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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선지,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사랑하고 있다.

나에+ 2015. 1. 1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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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선지,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사랑하고 있다.]

“히-키가-야-아-, 노-올러-가-자-앗”
들뜬 목소리에, 하지만 나는 책상에 푹 엎드린 채로, 미동도 하지 않고 때를 노리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세시 반을 조금 지났을 무렵, 학생들의 천국이라고도 하는 방과후. 주위에는 청춘을 살고 있는 학생들의 떠들썩한 소리로 넘쳐나고 있다. 빨리 빨리 돌아가던지 부활동 하러 가라고. 뭐냐고 우물가의 쑥떡 공론(아낙네들이 모여서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하며 주고 받는 이야기)이야? 일본의 전통은 이런 곳에서부터 존재하고 있구나….

“그녀”가 이 교실에 찾아오기 전에 대충 챙겨서 귀가할 생각이었지만, 6교시 수업이 조금 길어졌기에 나는 일단 귀가를 포기하고, 대신에 자는 척을 하기로 했다.

파이팅 스타일은 뭘 숨기랴. 나의 18번, 폭싹 엎드려서 나 잘거니 건드리지마! 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집에 귀환해서 바로 신데마스(아이돌 마스터)를 보겠다는 기개가 애수가 서린 등에서 흘러 넘치고 있다. 아니, 우즈키를 프로듀스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심야의 개인 레슨이던가 없는 건가요.

“히키가야도 참, 일어나라니까.”
“………….”
몇 번을 부르던, 몸을 흔들던 간에 소용없다.
반 애들이 날 부르는 것도, 성가신 걸 얼마만큼이나 이 자세로 물리쳐 왔는데, 이 자세에 패배란 두 글자는 “후우~” “후와아아아!?” 없는 것도 아니었네.

“아하하하하! 후와아아아라니, 이상해-!”
기세 좋게 어깨를 두드리는 여학생한테, 나는 초조함 반, 수줍음 감추려는 목적 반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읏……………그렇게 새게 치지 말라고, 수수하게 아프니까. 뭐야? 무언의 항의야?”
“우와, 여자애한테 그런 말 하는 구나. 그런 건 참으라구. 남자애니까.”
“남녀 평등주의자니까. 그보다 여자애라던가 아니거든. 여자애라면 우선 바디 터치 한 시점에서 반칙이니까. 옐로 카드 꺼낸다. 어?”
“히키가야가 가지고 있는 옐로 카드라면, TSUTAYA 포인트카드 같은 거지? 준다고 하면 받아도 괜찮은데?”
“잠깐만, 어째서 알고 있는 건데, 무섭잖아.”

어느 틈에 내 지갑 안의 내용을 파악한 거야 이 애는……………. 뭐 이 녀석이니까 마트에서 계산하고 있는 걸 옆에서 힐끔 힐끔 보면서 파악했겠지……그렇다곤 해도 이 무슨 기억력이냐고. 역시 학년 1위의 재원(재주 있는 여성)이긴 하다.

“라고 할까, 여자애라구, 평범한. 그치-?”
그녀가 뒤돌아본 곳에는, 나를 부모의 원수라도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던 남학생들이 힘차게 끄덕이고 있었다. 이 카리스마! 장악력 너무하지 않나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매력적이다는 걸 빼도 이상하다. 여동생은 똑같을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이렇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자매란 누구든 간에, 카리스마가 있는 건 언니인가. 카리스마 가드 시키고 싶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귀찮게. 난 빨리 집에 가서 신데마스 보고 싶은데.”

“우와, 오타쿠 냄새….”
“시끄러워. 냄새 안 나거든. 매일 네가 쓰라고 말했던 남자용 향수 쓰고 있으니까.”

“아, 써주는 거구나. 그거. 의외야.”
“안 쓰면 시간 날 때마다 ‘오타쿠 냄새나, 오나쿠 냄새나오이다’하면서 부추긴 녀석이 할 말이냐 그거….”

것도 웃으면서. 뭐냐고 이 아이. 여동생하고 예쁜 미소로 사람을 매도하는 게 가훈인걸. 하고 말할 것 같은 레벨이다. 그보다 여동생은 아직 어린데도 어째서 매도 당하는 거냐고, 나는? 분명 얕잡아 보이는 거군. 나. 중학생한테 얕잡아 보인다니………뭐, 있다고 하면 있겠네. 있어. 귀여운데, 여동생은…….

“응-…………….”
“잠, 목에다 코 가까이 대는 거 하지 말아 주시겠나요? 뭔가 좋은 냄새가 나서 화나는데요.”
“응, 확실하게 잘 쓰고 있네. 장해.”
“하지마 쓰다듬지 마. 그보다 거칠어. 쓰다듬는 거 거치니까.”
“남자애니까 상관없잖아?”
“안 돼. 그러니까 너, 유키노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싫어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거잖아.”
“엣, 뭐야 그거 몰라. 슬퍼.”
“비교적 성실하게 상담했으니까. 내가. …………불평하고 싶은데 말 할 수 없다면서…….”
그 골똘하게 생각하는 표정은 결코 중학교 1학년이 지어서는 안 되는 표정이었다는 것을 여기에 적어둔다. 그 후에 사준 쿠키를 기쁜 듯이 양 볼 가득히 먹고 있었다는 것도 추가로 적어둔다. 얼마나 유키노를 좋아하는 거야 나. 너무 귀여워해서 코마치가 질투 할 정도였으니까……………자제하자.

“코마치를 빌려서라도 좋으니까, 연습 해 둬. 귀여운 여동생을 위해서.”
“그 말은 코마치가 내 여동생이 되는 그런 전개를 원한다는 거야?”
“아니”
“즉답! 진짜, 수줍이라니까~”

후훗, 하고 짓는 미소, 내 팔을 휘감아오는, 이 세상에 강림한 악마에 무심코 소름이 끼친다.
그 본성을 알고 있으니까. 더더욱. 그리고 나름대로 풍요로운 가슴 때문에.
“좋아, 오늘도 부실로 GO!”
“집에 가고 싶어….”
“괜찮아. 히키가야. 우리 부는 @HOME을 모토로 하고 있으니까.”
“의뢰인과 청부인이잖아. 그거.”
“예이~! 렛츠 고-! Huuuu!”

“싫어. 그런 분위기를 @HOME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기다렸다는 듯이 해외 경험의 풍부함을 과시해오는 우리 부장한테, 나는 한숨을 내 쉰다.

4월.
입학식 당일에, 나는 사고를 당했다.
도로에 뛰어나온 개를 안고는 공중에 붕 떠오르는 가운데, 리무진 안에서 이쪽을 멍한 얼굴로 바라보는 하이 텐션 트위스터와 눈이 맞았다.
그리하여 고교 데뷔 실패에 대한 대가로, 이상한 인연이 맺어져 버렸다.
아니 묶여버렸다.















“죄송해요”
퇴원하고 나서 꽤나 시간이 흐른 후.
외톨이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던 나에게, 3개월이 채 못 되 학년의 중심적인 존재가 되고 있었던 그녀,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말을 걸어왔다.
잊고 있었던 사고에 대한 사죄와,
“사과의 뜻으로 노예가 되어 줄게!”
그런, 무진장 엉뚱한 제안을 동반해서.












“오히려 내가 노예잖아. 이거……….”

복도를 걷고 있으면서 지쳤다는 듯한 말을 한 나에게, 옆에 있던 유키노시타가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히 내민다.

“그게, 히키가야가 전혀 명령이라던가 안 해주는걸.”
“할까 보냐.”
동급생한테 명령이라니, 안돼요, 안돼.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응. OO셔틀이라니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너희 자매는 자주 명령하지만서도. 그거, 안 좋은 거거든? 나의 상냥함에 구원받고 있는 거거든? 확실하게 화내지 않는다는 게 나도 글러먹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자각은 있다.
그녀한테 향하는 말투가, 여동생한테,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할 때의 그것과 비슷해지기 시작했다는 걸.
“뭐든지 말해도 되는데. 여친이 되라던가, 암퇘지가 되라던가.”
“말한 순간 안 그래도 미세한 나의 사회적 지위가 잿더미가 되는 거잖아. 그거.”
“아하하, 정말이지 히키가야도…. ………………먼지라도 하나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
“무서워”

슬쩍 내비친 신랄한 내면에 어깨가 숙여진다. 무서워. 그런 그녀에게 왠지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무서워.
“뭐, 암퇘지는 농담으로 하구, 뭐든지 말해도 된다니까?”
“말 안 해. 문병 과자도, 위자료도, 충분히 받았으니까.”
과연 부자, 치료비도, 입원비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주었다.
코마치도 과자 받아서 기뻐했었고. 그걸 위해서라면 한번 더 사고를 당해도 괜찮을 것 같다. 라곤 해도 그런 일을 했다간 코마치 슬퍼할거고………관둬야겠다. 정말이지, 브라콘 여동생이 있는 건 힘들다니까.

……………말하는 순간 슬퍼졌다. 유키노를 훨씬 더 잘 따라주니까……. 코마치, 그 나이대기도 하고 해서 그렇겠지만.

“내가 사과를 하고 싶은 거라구. 유키노시타가의 사과가 아니라.”
“그것도 이미 받았잖아. 더 이상 가벼울 수 없을 정도의 사죄의 말로.”
“가벼웠으니까 제대로 하려고 하는 거잖아.”
“어딘가의 의리의 구슬이냐. 그런 거라면 어깨 안마권 10장 정도라도 발행해 줘.”
“교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걸로 돼?”
“어째서 그렇게 남학생들한테서 나를 향한 증오를 끌어올리려고 하는 건데. 넌. 자기가 귀엽다는 건 알고 있냐?”
모를 리가 없지, 오히려 그걸 최대한 이용하고 있으니까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그녀가 완성 되어 있는 거겠지만.
“히키가야는 귀엽다고 말 안 해주니까아-“
“말하면 소름 끼친다는 소릴 들으니까. ‘뭐야 이 녀석 갑자기 귀엽다던가 하고 말하는 거야. 징그러. 하나도 안 기뻐. 오히려 소름 끼쳐.’같은 말.”
“우와 비참해….”

“하지 마. 바로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고 단정 짓는 거 하지마.”
“아니야?”
“아니 맞긴 한데….”
맞긴 해도 잘못 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는걸…….
“옛날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지금을 살아가면 되는 거야, 소년.”
“너 정도로 찰나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니까…………….아니, 네가 앞뒤 생각하지 않는 다는 건 상상할 수 없지만서도.”
“어라? 꽤나 높은 평가네?
“타산적이란 의미라면 말이지.”
“여자 입장으로 칭찬하는 말이라고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네 입장으론 어떤데.”
“…………………뭐, 조금이라면, 받아들여 줘도 괜찮을지도.”
“아아, 그래.”
토라진 것처럼 입을 내미는 유키노시타에게 쓴 웃음을 짓는다.
“뭐니, 히키가야. 그 이상하게 상냥한 미소는.”
“아니, 뭐라고 하냐, …………귀여워. 너.”
“뭐!?”
“완벽한 약은 성격과는 별도로, 가끔씩 새어 나오는 본래 의 모습이랄까, 아퍼!”
이 녀석, 진심으로 발가락 있는 부분 부서질 정도로 밟았겠다……!
“역시 안 귀여워….”
웅크리곤, 으으 아퍼 아퍼 하며 발가락을 살펴보는 나를, 차가운 미소가 내려다보고 있다.
“히키가야, 여기 3층인데, 어떡할래?”
“어떡하긴. 안 뛰어내릴 거니까…………. 정말이지.”
발가락을 가볍게 주무르곤, 일어선다.
그리고 의리 있게 기다려준 유키노시타 옆에 선다.
“유키노한텐 이런 식으로 손찌검 한다던가 하진 않는 거지? 했다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가.”
“어째서 타인한테 동생을 가르치는 일에 이러쿵 저러쿵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뭐야? 유키노가 동생이 되는 그런 관계를 원하는 거야?”
“뭐 그렇지.”
“엇”
“우리 집에 양녀로 오면 좋겠다.”
“히키가야, 창문 열려 있는데? 괜찮아?”
“아니 그러니까 안 뛰어 내릴 거거든. 딱히 여동생 모에라던가 그런 거 아니니까.”
“진짜로? 묘하게 귀여워하고 있지 않아? 유키노를 말이야.”
“실제로 귀여우니까………………. 엄청 잘 따르기도 하고…….”
“아, 이말. 경찰한테 들려줘도 돼? 부를까?”
“하지마. 휴대폰 내려 놔. 평범하게 귀엽잖아. 완고한 부분이라던가, 돌보기 쉬운 부분이라던가.”
“그런 게 좋은 거야?”
“그런 눈으로 안 보고 있거든…………….중학생이라니까……….”
“하지만 봐 바, 몇 년 후에, ‘히키가야, 나, 이제 아이가 아니야’하고 말할지도 모르잖아.”
“아니 그럴 리가……. 좋은데 그거. 아니, 최고잖아.”
“로리콘 냄새”
“너 이제 경찰견 할 수 있을 정도 아냐?”
옆을 걷고 있는 유키노시타는 반쯤 감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같은 방에서 숨쉬고 싶지 않아.”
“엇, 그럼 난 돌아갈래………집에서 뒹굴 거려야겠다………….”

“나하고 부활동 안하고 싶어?”
“아니 그런 말은 안 했어. 오늘도 어차피 의뢰 없을 거고, 이제 책 읽는 것도 질렸다고. 난.”
“트럼프라면 있는데!”
“둘이서냐…….”
“………………안 돼?”
“………………”
불안한 듯한 눈빛.
남자를 사로 잡는 마성의 눈동자를 바라봐버린 나는…….
“…………이 녀석.”
“읏!?”
푹, 하고 그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상태로 단숨에 혼란 시킨다.
“잠, 너어! 바보!”
“약삭빠른 수법을 쓴 벌이다. 이제 와서 속겠냐. 그런 알기 쉬운 수법에.”
꽤나 굴욕적이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내 손을 뿌리친 유키노시타는 허둥대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고치면서 나를 노려본다.

“다른 애들이라면 깔끔하게 넘어오는데….”
“미안하네. 우리 집엔 이미 비슷한 타입이 있으니까.”
원조 약삭빠름 대표, 히키가야 코마치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아니 팬이에요. 영화 같은 거 찍고 싶어.
“…………………그렇게 속지 않는 거, 싫지 않아.”
“뭐?”
“왜냐면, 확실하게 본심은 알고 있다는 게, 전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유키노시타………”
“………………히키가야”
“또 그런 마음에도 없는 말을”
“어, 들켰어?”
“아니 이런 노을에 물든 복도에서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는 게 이상해.”
“앗챠-…………. 너무 노력 했을려나.”
“거기게 그거다, 네가 진실된 걸 말할 때엔 코가 벌렁대니까, 단번에 알 수 있어.”
“엇, 거짓말.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바로 손거울을 꺼내는 약삭빠름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진짜로.”
“이렇게 까지 해도 떨어지지 않는 히키가야도 대단해.”
“맡겨 둬. 이젠 안 떨어지니까.”
겁 없는 미소를 띄운 나에게, 유키노시타도 다시 미소를 보여준다.
거기에는, 소년 만화의 라이벌처럼, 편안한 긴장감이 있었다.
“아, 깜빡 했어.”
갑자기 유키노시타가 손바닥을 탁! 하고 합쳤다.
“교무실에 들러서 시즈(카)를 도와줘야 해”
“진짜냐. 나도 갈까?”
“으으응. 괜찮아. 하지만 그런 배려는, 하루노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우와 안 귀여워….”
“히키가야. 창문. 어서.”
“그러니까 무섭다고……. 어서 다녀와.”
“……………응. 고마워.”
뭐에 대한 감사인산데.
그렇게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복도를 달려가는 유키노시타를 배웅했다.
“후우…….”
아니, 그래도.
“눈치 못 채서 다행이다………….”
무진장 약삭빨르지, 무진장 귀엽지, 이 연속 공격을 어떻게든 견뎌내고, 나도 모르게 늘어난 긴장감 때문에,
입 밖으로 새어 나와버린 말.
[이젠 안 떨어지니까.]
이미 떨어지고(*넘어가고) 있다는 반증인 그 말에, 그녀는 끝까지 얘기하지 않았다.
[*일본어로 떨어지다(오치루)는 이성한테 넘어가다(반하다)의 뜻도 겸함]
그 마저도 연기일지도 모르니까, 마지막 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여동생, 인가”
무엇보다도 위력이 쌨던 말.
유키노나 코마치가, 서로의 여동생이 되는 전개.
“…………바라고는 있긴 하지만.”
여하튼, 상대는 높은 산의 꽃(그림의 떡).
그리 간단히 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 아무튼”
하나씩, 진행해 나가기로 하자.
적어도, 그 부실은 나와 그녀만의 것이니까.
“……………홍차라도, 타 둘까.”
일에 열성적인 부장을 위해, 나는 봉사부 부실로 서둘렀다.












“읏…………………….”
그런, 그녀의 모습은 조금도 모른 채.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복도 모퉁이 너머에서 벽에 등을 숨기곤 진지한 표정으로 가슴에 손을 대고 있었다.
고동은 점점 강해져 가기만 하고, 뺨의 열은 아직까지 가시지 않는다.
“아하………어떻게 된 거람. 나……….”
무심코 쓴웃음이 지어진다.
심하다.
어렵게 완성 한 외골격이, 보기에도 끔직할 정도로 무참하게 부서졌다.
다른 학생 누군가가 본다면 큰일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꼼짝 할 수 조차 없다.
온 몸이 뜨겁다.
가슴이 아프다.
그 탁한 눈동자를 떠올린 것만으로, 머리에 피가 몰릴 것 같다.
“아-…………싫은데, 이거.”
천장을 바라보면서, 오도카니 내뱉는다.
"심장에 나쁘다구”
그렇게 말하며 하늘로 뻗은, 방금 전까지 그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바닥을,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본다.
희미하고, 곤란한 듯한, 그러면서도 기쁜 듯한 미소를 띄우며,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자신의 연정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

“..............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아니……………….”

“그렇지 않아…………….”

“……………않은, 것도, 아니야?”

“~~~~~~~읏!”

“…………………히키가야. 바보.”

“꿈에 나타나면, 어쩔 수 없다구………….”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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