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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튭에서 들을 수 있으니까 들으면서 감상해보시길. 번역은 항상 읽는자의 의견이나 단어선택에 따른 선입견같은 거 들어가니 참조하시구요.
(사람들의 말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종소리)괴물이다! 괴물이 온다! 도망쳐! (사람들의 비명)
“괴물 녀석… 또인가!”
“요즘 괴물이 마을까지 내려오는 일이 잦아진 것 같지 않아, 고반?”
“정말 그렇군, 사라.”
“정말이지…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될까요?”
“신만이 알겠지… 사라라면 수정만이 알겠지. 라고 해야 하나?”
(빛나는 효과음)
“앗, 수정 구슬이….”
“왜 그래, 사라?”
“머지 않아, 용사가 찾아 올 거라고 해요.”
“용사? 하하. 하늘에서 떨어지기라고 한다는 거야?”
“아니요, 폭풍의 결계를 넘어온다고 해요.”
“뭐? 그 결계를 넘어서? 말 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만, 수정에는 분명히 그렇게 나와 있어요. 에스테리아 땅을 사악한 자로부터 구하기 위해 폭풍의 결계를 넘어 용사가 그 모습을 보일 거라고요.”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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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결계?”
“그래, 에스테리아로 향하는 배는 반드시 폭풍을 만난다고 하더군.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는 자들이 드워르 바다에서 뱃조각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
(사람들의 비명소리, 파도 소리)
“덕분에 에스테리아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게 되어 버렸지. 그 섬은 사령에 홀려 버린 거라고. 아니, 사령이 아니라 마물인가.”
“마물요?”
“그래. 마물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어. 으으으…. 생각만해도 끔찍하군.”
“오, 재밌겠는데.”
“야, 꼬마야. 지금 뭐라고 했냐?”
“재밌겠다고요. 그리고 제 이름은 꼬마가 아니고 아돌. 아돌 크리스틴이라고 해요.”
“정했다. 저, 에스테리아로 가야겠습니다!”
“에스테리아에? 어이, 아돌이라고 했나? 내 얘기 못 들었냐? 거기에는….”
“누가 뭐래도 가고 싶어요. 모험이…. 모험을 해보고 싶어요!”
내레이션: 지금 한 소년이 그 땅을 방문하려고 하고 있다. 이름은 아돌 크리스틴. 아직 어린 티가 남아 있는 17세 소년이지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검고 빛나는 눈동자와, 어떤 바위산이라도 기어오를 수 있는 날렵한 몸,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모험에 대한 동경을 품고 고향 마을을 떠난지 1년 반. 아돌은 마침내 자신이 가야 할 곳을 찾아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것이야말로 모험이라고. 설마 자신이 에스테리아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이스, 사라진 고대 왕국.
제1장, 점술가 사라의 부탁
(발소리)
“어제의 폭풍이 거짓말 같군. 음? 뭐지 저건? 난파선? 아니 설마.”
“하아, 누…가….”(쓰러지는 소리)
“어이 정신 차려! 어이! 어떻게 된 거야?”
“바…하, 다….”
“바다? 바다라니, 드워르 바다를 건너온 거라고? 어어, 이봐. 후, 기절해 버렸나. 뭐라고 했지? 바다를 건너왔다고? 그 이 꼬마 녀석이 사라가 말해던 용사인가? 정말이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용사로군.”
(짊어지는 소리)
“여, 여기는….”
“정신이 들었나. 여기는 병원이다.”
“병원? …… 저기, 에스테리아인가요?”
“그래. 에스테리아의 미네아라는 마을이지.”
“그럼, 폭풍의 결계를 넘을 수 있었던 거네요! 해냈다! 아으…”
“참 나…. 갑자기 그렇게 움직이니 그렇지.”
“죄송합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잘도 폭풍의 결계를 넘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군. 정말이지 무모하기 짝이 없어. 그렇게 위헙을 무릅쓰고 뭐하려 이 섬에 온 거지?”
“모험이요. 모험을 하고 싶어 찾아 왔습니다.”
“모험이라고?”
“네!”
“크크, 크하하하하….”
“그렇게 이상한가요….?”
“아니, 실례했군. 너무나도 겁없는 말을 하길래…그만.”
“젊다는 건 좋은거군.”
(문 열리는 소리)
“불도 선생님. 또 은 수저가 도난당했어요.”
“또…? 이걸로 세번째던가. 도난당한 건 어쩔 수 없지.”
“알겠습니다.”
(발걸음 소리, 문닫는 소리)
“도둑…말인가요?”
“음, 요즘 은 제품만을 노리는 도둑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말이지.”
“은 제품만요?”
“그랫, 원래 에스테리아는 은 생산지로 유명했거든. 그것도 그냥 은이 아니라 특별한 힘이 깃든 은 말이야.”
“특별한 힘이요?”
“영력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 그 덕분에 사람들의 생활은 윤택했었지. 은을 찾아 한 푼 벌 심상으로 섬으로 건너오는 사람들도 많았었으니까.”
“그랬군요.”
“하지만 폭풍의 결계가 발생한 후로는 아무도 에스테리아에 접근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 외부와 단절되버리고 만 거지.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마물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마물이요?”
“그래, 마물이 돌아다니게 된 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물의 그림자에 떨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었지. 도대체 언제쯤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선생님!”
“지금 가마”
“저, 저 이제 가볼게요.”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았을 텐데.”
“이제 괜찮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감사라면 고반에게 하도록. 해변에 표류해 있던 너를 구해 이곳으로 데려다 준 사람이니까.”
“그랬군요. 저기, 고반씨는 어디에 계실까요?”
“음, 글쎄…. 점술사 사라에게 물어보면 위치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알겠습니다. 아, 저기….”
“불도라고 한다.”
“아돌, 아돌 크리스틴입니다.”
“조심해서 가거라. 아돌.”
“네, 정말 감사합니다, 불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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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웅성이는 소리, 노크 소리)
“안녕하세요. 갑자기 실례합니다. 저는….”
“아돌 씨군요, 아돌 크리스틴.”
“네? 어떻게 제 이름을….”
“안으로 들어오세요.”
(발소리)
“갑자기 실례했습니다. 저는 사라 토바라고 합니다. 당신이 이곳에 올 것을 수정구슬의 인도에 따라 알고 있었어요.”
“수정 점술?”
“네, 이 에스테리아를 사악한 자들로부터 구할 용사라고.”
“용사? 제가요? 하하. 전 그저 모험을 하고 싶어서 이곳에 왔을 뿐인걸요. 용사라니….”
“아니요, 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바로 제가 찾던 사람이에요.”
“그렇게 말씀하셔도….”
“당신에게는 중대한 사명이 있어요.”
“사명이요?”
“네, 이스의 책을 모으는 중대한 사명이죠.”
“이스의 책이요?”
“이스를 모르시나요?”
“네, 전혀 몰라요. 대체 뭐죠? 이스라니….”
“이스는 옛날 이곳에 있었던 신의 나라에요. 옛날에는 에스테리아를 이스라고 불렀답니다.”
“이스?”
“지금으로부터 약 800년 전에 이스는 탄생했어요. 이것이 이스의 책이에요. 이스의 책은 전부 6권 있는데, 이것은 그중 하나인 토바의 장이에요.”
“토바? 사라씨의 이름과 같네요?”
“네. 이스는 두 명의 여신과 여섯 명의 신관에 의해 다스려졌어요. 여신은 우리 삶의 이유이자 이 이스의 상징이기도 했었죠.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두 여신을 잃어서는 안 돼요. 미래 영원히. 이스는 녹지가 풍부하고 은혜로운 땅으로서 놀라운 번영을 누렸어요. 하지만, 어떤 자 때문에 마물이 태어나고 여신도 모습을 감추었고, 이스는 예전의 이스가 아니게 되어 버렸어요. 여섯 명의 신관은 언젠가 진정한 평화가 이스에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이스의 책을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각자의 후손에게 맡겼어요.”
“네? 그럼 사라씨는 신관의….”
“네, 신관 토바의 후손이에요.”
“그렇다면 다른 신관의 후손에게 물어보면 책의 행방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다른 신관이 가지고 있다면 당신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하지 않았겠죠.”
“어…. 그럼….”
“누군가에게 도난당하고 말았죠.”
“도난당했다니…. 블루도 선생님이 계신 곳에서도 은 제품만 없어진다고 했는데… 이곳에선 도둑맞는 일이 많은가요?”
“폭풍의 결계가 나타난 후로 그렇게 되었어요.”
“대체 누가?”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자… 지금은 그렇게밖에 말씀드릴 수 없네요.”
“사악한 자….”
“그러니 그 전에 이스의 책을 되찾아 주세요. 이스의 책이 모두 모이면 위대한 힘이 생겨난다고 해요. 그 자들의 손에 넘어간다면 세상은 파멸의 길을 걷게 될 거예요.”
“그럴 수가!”
“부탁드립니다, 아돌씨. 이스의 책을 찾아내서 이 땅에 만연한 마물을 물리치고 사악한 자의 야망을 꺾어 주세요.”
“알겠습니다. 찾아보겠습니다.”
“당신이라면 분명 그렇게 말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수정이 빛나는 소리)
“아! 수정구슬이 빛나고 있어요!”
“이스의 책 한 권은 제픽 마을 북쪽, 살몬 신전에 있다고 해요.”
“제픽 마을의 신전말이군요.”
“아돌씨, 이것을…”
“이건?”
“이 크리스탈이 길잡이가 되어 줄 거예요.”
“고맙습니다, 사라씨.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당신이 진정한 용사라면, 반드시 이스의 책을 찾아낼 수 있을 거에요. 반드시.”
제2장, 피나와의 만남
(발걸음 소리)
“여기가 제픽 마을인가? 신전은 어디에 있지? 어, 저 사람에게 물어봐야겠다.”
“실례합니다!”
“퍽트, 어디 있지, 퍽트?”
“저기, 여기에 신전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퍽트냐?”
“네?”
“퍽트지? 퍽트 맞지?”
“아, 아니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제 이름은 아돌.”
“찾았다, 퍽트!”
(검을 꺼내는 소리)
“검…. 자, 잠깐만요. 저는 퍽트가 아니에요.”
“그만 단념해라, 퍽트!”
(칼 휘두는 소리)
“대체 누구시죠? 잘 보세요. 저는….”
“너는 네가 하고 있는 짓이, 하려는 짓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알고 있는 거냐! 퍽트!”
“그러니까 저는…. 으앗.”
“이제 그만 정신 차려, 퍽트!”
“정신 차려야 하는건 당신이에요!”
(칼 부딪치는 소리)
“엇…. 어째서 검 같은 걸?”
“당신이 저를 퍽트라고 부르면서 덮치려 했잖아요.”
“내가 너를 퍽트라고?”
“네!”
“아니…죄송했습니다. 폭풍의 결계가 생긴 후로 가끔 이런 일이 있어요. 오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곳에… 아니, 실례했습니다. 이런 말은 변명이 되지 않죠.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저기… 퍽트는 누구인가요?”
“아, 별거 아닙니다. 그것보다 당신이야 말로 누구시죠? 보아하니 제픽 마을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요. 말씀드리는게 늦었네요. 저는 루터라고 합니다.”
“아돌이에요. 신전을 찾고 있어요.”
“신전? 산 위의 신전 말씀인가요? 대체 무슨 일로 그런 곳에?”
“사라라는 사람에게 부탁을 받아서요.”
“사라라니… 점술사 사라에게?”
“아시나요?”
“유명한 점술사니까요.”
“아, 신전이라면 저 산 위에 있어요. 돌기둥이 늘어서 있는 곳이 신전 입구예요.”
“감사합니다, 루터씨.”
“아돌 군, 이것을….”
“검? 하지만 이건 루터씨의….”
“거기에는 마물이 출몰하니까요. 가져가는 게 좋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멀어지는 발소리)
“사라… 대체 저 젊은이에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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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스치는 소리)
“후우, 저게 돌기둥인가… 그렇다면 여기가 신전?”
(오래된 문 여는 소리)
“이 조각상은…? 혹시 이게 이스를 다스렸던 두 여신일지도 모르겠어. 아름답다….”
“아, 크리스탈이 빛나고 있어. 이쪽으로 가라는 건가? 여기는 대체….”
“누구? 누구 있어요?”
“있어요! 누군가 계신가요? 어디세요?”
“안쪽이에요. 안쪽 감옥에 있어요.”
“정말이다. 저런 곳에 감옥이….”
(발걸음 소리)
“기다리세요. 지금 구해 드릴게요.”
“다행이야. 이제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째서 이런 곳에… 괴물에게 납치당한 건가요?”
“모르겠어요. 어째서 제가 여기에 있는지…,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에게 끌려온 것 같기도 하지만…아는 건 제 이름뿐이에요.”
“이름… 뭐라고 해요?”
“피나.”
“피나…. 나는 아돌, 아돌 크리스틴이라고 해.”
“아돌….”
‘존예….’
“왜 그래요?”
“아… 아니… 방금 본 여신상과 닮았다고 생각해서….”
“여신상?”
“그, 그런 것보다 괴물이 오기 전에 빨리 여기서 나가야 해요.”
“네? 어떻게?”
“앗… 검으로 부수는 수밖에 없겠네.”
(검으로 내려치는 소리)
“잘 안 열리네”
“위험해!”
“우와앗! 어째서 불꽃이….”
“내 이름은 제노크레스. 그 여자에게 손대게 하지 않겠다!”
“나왔군, 마물 녀석. 네가 이스의 책을 훔친 거냐? 돌려받겠다!”
“그건 어떨지. 여기서 더 나아가고 싶다면 나를 쓰러뜨리고 가야 할 것이다!”
(달리는 소리, 검 휘두르는 소리)
“하하하하, 무슨 일이냐? 한대도 맞추지 못하고 있거늘? 하하하하…이쪽, 이쪽이다.”
(화염구 소리, 여성의 작은 비명 소리)
“피나!”
“아돌씨!”
“바보 같은 놈! 여자를 감싸다가 내 불꽃을 맞다니!”
“젠장, 이대로 계속하다간 타 죽고 말 거야.”
“저는 신경 쓰지 말고 도망쳐요, 아돌씨!”
“반드시 구할 테니까 물러나 있어, 피나!”
“마지막이다!”
(불꽃 소리)
“질 수 없어!”
(검격이 꽃히는 소리)
“크아악…. 이럴….수….”
“대단해… 마물을 쓰러뜨리다니…”
“앗, 사라졌다! 이제 이 자물쇠만 부수면 되겠지.”
(검으로 내려치는 소리)
“자물쇠가… 됐다! 드디어 부서졌어!”
“고마워요, 아돌씨.”
(수정이 빛나는 소리)
“응, 잠깐만.”
“크리스탈?”
“응, 뭔가가 있으면 이렇게 빛나거든. 네가 여기 있다는 걸 알려준 것도 이 수정이야.”
“그랬구나. 그럼 저기에 뭔가가 있나 보네.”
“응, 상자가 있어. 이건… 이스의 책이다!”
“이스?”
“해냈다! 찾았다!”
“이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응? 뭐라고 했어? 피나?”
“아니, 아무것도 아냐. 자, 괴물이 오기 전에 빨리 여기서 도망치자.”
“그래.”
(발걸음 소리)
“믿을 수 없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니… 자유로워질 수 있다니….”
“피나….”
“꽤 오랫동안 여기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돌씨.”
“아냐,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피나?”
“모르겠어. 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니까.”
“괜찮다면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
“네? 간다니 어디로요?”
“미네아 마을이야. 이 책을 전달해야 해.”
“그래요….”
“그 사람, 점술사야. 분명 너에 대해서도 뭔가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괜찮아. 응? 함께 가자, 피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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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구슬이여, 비춰다오. 찾아낸 것 같군요, 아돌씨.”
(천이 펄럭이는 소리)
“누구?”
“흐흐흐…. 이제야 눈치챘나? 아까부터 거기 서 있었는데. 신관 토바의 후손, 사라 토바.”
“어떻게 이 안에… 핫, 수정구슬이 공중에…. 마도사?”
“그렇다. 난 달레스라고 하지. 퍽트 님을 섬기는 충실한 부하고.”
“퍽트에게…?”
“이스의 책, 토바의 장을 내놓으시게.”
“누가 너 같은 거에게…”
“내 방해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몸소 깨닫게 될 것이다!”
(기합소리, 마법소리, 쓰러지는 사라의 목소리)
“여기가 미네아 마을이야, 피나.”
“미네아 마을… 안 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괜찮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 자, 가자. 사라의 집은 바로 저기야.”
“응….”
(노크소리)
“사라 씨, 아돌입니다. 이제 막 돌아왔……어? 당신은….”
“됐으니까 안으로 들어오렴.”
(문 닫는 소리)
“당신이 아돌이군요.”
“어떻게 제 이름을…?”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에게 들었죠. 저는 사라의 숙모, 제바입니다.”
“그러셨군요.”
“그쪽의 아가씨는?”
“피나예요. 처음 뵙겠습니다.”
“핫! 여신…….”
“네?”
“설마…아니, 제 착각이에요.”
“피나는 기억을 잃었어요.”
“사라 씨라면 뭔가 알지 않을까 해서…. 사라씨는… 사라씨는 어디 있죠?”
(천소리)
“흑!”
“이… 이건….”
“사라에요.”
“어째서 이렇게…….”
“석화 저주에 걸렸단다. 불쌍하게도….”
“석화의 저주…대체 누가 이런 짓을…? 이것도 마물의 짓인가?”
“ 헛, 사라 씨가 말했던 사악한 자의 짓….”
“아마도….”
“젠장… 내가 좀 더 빨리 돌아왔더라면….”
“미안해요. 저 때문에….”
“네 잘못이 아니야, 피나. 어떻게 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나요, 제바 씨?”
“글쎄, 저주를 푸는 방법은 마물밖에 모른단다.”
“그런…. 힘들게 이스의 책을 찾았는데….”
“뭐? 이스의 책을? 정말이니?”
“네, 이거예요.”
“이것은… 하달의 서가 아닌가!”
“하달의 서? 뭐라고 쓰여 있나요?”
“어디 보자….”
“이스는 크레리아라는 금속을 만들어 낸 덕분에 번영했다. 산에 우뚝 솟은 살몬 신전은 이스의 번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재앙이 닥치다니….”
“크레리아는 뭐죠?”
“검은 진주의 마력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금속이란다. 검은 진주는 이스의 탄생과 함께 여신이 가져온 보물로, 모든 마법의 근원이지.”
“모든 마법의…?”
“크레리아… 살몬….”
(찌잉 하는 소리, 피나의 신음)
“왜 그래, 피나?”
“머리가… 머리가 아파…. 흐읏”
“괜찮아, 피나?”
“누워서 쉬는 게 좋겠다.”
“이리 오렴.”
“감사합니다….”
(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
“갑자기 왜 그런 거지, 피나?”
(쾅! 하는 문 열리는 소리)
“어머니, 있지?”
“누구시죠?”
“네 녀석, 해변에 표류했던 꼬맹이 아니냐?”
“어, 혹시 저를 구해주신…?”
“아아, 불도 선생님 댁으로 옮겼을 뿐이야.”
“당신이셨군요!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라의 사촌, 고반이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용사 아돌.”
“용사라니… 비꼬는 건가요? 사라 씨가 이렇게 되었는데….”
“큭, 정말이지, 어디에 사는 어떤 녀석의 짓인지…사라를 이렇게 만들다니…찾아내면 가만두지 않겠어.”
(아돌의 신음)
“고반, 와 있었니? 어떠니? 뭔가 단서는 찾았니?”
“아니,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나가는 걸 봤다는 사람은 있는데….”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 아, 피나도 같은 말을 했어요.”
“피나?”
“그놈이 사라를 이렇게….”
“아마도… 예전부터 가끔 마을을 배회하는 걸 봤다는 사람이 있어.”
“저도 그놈을 찾는 걸 돕겠습니다, 고반씨.”
“안 돼. 너는 사라에게 이스의 책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잖아.”
“하지만….”
“맞다, 잊을 뻔했군. 아돌. 이걸….”
“편지?”
(편지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
“사라의 침실에 있었어.”
“아돌 씨께. 저에게 만일의 일이 생기면 라스티니 폐광으로 가세요. 거기에 이스의 책 한 권이 있을 거에요.”
“사라는 알고 있었던 거야. 이렇게 될 것을. 그래서 네게 이 편지를 남긴 거겠지.”
“사라씨….”
“이것도 신관의 후손으로 태어난 운명이야.”
“라스티니 폐광은 뭐죠?”
“은 광산이야. 옛날에 폐광이 됐지만.”
“은…?”
“사라를 생각한다면 이스의 책을 모아 줘, 아돌.”
“알겠습니다. 사라씨를 위해서도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문이 열리는 소리)
“무슨 일이에요? 당신들?”?
“아돌이라는 남자가 여기 있지? 그놈을 당장 쫓아내!”
“네?”
“그놈이 재앙을 가져왔어! 그래서 사라가 저렇게 된 거야!”
“이봐, 모두 진정해!”
“아, 도둑 따위에게 듣고 싶지 않아!”
“도둑?”
“마을을 엉망으로 만든 건 너잖아, 고반.”
“네녀석이 우리에게 은 제품을 훔쳤잖아!”
“웃기지 마! 우리는 부자에게서는 훔치지만 서민들에게는 손대지 않는다고 정했어! 게다가 우리도 도둑맞았다고! 은 제품만!”
“아, 블루도 선생님도 그랬어. 은 제품만 도둑맞는다고…. 분명 여기에 뭔가 단서가 있을 거예요. 그것을 찾아내면….”
“자신에게 불리해지니까 말을 돌리려는 건가?”
“아닙니다. 그저 제 이야기도 들어주셨으면 해서….”
“시끄러워! 외부인은 꺼져!”
(성난 사람들의 소리)
“이러다가는 감당할 수 없게 되겠어. 아돌, 물러나 줘.”
“아돌 씨를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
“피나…”
“아돌 씨는 마물에게 습격당하면서도 저를 구해줬어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데도 저를 구출해 줬다고요! 그런 사람이 사라 씨를 이렇게 만들 리가 없잖아요!”
“피나….”
“아돌 씨는 잘못 없어요. 잘못은 마물에게 있어요. 잘못은…”
(피나가 쓰러지는 소리)
“피나…!”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언제쯤 눈을 뜰까, 피나는…”
(피나의 신음)
“피나…”
“으음…아돌씨….”
“눈을 떴구나, 피나.”
“저….”
“기억 안나? 쓰러졌었어. 나를 감싸곤…”
“아까 그 사람들은?”
“돌아갔어. 고마워, 피나. 네 덕분이야.”
“아니에요. 저는 아돌 씨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돌 씨는 저를 구해줬어요. 그러니까…. 저도 괴물에게 잡혀 있었으니까… 아니라고 말해야 해요…. 저, 저는….”
“그렇게 많이 말하면 또 머리가 아플 거야.”
“괜찮아요.”
“하지만….”
“더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신과….”
“피나….”
“알고 싶어요. 이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그러면 제 자신에 대해서도 기억날 것 같아서….”
“서두르지 않아도 머지 않아 기억날 거야.”
“불안해요. 제가 누군지 몰라서….”
“피나…. 무서워? 이렇게 있으면… 손을 잡고 있으면 무섭지 않지?”
“따뜻해…. 고마워요, 아돌 씨.”
“내일 라스티니 폐광에 다녀올게.”
“네?”
“아까 세상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고 했잖아. 나도 그래. 세상에 대해서… 이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아돌씨….”
“반드시 찾아올게. 이스의 책.”
“조심해요, 아돌씨.”
(문 여닫는 소리)
“아돌.”
“피나의 상태는?”
“지금은 진정됐습니다.”
“놀랐어. 그 아이의 얼굴, 여신상과 똑같지 않아?”
“너도 그렇게 생각했니, 고반?”
“응,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았어.”
“기억이 없다고?”
“네, 저 내일 라스티니 폐광에 다녀오겠습니다. 거기서 이스의 책을 찾으면 피나의 수수께끼도, 이스의 수수께끼도 풀릴 것 같아요.”
“그래.”
“그렇다면 횃불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
“나는 검은 로브의 남자를 찾지.”
“반드시 찾아내 주세요, 고반씨.”
“너도, 아돌.”
제3장, 기억의 조각
(발걸음 소리)
“라스틴 폐광은…. 이쪽인가?”
(여자의 비명 소리)
“뭐지?”
(그르렁 거리는 소리)
“위험해!”
(검을 뽑아드는 기합소리, 칼 휘두르는 소리, 마물의 핏소리)
“그냥 들개가 아니야. 마물이야!”
“괜찮으세요? 다친 곳은 없으세요?”
“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엇, 피나?”
“네?”
“아, 아니… 너랑 닮은 사람이 있어서… 아, 미안.”
“아니에요. 제 이름은 레아예요. 시인 레아.”
“난 아돌, 아돌 크리스틴. 어째서 이런 곳에 당신 같은 사람이…?”
“사실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던 하모니카를 도둑맞아서….”
“하모니카? 엇 혹시 그거 은으로 된 하모니카 아닌가요?”
“네, 맞아요. 어떻게 아셨죠?”
“역시 그런가… 어째서 은 제품만….”
“저 하모니카가 없으면 노래를 만들 수 없어요. 그래서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괴물에게 습격당해서….”
“그래? 그럼 만약 은 하모니카를 찾으면 네게 가져다줄게.”
“정말인가요?”
“응, 약속할게, 레아.”
“고마워요, 아돌씨.”
“여기는 위험하니까 괴물에게 습격당하기 전에 빨리 돌아가자.”
(발걸음 소리)
‘아돌, 피나를 알고 있구나?’
~~~~~~~~~~~~~~~~~~~~~
“여기가 라스티니 폐광인가? 우왓,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여. 횃불을 가져오는게 정답이었군. ...옛날에는 여기서 은을 캐냈던 건가? 무슨 미로 같아. 이런 곳에 이스의 책이 있을까? 또 갈림길인가? 꽤 안쪽까지 들어온 것 같은데…. 점점 길이 좁아지네. 앗, 젠장! 막다른 길인가? 앗, 수정이 빛나기 시작했어. 그래, 근처에 이스의 책이 있는 거야. 어디 있지? 앗, 저 상자! 역시 맞았어! 이스의 책이다!”
(푸드득 소리)
“앗, 새?”
“불 때문인가? 역시 뭔가 있어. 뭐지? 앗, 박쥐!”
(크르릉 소리)
“엄청 크잖아! 에잇, 횃불이나 먹어라! 좋아, 지금이다! 거대 박쥐 녀석!”
(칼 소리, 마물의 비명)
“해냈다! 쓰러뜨렸다! 어라? 사라졌다!”
“박쥐 몸에서 뭔가 떨어졌어. 이건… 하모니카? …설마 이게 레아가 찾던 은 하모니카? 맞아, 틀림없어.”
“피나… 피나…?”
“하아… 여기 있었구나.”
“제바씨….”
“어디 갔나 했더니… 걱정했잖니.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죄송해요. 말도 없이 집을 나와서…”
“무슨 일이니?”
“아돌 씨가 걱정돼서….”
“아돌이라면 괜찮을 거야.”
“하지만 라스티니 폐광에 간다고 하고 나간 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요.”
“좋아하는구나, 아돌을.”
“네? 제가 아돌 씨를… 좋아한다고요?”
“누군가를 걱정한다는 건 그런 거야.”
“제가 아돌 씨를….”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야. 멋진 일이야, 피나.”
“제바씨….”
“앗, 아돌씨!”
“다녀왔어, 피나, 제바씨.”
“어서 오렴, 아돌.”
“어서 와요.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아돌씨.”
“찾았어요, 이스의 책.”
(문소리)
“이것은… 토바의 장이구나.”
“뭐라고 쓰여 있나요?”
“어디 보자…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은혜로운 땅의 빛은 갑자기 사라지고 혼란 속에서 어둠이 모든 것을 지배했다. 지하에서 솟아오른 용암은 들판을 불태우고 우리는 그 속에서 도망쳐야 했다. 아무래도 크레리아가 모든 재앙의 근원인 것 같다. 우리는 크레리아를 빛이 닿지 않는 지하 깊숙이 봉인했다. 다시는 그것에 손대서는 안 된다. 손대는 순간 이 세상에 재앙이 되살아날 것이다.”
“어째서 갑자기 그런 일이…?”
“지금의 에스테리아처럼 지배당했던 거야.”
“괴물에게…? 그 후 이스는 어떻게 되었나요?”
“멸망했지. 그리고… 이 땅은 에스테리아로 이름을 바꾸고, 여신도 신관도 잊혔던 거란다.”
“그 후의 일은 나머지 세 권에 쓰여 있나요?”
“아마도….”
“나머지 세 권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다암의 탑이겠지.”
“다암의 탑?”
“마를 지배하는 자들이 마력을 모아 만든 탑으로, 마의 소굴이라고 불리고 있단다. 사라를 습격한 것도 마법을 쓸 수 있는 녀석들이었어. 이스의 책을 훔치고 있는 것도 아마….”
“마물의 짓… 그러니까 다암의 탑에….”
“그렇겠지.”
“알겠습니다. 저 다암의 탑에 가겠습니다.”
“어?”
“가서 나머지 세 권을 찾아오겠습니다. 그게 사라 씨와의 약속이니까.”
“고마워, 아돌.”
“안 돼….”
“피나….”
“가면 안 돼요, 아돌씨….”
“하지만….”
“다시 아돌씨와 헤어지게 된다니….”
(뛰어나가는 발걸음 소리)
“기다려, 피나….”
“피나….”
(뛰어가는 발걸음 소리)
“기다려, 피나…!”
“햐읏”
“피나….”
“괜찮아, 피나? 피가 나고 있어! 잠깐 있어봐.”
(붕대 감는 소리)
“됐어. 이제 피는 멈췄어. 아프지 않아, 피나?”
“...꼭 다암의 탑에 가야 해?”
“피나….”
“싫은 예감이 들어. 다암의 탑에 가면 더 이상 아돌 씨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은…그런 느낌이.”
“피나….”
“저, 아돌씨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나도 피나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하지만 가야 해.”
“사라 씨와 약속했으니까?”
“내가 그러고 싶어. 에스테리아가 왜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
“어떻게든 가겠다는 거네.”
“미안해, 피나. 하지만 금방 돌아올게. 돌아올 때쯤에는 분명 평화로운 세상으로 되돌려 놓을게.”
“그럼 아돌 씨와도 평화롭게 살 수 있겠네.”
“응.”
“피나….”
“왜 그래? 갑자기….”
“잠시 동안만이라도 좋으니까 이렇게 아돌씨의 품에,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피나….”
(아이들의 웃음 소리, 새소리)
“고마워요, 아돌씨. 이제 괜찮아요.”
“피나….”
“약속해 줘.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알았어. 약속할게.”
“그럼 약속의 증표로 이 펜던트를 가지고 가.”
“반드시 이 펜던트를 돌려주러 올게. 그러니까 기다려 줘, 피나.”
“조심해서 다녀와요, 아돌씨.”
(문여는 소리)
“어머니에게 들었다, 아돌. 다암의 탑에 간다고 하던데?”
“네, 남은 세 권을 찾으러 갑니다.”
“각오는 되어 있나?”
“각오라니요?”
“다암의 탑에 들어가서 나온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당장 내 오른팔인 도기 녀석도 괴물을 쓸어버리겠다고 나갔다가 행방불명이야. 그래도 갈 거냐고 묻고 있는 거다.”
“물론이죠! 제가 살아 돌아오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겁니다!”
“푸하하하하! 네가 말하면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신기하단 말이야.”
“좋아, 결정했다! 나도 가마! 사라를 저렇게 만든 녀석들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으니까!”
“고반씨….”
“게다가 신전 제마의 후손도 얼마 전부터 행방불명이야. 괴물에게 납치당했을지도 몰라.”
“신전의 후손이?”
“마의 소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힘으로 괴물을 퇴치하자!”
“네!”
“좋아, 이야기는 끝났다!”
“바로 출발하죠, 고반씨!”
“아, 잠깐 기다려! 설마 맨몸으로 갈 셈은 아니겠지?”
“일단 검은 있는데요….”
“어이 어이, 다암의 탑을 만만하게 보지 마! 이런 걸로는 안 돼! 방패나 갑옷은?”
“없는데요….”
“네 몫까지 내가 준비해 놓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고반 씨.”
“쯧쯧, 앞날이 걱정되는군.”
“그럼, 두 사람 모두 조심해서 다녀오렴.”
“집보는 건 맡겼다고, 어머니.”
“아돌 씨, 그 약속….”
“알고 있어, 피나. 반드시 돌아올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돌 씨, 부디 무사히…”
“다암의 탑에 가기 전에 우리 아지트로 가지. 거기서 네게 딱 맞는 갑옷과 방패를 찾아줄테니.”
“감사합니다, 고반 씨. 하지만 그 전에 잠깐 들르고 싶은 곳이 있어요. 볼일이 끝나면 아지트로 가겠습니다.”
“알겠다. 그럼 나중에 보지.”
“레아!”
“아돌씨!”
“네가 찾던 하모니카, 이거지?”
“맞아요! 감사합니다! 어디서 찾으셨어요?”
“라스티니 폐광에서 찾았어.”
“라스틴 폐광? 어째서 그런 곳에…?”
“그럼 난 이제 가볼게….”
“잠시만요! 감사의 뜻으로 연주 한 곡 들려드릴게요.”
♪~
“어땠나요?”
1. 레아의 부탁
“어떠셨나요?”
“고마워. 정말 멋진 곡이었어. 다암의 탑에 가기 전에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다암의 탑에…. 그렇다면 그 전에 초원에 가 보세요.”
“초원?”
“네, 여기서 동쪽으로 가면 큰 나무가 있어요.”
“동쪽의 큰 나무….”
“네, 거기에 가 보세요. 분명 아돌 씨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내게…”
“네, 가 보면 알시게 될 거예요.”
“알았어. 가 볼게.”
“약속이에요, 아돌씨.”
“응, 약속할게.”
“...아돌 씨, 부디 조심하세요.”
“고마워. 돌아오면 다시 레아의 하모니카를 들으러 올게. 그럼….”
~~~~~~~~~~~~~~~~~~~~~
“동쪽에 있는 초원이 여기인가? 레아가 말했던 큰 나무는, 이거 말하는 거겠지?”
“아돌이구나.”
“누구지? 지금 내 이름을 부른 건?”
“이상하네… 아무도 없는데….”
“바로 앞에 있어.”
“바로 앞이라니… 바로 앞에는 나무밖에….”
“그게 바로 나야.”
“응? 나무가 말을 하다니….”
“나무도 말을 한단다. 나는 로다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아돌.”
“로다….”
“얼굴을 좀 더 잘 보여 주렴, 아돌. 역시 그랬어. 용사의 얼굴을 하고 있구나.”
“네? 용사… 제가요?”
(신기한 효과음)
“앗! 로다의 뿌리가 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어.”
“내 발밑을 잘 보거라, 아돌.”
“와, 칼이 묻혀 있어!”
“그것은 이스 시대에 묻힌 은의 검이다.”
“이스 시대에….”
“세상에 재앙이 되살아나기 전에 그 검을 가지고 떠나거라, 용사 아돌이여!”
“이 검을…?”
“그 검이 너를 재앙으로부터 구해줄 것이다.”
“그럼 이 검, 감사히 쓰겠습니다. 고마워, 로다.”
“이스 시대가 되살아나기 전에 서둘러라, 아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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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의 하모니카 소리)
“이 멜로디….”
“피나, 빨래는 걷었니? 어머나, 빨래 바구니가 땅에 떨어져 있잖아? 뭘 하고 있는 거니?”
“생각났어요!”
“응? 뭐라고? 어떻게 된 거니, 피나?”
“모든 게 기억났어요!”
“기억이 돌아왔다는 거니, 피나?”
“저, 가야 해요!”
“간다니? 어디로?”
“고마워요, 제바씨. 신세 많이 졌습니다.”
(신기한 효과음)
“피나! …사라졌어. 그 애, 역시…. 피나….”
(레아의 하모니카 소리)
“레아….”
“피나!”
“당신의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어요….”
“기억해 냈구나?”
“네, 모든 것을 기억했어요. 이스에 대해서도, 퍽트에 대해서도….”
“다행이야…. 자, 가자, 피나.”
“네, 레아. 미안해요, 아돌 씨…. 당신을 이런 일에 끌어들여서…. 부디… 부디 용서해 주세요….”
(파도 소리)
“그, 그 검은…. 실버 소드가 아닌가! 대체 어디서 손에 넣었지, 아돌?”
“로다 나무에게 받았습니다.”
“로다 나무라고?”
“네, 뿌리에 묻혀 있었습니다. 왜 그러세요, 고반 씨?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음… 용사가 나타나면 로다 나무가 눈을 뜨고 전설의 검을 준다는 전설이 있지.”
“혹시 너는…. 진짜 용사일지도 모르겠구나.”
“용사인지 아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라 씨를, 피나를… 그렇게 만든 마물들이 용서가 안 돼요. 그것뿐입니다. 가죠! 마물 퇴치하러!”
제4장, 다암의 탑
(문여는 소리)
“드디어 다암의 탑에 왔네요, 고반씨.”
“그래, 굉장하군. 천장까지 뻥 뚫려 있어.”
“대체 어디에 이스의 책이 있을까요?”
“모든 방을 뒤져 보는 수밖에 없겠지.”
“아, 고반 씨, 저기에 계단이 있어요!”
“좋아, 일단 위로 올라가 보자!”
(바람 소리)
“시작하자 마자 나오셨군!”
“마물 녀석들! 덤벼라!”
(검소리, 마물 소리)
“젠장, 베어도 베어도 계속해서 몰려오잖아!”
“끝이 없어요!”
“일단 저기로 피하자, 아돌!”
“알겠습니다!”
“좋아, 저 문으로 돌파다! 비켜라 비켜!”
“우왓, 바닥이…. 떨어지겠어!!”
“일어나세요, 아돌군. 어서.”
“어엇…읏….”
“정신이 드셨나요, 아돌씨?”
“당신은….”
“저예요, 루터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아돌씨.”
“루터씨….”
“그게, 정신을 차려 보니 탑 안에 있었고 순식간에 붙잡혔어요.”
“뭐야, 또 그 병인가요?”
“면목 없네요.”
(고반의 신음 소리)
“아, 고반씨가…. 괜찮으세요, 고반씨?”
“여기는 어디지?”
“지하 감옥이에요, 고반.”
“루터….”
“네? 두 분 아는 사이세요?”
“서로 신관 후손이니까요.”
“루터씨도 신관의 후손이세요?”
“네, 신관 젠마의 후손이에요.”
“신관 젠마….”
(돌이 부서지는 소리)
“뭐야, 여기는 길이 아니잖아?”
“도기!”
“고반 두목!”
“괴물 쓸어버리겠다고 하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아서 진작에 죽었는 줄 알았다고! 살아 있었다니!”
“그렇게 쉽게 보였다니 곤란한데, 이 도기를! 그래서, 고반 두목은 뭐 하고 있었어? 붙잡혔나?”
“듣기 거북한 소리 하지 마! 함정에 빠졌을 뿐이야!”
“똑같잖아!”
“그래서, 이쪽은?”
“아돌이에요.”
“루터예요.”
“나는 도기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아돌은 이스의 책을 찾으러 왔어.”
“이스의 책을?”
“네, 사라 씨에게 부탁받았습니다. 이스의 책을 찾아내서 사악한 자의 야망을 꺾어 달라고.”
“사악한 자….”
“여러분도 함께 찾아 주시겠어요?”
“협력하지. 아돌군.”
“그렇게 정해졌으면 일단 여기서 나가자고!”
“네가 구멍을 뚫어 준 덕분에 살았다, 도기!”
“돕다니…나도 길을 찾고 있었을 뿐인데…. 뭐, 됐어.”
“좋아, 일단 여기서 나가자!”
“네!”
(발걸음 소리)
“전부 나왔나? 좋아, 이스의 책을 찾자!”
“하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찾아야….”
“일단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자!”
“응, 그렇지. 하지만 이렇게 넓어서야….”
“오!”
“뭐야, 이거 빛나고 있잖아!”
“펜던트네요.”
“아돌 군, 그건….”
“피나가 준 거예요.”
“으엇엇?”
“왜 그래, 아돌?”
“아돌씨….”
“피나…. 피나의 목소리가 들려….”
“아돌씨….”
“이쪽이에요…. 이쪽에 이스의 책이 있어요….”
“아돌씨….”
“이 근처에 분명 이스의 책이 있어요….”
“좋아, 둘로 나뉘자! “나와 루터는 이쪽을 찾겠다!”
“아돌과 도기는 저쪽을 찾아!”
“네!”
“알았어!”
“알겠습니다!”
(문여는 소리)
“좋아, 괜찮아. 괴물은 없어.”
“그럼 바로 움직이죠!”
“어디 있는 거야? 정말이지, 이렇게 넓어서야 찾을 수가 없잖아!”
“도기씨도 신관의 후손이세요?”
“신관? 하하하! 농담하지 마! 나는 그냥 방랑자일 뿐이야!”
“그럼 도기씨도 에스테리아 밖에서 왔나요?”
“그렇지. 뭔가 재밌을 것 같아서 와 봤더니 이 꼴이지. 하하하! 그리고 말이야, 도기라고 불러 줘. 반말로. 도기씨라고 부르는 건 좀 그래서….”
“알았어.”
(크리스털이 빛나는 소리)
“엇”
“뭐야? 이번엔 크리스털이 빛나고 있잖아!”
“이스의 책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거에요. 분명 근처에 있을 겁니다.”
“아, 혹시 저건가?”
(발소리)
“맞아요! 이거예요!”
“어이! 그쪽은 어때, 루터?”
“없네요.”
“거긴 어때요, 고반?”
“이쪽도 없어.”
“정말 여기에 있는 건가? 피나의 목소리라니, 아돌 녀석의 환청이 아니었을까?”
(문여는 소리)
“아돌 군, 도기!”
“도우러 왔어! 이쪽은 찾았으니까!”
“그건… 메사의 장이네요.”
“찾았어? 그럼 역시 환청이 아니었구나!”
(크리스털이 빛나는 소리)
“오오, 아돌!”
“크리스털님이 빛나고 있는데!”
“응, 이스의 책은 근처에 있어!”
“저기에 이스의 책이!”
“정말이다!”
“이걸로 다섯 권째예요!”
“이쪽은 젠마의 장이에요.”
“뭐야, 이 글자?”
“고대 이스 문자예요.”
“읽을 수 있나?”
“네.”
“부탁해요! 무슨 내용인지 알려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메사의 장부터….”
“우리는 마침내 최후의 요새, 살몬 신전에 갇혔다. 여섯 마리의 거대한 마물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닥쳐온다. 우리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을 믿고 일단 이 땅에서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재앙과 흉악함으로부터 도망쳐도 분단된 백성들은 슬픔의 나날을 보내야만 하겠지.”
“다음은 젠마의 장….”
“그 녀석이 마물을 이끌고 닥쳐온다. 사람들이 그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여신이 우리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 이후 여신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여신에게 버림받은 것일까?”
“크레리아를 지하 깊숙이 묻어도 이스는 아직 마물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는 건가요?”
“생겨난 마의 기세를 멈출 수 없었던 거겠죠.”
“루터 씨, 애초에 마는 어떻게 생겨난 건가요?”
“크레리아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생겨났어요. 겉과 속, 밝음과 어둠, 그리고 선과 악 모든 것과 상반되는 마가 생겨난 거예요.”
“우리 조상님들은 마의 추격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살몬 신전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 지상에서 격리시킨 거예요.”
“살몬 신전은 어디로 갔나요?”
“모르겠어요.”
“다만 하늘로 솟아오르는 살몬 신전을 쫓아 이 다암의 탑이 세워졌다고 들었어요.”
“어? 그랬나요.”
“네, 하지만 여신이 모습을 감추자마자 마물의 추격도 멈췄어요.”
“어떻게 된 거죠?”
“아마 여신이 마물의 힘을 억누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글쎄요. 다만 상당한 힘이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신은 여신으로 있을 수 없게 되어 우리 앞에서 모습을 감춘 게 아닐까 하고….”
“그럼 지금에 와서 마물이 나타나게 된 건….”
“크레리아가 파헤쳐졌기 때문이에요. 은이라는 이름으로….”
“그럼 은이 도둑맞았던 것은….”
“맞아요, 크레리아이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크레리아는 모든 재앙의 근원이라고 다비의 장에 쓰여 있었죠. 크레리아에 손대면 재앙이 되살아난다고….”
“이스가 멸망함과 동시에 크레리아 또한 마력을 잃고 그냥 은이 되어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가 마를 풀어놓은 거예요.”
“루터, 너, 그게 누군지 짐작 가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야?”
“아, 퍽트, 퍽트라는 사람이죠, 루터 씨?”
“퍽트라고… 달크를 말하는 건가? 정말인가, 루터?”
“확실한 건 저도 모르겠지만 끔찍한 꼴이었다고….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걸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합니다.”
“부모님이 살해당했다고? 크의 부모님은 라스틴 광산의 은 채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었는데…. 은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살해당한 거예요.”
“그래서 마에 물든 건가….”
“신관은 각각 역할이 있어요. 저 젠마는 지혜를, 하달은 대지를, 토바는 힘을, 다비는 빛을, 메사는 시간을, 그리고 퍽트는 마음을 다스려요.”
“마음을 다스린다고?”
“네, 마음을 다스리는 신관이기 때문에 마에 물들었을지도 모르죠.”
(그르릉 거리는 소리)
“젠장, 마물이!”
“정말이다!”
“어디서든 덤벼라, 이 잡것들! 으랴!”
(마물이 쓰러지는 소리)
“엄청나네. 맨손으로 쓰러뜨리다니!”
“좋아, 나도!”
“나도!”
(격렬한 싸움 소리)
~~~~~~~~~~~~~~~~~~~~~
(문 여는 소리)
“달크님….”
“누구냐? 무슨 일이지?”
“지금 붉은 머리 검사가 마물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 실력으로 보면 여기까지 도달할 것 같습니다만…
“그런가….”
“무슨 일 있으십니까, 달크님?”
“잠시 회상하고 있었을 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
“은을 채굴해서는 안 된다!”
“왜죠?”
“에스테리아의 은은 단순한 은이 아니다. 크레리아라고 해서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하는 마력이 담긴 은이지.
크레리아에 가까이 가는 자에게는 재앙이 닥친다는 전설이 있어. 그러니….”
“마법의 은이라면 무서울 게 없잖아! 어서 파내자고!”
“부탁입니다, 여러분! 제발 우리 남편 말 좀 들어 주세요! 더 이상 은을 채굴하지 말아 주세요!”
“우리에게서 일을 빼앗겠다는 건가!”
“맞아! 맞아!”
“아무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은에는 가까이 가지 마!”
“아버지….”
“달크….”
“무서웠지? 하지만 이제 괜찮아.”
“모두들, 아빠랑 엄마 말 들어 주는 거야?”
“응, 분명 모두 이해해 줄 거야.”
(귀뚜라미 소리, 뭔가 부서지는 소리)
“무서워, 아빠, 엄마…”
“크, 뒤로 돌아 나가렴.”
“아빠는?”
“나중에 갈게.”
“정말?”
“응, 그러니까 빨리….”
(달려가는 소리)(발소리)
“너희들….”
“아픈 꼴을 당해봐야 정신을 못 차리나보군.”
“우리를 어쩔 셈이야?”
“가만히 있어!”
“움직이지 못하게 할 뿐이다!”
“다 묶었다고.”
“횃불… 우리를 불태워 죽일 셈인가?”
“안 돼! 그만둬! 살려 줘!”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죽일 거면 나만 죽여! 아내는 살려 줘!”
“나쁘게 생각하지 마!”
“으아아악!”
“아버지!, 어머니!”
“그때 나는 맹세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인 마을 사람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 일을 도울 수 있어서 저도 기쁩니다. 달크 퍽트님….”
“비꼬는 건가? 마를 받아들인 나를….”
“무슨 말씀을. 현명한 선택이라고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악 없이 힘을 추구하고 인간으로써 더 강해지려고 하는…그것이 퍽트 가문의 피입니다.”
“무슨 뜻이지?”
“퍽트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업이 깊습니다. 그런 업은 끊을 수 없는 것…우리 일족과 같죠.”
“너희 같은 어둠의 일족과 같다고 하지 마라! 너희와 달리 퍽트 가문은 신관의 후손이다!”
“결국 저주받은 피….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습니다.”
“저주받은 피라고? 나는 상관없지만 우리 퍽트 가문을 모욕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
(달크의 신음소리)
“으읏…으윽….”
“마의 인자를 해방하면 편해질 겁니다. 크님….”
“그런 짓을 하면, 나는, 내가 아니게 돼…으윽….”
“그 대신에,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지요. 당신이 원했던 육신관 조차 죽일 수 있는 힘을….”
“그런가…그런 거였군!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도록 마을 사람들을 뒤에서 조종한 건 너였구나!”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네게 방해가 되는 육신관을 나에게 죽이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면 여신의 보물, 검은 진주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 아닌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이스의 책 여섯 권을 손에 넣은 자에게 주어지는 힘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어둠의 힘과 신관들의 힘이 합쳐지면 어쩌면 검은 진주를 뛰어넘는 힘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윽. 젠장! …어째서 너 같은 것 한테… 으아악!”
~~~~~~~~~~~~~~~~~~~~~
(마물이 검에 찔리는 소리)
“너무 쉬운데! 우리 손에 걸리면 이 정도지!”
“퍽트는 아마 최상층에 있을 겁니다.”
“최상층… 서두르죠!”
(발소리)
“으아아아악!”
“괜찮으십니까. 달크님?”
“건드리지 마라!”
“오호… 붉은 머리 용사가 여기까지 온 것 같군요.”
“그래, 그런가.”
“처리하러 갈까요?”
“말했을 텐데! 네놈은 손대지 마라!”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물러가보겠습니다. 안녕히.”
“이리 쉽게 마의 폭주에 휩쓸리다니…. 하아, 하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로 있게 해 줘…. 으윽….”
“퍽트!”
“환영하지. 붉은 머리 용사여….
“네가 달크 퍽트인가?”
“그렇다.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돌 크리스틴.”
“나를…? 네가 진짜 용사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말이지.”
“전설 따위 상관없어! 나는 너를 쓰러뜨릴 거야! 그리고 에스테리아에 평화를 되찾겠어야!”
“그러려면 이스의 책이 필요하다. 이스의 책이 모두 모일 때 엄청난 힘이 생겨난다. 그 힘을 보고 싶지 않나, 아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힘이 필요하다. 마를 받아들인 내가 손에 넣으면 이 세상은 마에 물들 것이다! 하하하!”
“네게는 절대 넘겨줄 수 없어!”
“역시 마를 받아들인 건가, 퍽트? 부모님을 죽인 마을 사람들이 미워서? 그래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건가?”
“루터, 네가 내 마음을 알 리가 없지. 부모님이 살해당한 내 마음을!”
“확실히 부모님을 잃은 슬픔은 모를 거예요. 하지만 그 슬픔에 이용당해서 마의 길에 빠지다니…. 당신답지 않잖아요, 퍽트!”
“닥쳐!”
“루터씨!”
“루터”
“괜찮나, 도기?”
“으악”
“어떠냐, 아돌 크리스틴! 내 힘을 깨달았겠지! 자, 순순히 책을 내놓아라!”
“누가 네놈 따위에게 넘겨줄까 보냐! 승부다, 퍽트!”
“흥, 바라는 바다!”
(격돌하는 소리)
“아돌군!”
“아돌!”
“내 방해를 하면 죽이겠다!”
“으아악”
“아돌군이….”
“이대로는 당해낼 수 없어!”
“잘도 아돌을 이렇게…”
“으아악”
“고반 두목!”
“고작 그런 걸로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마지막 일격이다, 아돌! 각오해라!”
(아돌의 비명소리)
‘지지 마세요, 아돌 씨!’
“피나, 레아.”
‘당신에게는 우리가 함께하고 있어요. 자신의 힘을 믿으세요!”
“자신의…힘…?”
“아돌 녀석, 일어났군!”
“마지막 힘인가? 그것도 여기까지다!”
(기합 소리)
“크으으으으윽”
“그런 말도 안돼…. 그 검은…설마… 크레리아?”
“좋아, 아돌! 그 기세다!”
“마지막이다! 퍽트!”
“으아아악”
“해냈다!”
“퍽트…”
“네게 쓰러져서…다행일지도 모르겠군….”
“무슨 뜻이지?”
“마의 힘에 지배당하면 내가 내가 아니게 돼… 인간의 마음을 가진 채 죽을 수 있어서….”
“퍽트….”
“가라! 아돌 크리스틴!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라졌다!”
“이스의 책이….”
“퍽트의 서다.”
“이스를 결집한 힘을 여기에 봉인해 둔다…. 여섯 권을 손에 넣은 자에게 그 힘이 주어지고, 그 자야말로 평화로 인도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자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마의 힘을 행사하는 자는 마의 힘에 결국 멸망한다…. 마음을 잊은 번영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
“이것으로 이스의 책 여섯 권이 모두 모였군요.”
“그렇군. 어서 탑에서 내려가자.”
“돌아가면 이 일을 가장 먼저 피나에게 이야기해야겠어.”
“아까부터 피나, 피나 하는데… 피나가 누구야?”
“신경 쓰지 마세요, 누구든.”
“녀석 얼굴이 빨개졌는데…혹시 좋아하는 아이인가?”
“뭐야?”
“뭐야, 뭐야?”
“이번에는 아돌이 빛나고 있잖아!”
“눈부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무슨 빛이…. 눈을 뜰 수가 없어!”
“아돌 괜찮아?”
“몸이….”
“뭐야, 저건?”
“아돌이 공중에 떠 있어!”
“바람이….”
“아돌!”
“아돌군!”
“어디로 간거야, 아돌 녀석?”
“으아아아아악”
빛에 감싸인 아돌은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신전에서 구해준 그 소녀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안해요, 아돌씨….’
‘피나… 어째서….’
이스의 책 6권이 모두 모일 때 엄청난 힘이 생겨날 것이다…. 그 말대로 이상한 빛은 점점 강렬해져서 아돌을 하늘 높이 운반해 갔다. 그리고 아돌에게 이렇게 고했다.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다. 선택받은 용사여, 하늘로 날아오르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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