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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가하마 유이는 결심한다

나에+ 2014. 7. 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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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첫 팬픽...(....;) 손발 오글 주의!

뭐랄까, 이런거 올려도 되는걸까. 괜찮을까...와타리님 죄송해요(...)



"......미안해서 잘해주는 거라면, 그런 동정 따위는 그만 해."
어째서 별거 아닌 일인데 내 목소리는 이렇게 화난 것 같은거지. 침착하게 말할 생각이었는데...

"아니 저기, 그 뭐라고 해야 되나, 그게 아닌데 말야... 그게 아닌데 말이지...아니 진짜 그런게 아니구..."
"그런게 아냐... 그런게 아니구..."
"우웃......뭐야...그게...?"
하며, 커다란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서, 내게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그 강한 눈빛에 내가 먼저 시선을 돌린다.
유이가하마는 조금씩 나에게 다가온다. 걸음걸이에 맞춰서 사락거리며 옷깃이 스치는 소리만이 아무런 말이 없는 둘 사이의 거리가 좁아지고 있다는걸 알려주고 있다.

--언제까지나 상냥한 여자아이는 싫어한다. 한 밤중에 올려다본 달처럼 따라오는 주제에 손이 닿지 않는다.
훈련된 외톨이는 같은 수법에 두번 다시 걸려들지 않는다. 맘대로 기대했고, 착각하고는 언제부터인가 희망을 품지 않기로 했다. 패배에 있어서는, 내가 최강.

"저기, 뭐냐..."
하고 내가 겨우 고개를 들자, 눈물 머금은 눈빛은 아직까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둘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흐른다. 이제 유이가하마와 나의 거리는 고작 3미터정도다. 마음을 써준 건 기쁘지만, 착한 유이가하마하곤 매듭을 지어야만 한다. 또다시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이해한 척 하고, 멋대로 내 이상을 강요하고, 실망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 관계는 리셋 할 수 있으니까. 그녀는 그녀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문득, 중학교때 벌칙게임으로 고백받았던 일이 떠오른다. '뭐야 그거... 역겨워'하며 진심으로 경멸의 눈빛을 보내던 여자애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한걸음 뒤로 물러나 버렸다. 심장이 얼어 붙을 것 같았다고.

"힛키..."
어째선지, 조금은 상기된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이제 힛키-라고 불리는 일도 없겠지...하며, 그렇게나 싫어했던 별명이지만, 왠지모르게 조금은 아린 느낌이 들어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히, 힛키는 겁쟁이니까"
뭐?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은 좀 아니지 않냐. 붉게 물든 저녁노을 때문인지, 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좀 더 붉어보였다.

또박-.
하고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오는 유이가하마. 여전히 그 모습은, 평소의 나긋나긋한 표정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다.

'후..웁....'
하고, 조그맣게 숨을 내쉬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까보다 조금 더 가까워져서 살구향 샴푸 냄새가 살포시 전해져온다.

"저기, 나...말야..."
"저기..."
"시작이 조금, 이상하게... 되어 버렸지만, 그런게 아니라... 거짓말이나, 동정 같은게...아니구..."

"......."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나같은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라면 그 시점에서 끝이다. 알고 있잖아. 반에서의 내 취급이 어떤지. 그리고 유이가하마하는 분위기에 신경쓰는 녀석이니 더욱 안된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이물질로 비쳐지는 건, 나 하나로 족하다. 그런 포지션은, 내 것이여만 하니까 말이지.

".....그러, 니...까..."
"......좋아해. 좋아하는걸.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거짓 같은...건, 없으니까."
"힛키, 겁쟁이지만, 상냥하고, 따듯하고, 사실은 누구에게나----"
꾹하고, 고개를 들면 이녀석, 속눈썹이 이렇게나 길었구나...하고 쓸대없는 걸 알아버릴 정도의 거리에서 주먹을 쥐고 있는 유이가하마가 보인다. 안되. 이 이상 말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나오면, 아무리 나라도 눈치챈다고. 정말로 외톨이를 좋아한다니, 어떻게 되어있다고. 너.

"미안해. 괜히 이상한 책임 느끼게 해버려서. 그러니까, 나에게 그런 기대감을 가지게 하지 마."
하고, 다시 한번 차갑게 말했다. 나를 바라보는 강한 눈빛에, 지금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진 못했다.

하지만 유이가하마는 꾹 쥐고 있던 손을 가슴에 모으면서,
"...난 좀 더 알고싶어... 서로 좀 더 잘 알고 싶고, 힛키가 곤경에 쳐 해 있다면, 도와주고 싶어!"
라고 말하며 내 손을 살짝 잡았다.

저기, 제 말 듣고 있나요? 전 분명히 거절했는데...말이죠? 유이가하마씨...?
"......"
나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그냥 멍하니 있었다. 내 손과는 다른 하얗고 자그마한 유이가하마의 손. 그 손에 닿아있기 때문일까 이상하게 조바심이 생긴다. 침착하자. 나 자신!

"힛-아니, 히키가야"
유이가하마의 손이 떨어진다. 그리고는 무언가 주저하는 듯 살짝 떨고 있는 유이가하마. 평소에 분위기 파악하느라 한없이 약해지고 부드럽기만 하던 여자아이의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유이가...읍"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쪽 하고 당고머리의 소녀의 얼굴이, 입술이, 내 입술에 닿는다. 부끄러웠는지 닿아있는 입술에서, 뺨에서 은은한 살구향기와함께 조금은 뜨거운, 그렇지만 기분좋은 온기가 느껴진다.

"................................................................"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영원처럼, 그렇게 2분정도 시간이 멈췄었다.

"하, 하아"
"하아"
숨 참고 있었던 거였냐...천연 빗치처럼 생겼으면서, 이런 면에서는 병아리 수준이라니. 뭐 나도 남말 할 처지는 못되지만.

다른 남자들이라면 방금 키스로 심장까지 꺼내줄 뻔 했다고, 나였으니까 이정도로 버틴거지. 그렇지만, 보이는 거랑 실제로 닿는거랑은 박력이 다르구나, ㄱ, 가, 가슴...이라던가..

"...연습, 많이 했었는데...의외로 간단하구나..."
그렇게 말하고는 유이가하마는 내 어깨를 누른다. 저기요? 여기 지금 저녁시간에 직장 견학하는 도중이라구요? 아니, 그것보다 가슴, 닿고 있는데..

두근- 하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뭘까. 이녀석 사실 서큐버스..인건가. 그렇구나. 꿈인가...

"힛키-"
하는 묘하게 허스키한, 요염한 목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나는, 어딘가 조급해하는 멍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의 철벽 방어선이, 방금 전에 무너졌다.

"힛키, 눈이 절박해졌어... 귀여워"
"저기, 히키...말야..."


후흡, 하고 나에게 매달려있는 당고머리 소녀는 뭔가를 다짐하듯이, 응응. 하고 읖조리고서는-


"나는, 히키를, 좋아해."
"이 마음은 거짓이나 위선 같은게 아닌 걸..."

졌다. 이렇게까지 나오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 이상 외면하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그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생길 수 있는걸까. 또 마음대로 착각하거나 하진 않을까... 마음대로 내 이상을 몰아 붙이지는 않을까... 그런 내 모습에 실망한 그녀는, 나를 버리지 않을까...하고, 또 도망치게 된다.

"유이가하마"
후웁- 하고, 심호흡을 하고는 나는 말을 이어갔다.

"정말... 이제 됐어."
네? 저기, 아직 제 말 다 안 끝...랄까, 말 꺼내지도 못했는데...

"힛키가 아직 무서워 한다면, 내가 먼저 다가 갈 수 밖에 없는 걸."

"......."

살짝 발돋음 한 유이가하마의 따듯하고 하얀, 자그마한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처음으로 타인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헤집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래도, 언젠간 힛키가 원해서 나에게 고백하게 만들거니까!"
"힛키는 나 없이는 안되는 몸으로 만들어버릴테니까!"

어이, 이상한 한마디가 늘었다고, 너 언제부터 이런 캐릭이었냐.

"그..오늘 있었던 일은, 용서 해 줄게. 그러니까. 거짓말 같은거, 아니니까......말야..."
하고 나를 쓰다듬어주는 유이가하마. 머뭇거리면서 으, 으응....이라고 말하는 순간.

쪽 하고, 다시 한번 그녀의 입술이 내 뺨에 닿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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