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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하루노처럼!(V)

나에+ 2015. 1. 2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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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이야기였으니까, 건물 전체는 무리였지만, 한 층은 전세 낼 수 있었어, 이 안에서만 승부해야 해!”


미안해-. 하면서 사과하는 하루노씨였지만, 이렇게나 짧은 순간에 한 층을 전세 내다니, 충분히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일반인한테는 무리지.
짝짝, 하고 하루노씨가 손바닥을 마주치는 소리와 함께 츠즈키씨가 화이트보드를 준비한다.
언제적 시대인 건데….
보자보자………규칙 자세하잖아?

뭐, 나는 한다고 한 적이 없었지만 심사위원을 해야 한다면 규칙 정도는 파악해 두는 게 좋겠지.

 


1. 이 층 안에서의 상품이라면 뭐든지 골라도 상관없다.
2. 어느 정도의 양식(분별력)을 가지고 고르도록 하죠.
3. 우승 상품은 히키가야가 뭐든지, 부탁을 한가지 들어 줍니다. 부상으로 고른 상품은 선물!

 

 

이 2번…. 악의가 느껴지는데, 특히 어느 정도, 라고 한 부분에.
뭐, 다른 셋은 물론이거니와 하루노씨도 옷 고르는 걸로 그렇게 이상한 일이 되진 않을 거다.

 

“그럼 지금부터 30분정도니까! 자아……시작!”

 

넷은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님들 모두 의욕 만만이시네요….
나는 츠즈키씨가 마련해 준 의자에 앉아 쉬고 있자.
근데, 진짜 츠즈키씨는 우수한데. 이거 내가 하루노씨의 집사를 하는 의미 있는 건가?


“끄-----읕-!”


삼십 분 후에 출발한 곳과 같은 곳에서 전원이 모여 추첨을 했다.
그 결과,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 하루노씨, 잇시키의 순서로 정해졌다.

 

“그럼 가하마, 준비!”

 

탈의실 앞에 의자가 한 개는 앞에, 남은 4개가 뒤에 늘어선 모습으로, 본격적으로 심사위원 같은 모습이 되었다.

 

“아, 네에”

 

응? 어쩐지 유이가하마가 은근슬쩍 이쪽을 보고 있는데. 그래선지 얼굴도 빨갛고, 뭔가 부끄러운 옷이라도 고른 건가?

 


“그럼, 엔트리 넘버 1번, 가하마 에요~!”


차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커튼이 걷히고….

 

“아, 아, 아으, 저기, 어, 어떠…려나?”

 

“와-오! 가하마 귀여워!”

 

“쿨럭 쿨럭!”

 

가슴 앞에서 양손을 머뭇거리며 새빨개진 얼굴로 힐끔힐끔 눈을 위로 뜨며 나를 보는 유이가하마.
확실히 하루노씨의 말처럼 어울리기도 하고, 귀여운데.
아래 위 모두 하늘색 바탕이어서, 유이가하마의 멋진 몸매를 이래도냐? 하는 듯이 강조하고 있다.
분명히 어울리긴 하지만….

 

“수영복이잖아!”


“이, 이상해…?”

 

“아, 아니, 그렇다는 건 아닌데….”

 

아니, 뭐 확실히 규칙에 옷이 아니면 안 된다고 적혀있진 않았지만!

 

““쳇””

 

뭔가 뒤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2개, 들렸는데….
뒤, 뒤돌아보고 싶지 않아….

 

“………한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그렇게 말하면 나는 같은 나이란다….”

 

어디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안타까운 두 사람이 원망 섞인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후에에, 무서워-.


“어서 히키가야, 뒤에 있는 팀 빈유는 내버려두고 빨리 감상을 말해 줘야지!”

 

““뭣!?””

 


그런 말을 이 둘에게 할 수 있는 건 하루노 씨 정도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들 무서워서 말로는 할 수 없는걸.

 

“……그래. 그렇구나. 그건 생각은 했다는 거네?”

 

“……선배?”

 

히이잇! 그러니까 어째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거야?
진짜로 무서우니까 하지 말라니까? 레알.

 

“자, 어서어서!”

 

흠, 아무튼, 명색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으니까, 뭔가 말해야만 하겠지.
유이가하마도 힐끔힐끔 이쪽을 보고 있고 말이지.

 

“아-, 그 뭐냐, 그 수영복 엄청나게 어울려.”


“고, 고마워. …에헤헤”


그렇게 기쁜 듯이 웃으면 나까지 쑥스러워 지니까 그만 둬 두시겠나요?


“다음은 유키노 차롄………데, 괜찮겠어?”

 

“무슨 뜻인데?”


유키노시타가 갈아입으러 가는 도중에, 자매끼리 뭔가 비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지?

 

“가하마, 진심으로 이기려고 하는걸?”


“……확실히 유이가하마가 선택한 건 예상 밖이었지만, 이제 와선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언니한테 맡겨두렴! 탈의실 안에 있는 종이 봉투에 들어있으니까! 아, 편지도 넣어뒀으니까 꼭 읽어봐!”

 

“………엄청나게 싫은 예감이 들지만.”

 

아, 이제 들어갔다. 꽤나 이야기 하고 있던 것 같은데 무슨 얘기지? 뭐, 옷에 관한 거라면 이제 알 수 있겠지.

 


“그럼 엔트리 넘버 2번, 유키노에요!”

 

차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커튼이 걷히고, 거기에 있는 건

 

 

“어, 어서 오십시요, 주, 주인님……냐아….”

 

고양이 귀 메이드였다!

 

“““아니아니아니!”””


“유키노 귀여워어-!”

 

찰칵 찰칵

 

 

“잠, 언니, 사진 찍지 마!”

 

새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웅크리고 있는 유키노시타와 가차없이 셔터를 끊임 없이 누르는 하루노씨.

 

저기, 님 언제 일안 반사 식 카메라 같은 거 장비한 건가요?

조금 전까진 분명히 없었잖아요?

 

“그만하라고 하잖아!”


“그럼-,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언니야라고 불러 볼래? 언니야하고!”


“……어, 언니야.”

 

 

콰당

 


““저, 하루노씨!?””

 

“하루 선배!?”

 

대답이 없다. 그저 시체인 것 같다.

 

“그래서 히키가야. 어, 어떠니?”


꼬리를 흔들면서 묻는 유키노시타. 어? 그 꼬리 어떻게 된거야?

 

“아, 물론 어울리긴 하는데….”

 

검은 니 삭스와 모노톤의 메이드 복장, 검은 고양이 귀와 꼬리를 그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입고 있는 거다.
여차하면 신흥 종교라고 만들 수 있는 거아냐? 하고 생각될 정도의 파괴력이다.
하지만 그것보단….

 

“당연하잖니.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 같은 “어째서 그 옷과 귀와 꼬리?를 고른 거야?”……히키가야. 세상에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

 

어, 어어….

알았으니까 그, 이 이상 넘어오면 베겠다! 같은 눈은 거두어주지 않으시겠나요.

 

“그럼 다음은 나구나!”


와, 와버렸다고, 마왕의 때가….

유이가하마나 유키노시타조차 일반적인 옷을 고르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일반적인 옷을 골랐을 리가 없다.
오히려 제일 엄청난 걸 선택하겠지.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히키가야도 차암~이라는 느낌으로 손을 흔드는 하루노씨. 아뇨아뇨, 그 말에 눈곱만치도 신빙성이 없으니까요.
오히려 한층 경계심이 깊어지기까지 할 지경.

 


“그럼 엔트리 넘버 3번,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하루노에요!”


“자기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거구나!?”


유이가하마, 이런 초반부터 그렇게 태클 걸고 있으면 끝까지 못 버틸걸?

차르륵, 하는 소리와 커튼이 걷히고…….

 

 

 


“쨔-안! 알몸 Y셔츠-!”


““““저기요!””””

 


다소곳이 주저 앉아 헐렁한 남성용 Y셔츠를 입고 있는 하루노씨가 엄청난 말을 했다.

 

“어느 정도의 분별력은 어디로 간 건데요?”


“언니, 장난도 적당히 해!”


“하, 하루노 언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치사해요!”


“아뇨, 두 분도 충분히 치사했는데요? 뭐, 하지만 하루 선배는 너무하다구요!”


4인 4색의 야유목소리.
그보다 이 사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아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거야?

 

“에-, 꽤 좋다고 생각했는데에-. 아, 하지만 히키가야는 내심 누나의 흐트러진 모습 봐서 기뻤지?”

 

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힛키, 그런 거야-!?”


“그런 거에요? 선배!?”

 

“아, 경찰이죠? 여기에 변태가 둘….”


잠깐만, 유키노시타씨? 그건 진짜 장난으로 안 끝난다니까요!

아니, 나는 나쁜 짓은 아무것도 안 했다고! 전부 다 어디까지나 하루노씨가 나쁜 거잖아!

 

“아, 알았다! Y셔츠 같은 건 벗는 편이……라는 거지?”


“아뇨아뇨, 뭘 어떻게 받아들이시면 그렇게 되는 건데요?”

 

바보? 이 사람 역시 바보야?

 

“그럼 기대에 부응해서….”


하루노씨는 Y셔츠에 손을 대곤….

 

“힛키는 봐선 안돼!”


갑자기 유이가하마가 눈을 양손으로 가린다. 뒤, 뒷통수에 뭔가 부드러운 게….
거기에 손에 틈이 나 있고, 이거, 상황이 악화되는 거잖아?
하루노씨는 훌훌 Y셔츠를 벗고는….

 

“쨔-안! 사실은 안에 수영복을 입고 있었던 겁니다! 히키가야, 아쉽네!”


하루노씨는 순백의 비키니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입고 있다면 입고 있다고 처음부터 말 해 달라구요….”

 

“그럼 재미 없잖니! 어때? 누나의 수영복 차림은?”


“그야 뭐…. 엄청나게 잘 어울립니다만….”


“다만? ……역시 수영복 안 입은 게 좋았어?”


“선배?”

 

………따, 딱히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던가 하고 있던 거 아니거든!

 

 

 

 

“좋아, 전부 끝났네!”


“잠깐만요, 선배? 귀여운 후배가 아직 남아있잖아요!”

 

에- 그게 이미 배는 다 차버렸는걸.

이 이상 귀찮은 건 사양하고 싶고, 끝내도 좋잖아.
그리고 잇시키는 어차피 약삭빠른 학교 수영복이라던가 그런 거잖아? ……엄청 어울릴 것 같은데.

 

“하아, 알았어. 자, 갈아 입고 와.”

 

 

딱히 잇시키의 수영복이 보고 싶다던가 한 게 아니라구? 진짜라니까?

 

 


“그럼 엔트리 넘버 4번, 잇시키에요!”


차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커튼이 걷히고, 거기에 있는 건 무려…….

 

 

 

“너, 그거 어떻게 된 거야………?”


순백의 원피스를 입은 잇시키 이로하였다.

 

“어떻게 된 거냐고 하셔도…제가 고른 게 당연하잖아요. 어때요, 선배?”

“아아, 끝내주게 어울려. 솔직히 놀랐을 정도로.”

 

갈색 머리카락이 흰 원피스와 어우러져 조금은 정겨운 노래를 연상시킨다.
평소의 약은 느낌은 느껴지지 않고,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듯한 미소녀 같다.

 

“너, 그거 계속 그렇게 하고 다녀. 그러면 하야마든 뭐든 누구라도 쉽게 넘어올걸.”


“이로하 귀여워어-.”


“잇시키 귀여워!”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그, 그렇게 칭찬을 들으면 역시 부끄럽네요…. 뭐어, 선배들이 진심으로 이기려고 하실 거니까, 엄청나게 화려한 걸로 하시겠지 싶어서 일부러 평범하게 가봤어요.”

 

화려하다니….
뭐, 실제로 그러니까 아무런 말도 못하는 거지만.
그렇지만, 정말이지 인상이 너무 달라서 아직도 눈 앞에 서 있는 게 잇시키 이로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아, 선배 반한 거에요? 죄송해요. 아직은 조금 무리에요.”


아, 역시 잇시키네. 순식간에 정신이 들었다.

 

 

 

 

 


“결과 발표-!”

 

박수를 쳐주는 사람은 없지만 하루노씨의 텐션은 최고조다.
덧붙여서 유이가하마는 안절부절하며 진정하지 못하고 있고, 유키노시타는 자신 만만, 잇시키는 평소와 별 다른 게 없다.

나는 어떠냐고 하면 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성가신 일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흠, 이거다 싶은 건 2가지군. 하지만 하나는 아마도 내 생각대로 잘 풀리진 않겠지.

 

“그럼 히키가야, 우승자인 내 이름을 큰 소리로 외쳐줘!”

 

저기요? 어째서 이 사람 벌써 자신이 우승한 듯한 기분 내는 거야?
만에 하나 이 사람을 우승 시켜버리면 내 인생은 끝나는 거 아냐?

 

“그냥 모두 좋았다, 라는 걸로는 안 되는 건가요?”


“안 되는 게 당연하잖니! 자자, 히키가야!”

 

하아, 역시 안 되는 건가. 이렇게 되면 가장 피해가 적을 것 같은 녀석을 우승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곤 해도 하루노씨 말고라면 솔직히 귀찮기는 하겠지만 그렇게까지 큰일이 되진 않을 거다.

그렇다면….

 

 

“………그럼, 잇시키요.”

 

“““뭐!?”””

 

“역시 선배! 알고 계시는 군요-!”

 

아니, 그도 그럴게, 오늘 느꼈던 걸로 말하자면 달리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

옷을 입고 있지 않다거나, 고양이 귀 메이드라던가, 마왕이라던가. 어라 마지막만큼은 옷이랑은 상관없는데. 뭐, 아무렴.

 

“무-, 나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결과이긴 하지만 승리는 승리니까. 잇시키, 히키가야한테 할 요청은?”

 

어? 지금 당장 하는거야?

뭐, 시간이 지나면 더 귀찮은 명령이 떠오를 가능성도 늘어날 것이고, 지체 없이 끝내는 편이 좋을지도.

 

“그러네요….”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는 잇시키. 이런 때에도 약삭빠름을 잊지 않는 다는 게, 반대로 엄청나군.


“그럼, 선배. 제가 됐다고 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주세요!”

 

어, 그런 걸로 괜찮아? 잇시키로서는 가벼운 판결인데. 눈이라도 오는 거야?
이 때에는 설마 그런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 의자에 앉아주세요-.”

 

? 영원히 서 있는 그런 고문도 아닌 것 같다.

 

“그럼 이제부터 선배는 말하면 안 되는 거니까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잇시키의 의도를 아직 완전히 읽어 낼 수 없다. 뭘 꾸미고 있는 거지?

 

“크흠, 선배. 먼저 말해두는 거지만요, 이제부터 제가 이야기 하는 건 틀림없는 제 본심이고, 한 때의 마음의 흔들림 같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 걸로 부탁 드릴게요.”

 

흠칫, 하고 뭔가 나쁜 예감이 머리를 스친다. 물론 김칫국 마시는 거겠지, 하지만 이 이상 말을 하게 해선 안 된다고, 내 안의 뭔가가 말하고 있다.

 

“잇시키 너 “아직 됐다고 말 안 했는데요?”….”


“이로하, 혹시….”


“……”

 

“……잇시키. 자리를 비워 주지 않아도 되겠니?”


“아뇨아뇨, 신경 안 쓰셔도 되요.”


“……그래.”

 


이 말을 끝으로 셋 모두 조용히 지켜보겠다고 생각한 듯, 그저 진지하게 잇시키와 나를 보고 있다.

 

“후우, 우선은 선배. 지금까지 몇 번이나 힘들 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선배에겐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감사하고 있다구요?”

 

“젤 처음 선거 때, 크리스마스 기획 때, 진로 상담 때에도, 그리고 하야마 선배한테 차였을 때에도요, 언제나 선배는 불평하면서도 계속 옆에 있으면서 도와주셨어요.”

 

그건 잇시키였기 때문에 도와 준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일이었으니까.

 

“선밴 어차피 일이니까, 라던가, 딱히 너를 위해서 도와준 건 아냐-하고 하시겠지만요, 그래도 저는 기뻤어요. 약았다. 약았어. 라고 하면서도 제 옆에 있어주셨던 것, 캐릭터 만드느라 내숭 떨고 있던 걸 알고 있으면서도 저를 인정해 주신 것도, ………언제나 상냥하게 대해 주신 것도요.”

 

 

얼굴을 들어 잇시키를 보자, 눈에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나는 눈앞에서 후배가 울 것 같다고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손을 뻗는다면 거기에 있는데도, 말을 걸면 닿는데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변명을 잇시키가 준비 해줘서. 거기에 내가 응석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배 옆은 언제나 따듯했어요. 그래서 전…….

 

 

 

 

                               그런 선배가 좋아요.

 

 

지금 당장 선배한테 답을 받고 싶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선배가 뭐라고 말할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선배가 누군가를 선택하는, 그 때엔 그 상대가 저여도, 그렇지 않더라도, 보고 정도는 해 주셔야 해요?”


정말이지, 너는 정말….
나 같은 것 보다 훨씬 더 상냥한 녀석이잖아.

 

“……무슨 말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은, 기억해 둘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 것뿐이다. 결국엔 잇시키의 상냥함에 응석 부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하다못해, 그녀가 바란 단 하나의 약속 정도는 지키도록 하자.

 


“약속이에요?”


“그래, 약속해.”

 

그렇게 말하고 웃는 잇시키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모습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다.

 

 

 

 

 


“정말이지-, 잇시키, 엄청났지.”

 

나와 하루노씨는 해산 후에 따로 따로 귀가하고, 지금은 저녁밥 준비를 하고 있다.

 

“……아가씨, 셀러리 어떤가요?”


“응? 아아, 응, 괜찮아.”


진심으로 아까 전의 일은 하루노씨가 건드리지 말았으면 해서, 억지로 이야기를 다른 데로 돌린다.
아니, 그게 아직 내심 으어어-하고 있기도 하고, 이 사람한테 놀려지는 건 무슨 짓을 하더라도 피하고 싶다.

뭐, 어차피 쓸모 없는 저항이겠지만.
하고 대비하고 있었는데, 그 후로 하루노씨는 그 화제를 입에 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은 갑자기 찾아온다.

 

“히키가야, 잠깐 괜찮아?”


“어? 네, 지금 설거지 끝나가니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힘든 일을 당하면서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다, 이제서야 익숙해지기 시작한 새로운 일상.
줄곧, 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은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일상은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응, 히키가야.”

 

 

싱겁게도 종말을 맞이한다.

 

 

 

 

 

  
                                                      “내일로 집사 일은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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