨……보스인가!?





Act2. 토츠카 사이카는 강해지고 싶다.

“그럼,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고생들 했어-!”

나, 토츠카 사이카는 테니스 코트에 있는 부원들에게 들리도록. 조금 힘내서 목소리를 높였다.

“수고하셨습니다-.” “피곤해-.” “라면 먹으러 갈까?”
부원들은 서로서로 도구를 정리하거나, 코트의 정비를 하거나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2학년이 되자마자 바로, 예전 부장……이 4월에 3학년이 된 선배한테서 차기 부장에 임명 된 후부터는 내가 남자 테니스부를 이끌고 있다. 뭐, 아직 선배나 동급생들에게 의지하고 있기만 할 뿐이라, 이끌고 있다던가 하는 잘난 말을 할 수는 없지만서도.
코트에 흩어진 테니스 공을 줍는 동안, 나는, 새로 들어온 신입생을, 선배들이 은퇴 한 후에 이 동아리를 제대로 잘 단결해갈 수 있을까 하고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저 제일 잘하니까, 막 2학년이된 애들 중에서 혼자서만 부활동과는 별도로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장이라는 의자에 앉게 되었지만….
내가 한숨을 내쉬자, 때마침 뒤에 있던 부장이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토츠카.”

이런 배려도 부장이라는 직함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부장은 테니스는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하지만, 사람을 한데 모우는 능력이나, 다른 사람을 걱정해주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나는 공을 바구니에 넣으면서 말했다.

“저, 이 동아리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서요….”

부장은 뛸 듯이 웃고는, 나에게 말했다.

“뭐야, 걱정 하지마, 나도 한다고 한 게 이 정도고, 부장의 본연의 자세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니까. 넌 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걸 하면 돼. 한번 티타임이라도 가져서 진정하라고.”

부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홍차를 마시는 듯한 몸짓을 하고는, 어서 갈아입고 집에 가. 라고 말하며 한 손으로 내가 주워 모은 공 바구니를 들곤, 다른 한 손으로는 라켓을 흔들면서 부실로 되돌아갔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정리를 마치고 부실로 돌아가거나, 집으로 돌아간 것 같다. 걱정을 하고 있던 나만이 남아 있었다.
내가 내 라켓을 들면서 다시 한번, 한숨을 토해냈다.
부장으로서의 적합성, 이것도 걱정이지만, 고민은 한가지 더 있다. 테니스부의 실력.
선배들은 약하진 않지만, 우리들 2학년이….결코 잘 한다곤 말할 수 없는 내가 제일 잘한다고 일컬어지는 정도니까. 어떻게든 해서, 실력을 높이고 싶지만….
터벅터벅 그라운드를 걷고 있자, 교문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한 명의 남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특유의 눈과, 튀어나온 머리카락, 같은 반의 히키가야 하치만이다.


“…………그러고 보니, 봉사부라고 하는 동아리가 있었지.”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보다 먼저….

“다음에, 히키가야와 이야기, 해 볼까.”

나는 조금 가벼워진 다리를 움직여 부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Act3. 카와사키 사키는 혼자가 좋다.

내가 속해있는 2-F는 2-C와 합동으로 체육 수업을 하고 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체육관에서 여학생들이 꺄아-꺄아-떠들며 공을 던지고 받고 하고 있다.
달이 바뀌면서 체육 종목이, 요번 4월에는 농구와 배구 중에서 선택하게 되어 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농구를 선택했다.
방금 전에 2명씩 짝지어서 적당히 연습을 하도록. 하고 신임다운, 쓸데없이 의욕 넘치는 여교사가 그렇게 말했다.
내가 언제나 같은 팀을 짜는……이라기보단 첫 수업에서 서로 남은 사람끼리 짰을 뿐이지만……여자애를 찾는다. 체육관을 둘러보자….

“……으에”

무심코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내가 찾고 있던 여학생은 체육복이 아니라 교복을 입고, 발목에 붕대를 감고 체육관 구석에 앉아 있었다. F반과 C반의 여자애의 총 인원 수는…잘 모르겠지만 처음 수업에서 남은 게 나와 그녀 정도 밖엔 없었으니까 대충 짝수라는 것만은 알 수 있다.
뭐 달리 남은 애도 없는 것 같고, 나도 대충 농땡이나 칠까 하고, 여교사에게 이야기를 하러 간다.

“저기, 선생님, 짝을 지을 아이가 체육을 못해서요, 전 적당히….”

“그거 안됐구나. 누구, 조 이룰 사람 없는 사람 없어? 카와사키가 남아있는데!!”

여교사는 큰 소리로 외쳤다. ……지도 앱으로 ‘작은 친절 큰 오지랖’이라고 검색하면 이 사람이 나올 것 같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노출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 체육자체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 그걸 위해 입시 학원을 다니기 위해, 나는 혼자서 그 등록금을 벌고, 저축하고 있다. 호텔의 바에서 밤에 아르바이트도……나쁜 일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나이를 조금 속여서……하고 있다. 그렇기에 불필요하게 체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안 그래도 지각하는 일이 좀 잦으니까….
여교사가 다시 외치려고 하기 전에, 나와, 여교사의 앞에 한 명의 여자애가 나왔다. 반의 모든 애들을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고, 애매한 기억 속에서 더듬거리며 찾아낸 이름이지만……갈색 머리를 경단모양으로 한, 유이가하마……였나 뭐였나 라고 하는 여자애다. 그녀도, 언제나 어울리고 있는 무리와 농구를 선택했다. 반 안에서 중심에 있어야 할 유이가하마가 왜 남아있는지 궁금하지만 여교사는 “다행이네 카와사키!”하고 말하며, 내 등을 팡!하고 치며 떠밀었다. 그렇게 치지 않아도 되니까. 아프다고.
유이가하마는 타박타박 걸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게-, 나도 남아버렸어. 짝 지은 애가 생ㄹ…”

“………그거, 거짓말이지?”

나는 공기가 빠진 공 밖에 들어있지 않는 바구니에서 괜찮은 공을 발견하곤 가볍게 드리블 하면서, 유이가하마의 말을 가로 막았다.
유이가하마는 평소에는 금발………미우라인가 하는 여자애와 조를 짠다. 하지만 그 미우라는 지금 빨간색 안경을 낀 여자애와 공을 주고 받으며, 농구를 하고 있다.
아마도, 빨간 안경 낀 여자애와 짝을 이룰 상대가 없기에, 그걸 신경 쓴 유이가하마가 혼자가 되었다. 라는 느낌이겠지.
그런 예상을, 공을 던지면서 유이가하마한테 말하자, 갈색 경단머리는 에헤헷, 하고 웃으면서 서로 공을 주고 받……그게-, 들킨 거야? 하고 말했다.

“사실은 그래. 에비나가 조를 짜는 애가 감기 걸린 것 같아서, 유미코하구 에비나하구 조를 짜라구 했어. 어, 그치만 그렇기에 이렇게 카와사키하구 이야기도 하구, 결과 All right! 라는 걸로!”

유이가하마는 나에게 공을 되돌려주며 다시 에헤헷, 하고 웃었다.
나는 농구공을 가볍게 드리블했지만, 공기가 빠져버린 공은 튀어 오르지 않고 텅, 텅 하는 소리를 울리며 지면을 굴러갔다.

“웅-, 카와사키는 취미라던가….”

몇 분인가 말 없이 농구공을 주고 받고 있으면, 참! 하며 유이가하마가 말을 꺼냈다. 하지만, 유이가하마를 가로막는 것처럼, 시합 할 테니까 집합-! 이라는 여교사의 호령이 들려온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유이가하마의 등에다, 나는 말을 던졌다.


“그 성격……어딘가에서 반드시 손해 볼 거라고 생각해.”

내 말은, 여학생들의 이야기소리에 지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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