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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키타 스즈네의 어느 휴일

나에+ 2019. 4. 2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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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키타 스즈네의 어느 휴일


~알람음~♪

"싫은 꿈이네...."

아침에 눈을 뜬 나는, 우울한 기분으로 상반신을 일으켰다.
꿈은 누구라도 컨트롤 할 수 없다. 아무리 쫒아가도 시야에 비친 오빠의 등을 따라잡는 게 불가능했던 꿈이었다.

"꿈 정도는,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면 하는데...."

그런 말을 내뱉으면서, 내 휴일의 막이 오른다.

"오빠 꿈.....인가"

항상 마음 속으론 갈망하고 있는데도, 그 존재가 꿈에 나오는 빈도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선, 귀중한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네.

언젠가 반드시 오빠를 따라잡아 보이겠어. 그 최종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이라도 아끼지 않겠어.
하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달칵)

나는 지금, D반의 일원으로써 매일을 보낼것을 강요받고 있고, 입학때부터 줄곧 A반이며 학생회장까지 하고 있는 오빠와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따라잡겠다니, 입에 담는 것조차 가능한 상황이 아냐.

"하아, 멍청한 이야기네. 이렇게 꿈을 꾸는 것 조차 주제넘는데 말이야."

휴일 아침에는, 대게 요구르트를 먹는다.
가끔 약간 손이 가는 걸 만드는 일도 있지만, 오늘은 전자로 하기로 했다.
딱히 기합을 넣는 일 없이, 편하게 온 종일 집에서 지내고 싶은 기분.

(냉장고 문 소리)


하지만 냉장고 안을 보곤, 내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고 보니.... 식재료가 없었어"

멍청하게도 식재료를 다 썼다는 걸 깜박한 나는, 마지 못해 식재료를 사러가기로 마음먹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점심 시간이 지나면 다른 학생들도 느티나무 몰로 향할 것이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만날 것을 생각하면, 아침에 장을 보러가는 건 현명한 판단이겠지.

내 활동 영역은 그다지 넓지 않으니까. 대부분은 기숙사에 있는 내 방에서 보내고, 가끔 취미로 독서하기 위해 서점에 가는 정도다.
리듬이 깨져서 좋을 게 없다.

"하아, 어쩔 수 없네"

.

.



"이정도면 충분해"

일주일 분량의 식재료를 낭비 없이 갖춰 구매하고, 난 느티나무 몰을 뒤로 한다.
간혹가다 스쳐 지나가는 학생들은, 지금부터 어딘가로 놀러가는 거겠지.

그 중에는 같은 반인 쿠시다의 모습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쪽을 알아차리진 못했기에 말을 걸어오진 않을 것이다.
(이쪽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와도 곤란하니까.

"멍멍!"

"어라?"

"멍멍!"

"어째서.....앗, 저기 잠깐만! 왜 마음대로 친한척 하는 거니? 상대 안 할거야."

"히잉....히잉....."

"그런 가여운 소리를 내도 안 돼"

'강아지....? 이 학교, 분명히 펫샵 같은 건 없었지'

무시하려고 생각하고 있자, 어째선지 강아지는 내게 필요 이상으로 다가와선, 닿을 정도까지 와 있었다.

아무래도 내 손에 있는 식재료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네가 먹을 수 있을 만한 건....이 소세지 정돈데"

 

"하지만 안 돼. 네 주인의 허락도 없이 줄 순 없어"

"히잉....히잉....."

"안 됀다고 했잖니. 그런 반칙같은 귀여운 눈으로 본다고 해도, 안 돼"

"히이잉....."

"엄청난 파괴력이네.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세울 수 있다니, 하아.... 그렇게 먹고 싶니?"

"멍!"

난, 식재료가 들어 있는 봉투에서 소세지가 든 봉투를 밖으로 꺼낸다. 
그러자 강아지는 그 자리에서 킁킁대고 꼬리를 흔들면서 전력으로 기쁨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애는, 평소에 이런 걸 먹고 있는 듯 하다. 

"곤란한 애구나. 어떡해야 할까...."

"멍멍! 멍멍!"

소세지를 꺼내서인지, 좀 전보다 강아지의 기대에 찬 눈빛이 한층 짙어져 있다. 주인이 있다면 허락을 받고 소세지를 주겠지만.....
그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한 개.... 한 개 뿐이야? 부주의하게 주는건, 매너 위반이니까."

"천천히 먹으렴"

"멍멍! 멍멍멍...."

"건방지게도, 귀엽네. 하지만 찬찬히 보니까 어딘지 모르게.... 아야노코지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 그건 아무래도 강아지한테 실례겠네. 

강아지는 순진하게 핥짝거리며 소세지를 핥고 있다.

"넌 좋겠다..... 언제라도 그러고 싶을 때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뛰어들 수 있으니까."


"괜찮다면 그 권리를 내게 양보해주지 않겠니...."

"머엉?"

"후훗, 이런건 이해할 수 없는 말(푸념)이겠지. 넌 잘못한 거 없으니까. 당연해."

"멍멍! 멍멍멍!"

"어"

다 먹었을 때 쯤, 강아지는 뭔가를 발견하곤 꼬리를 흔들며 힘차게 달려갔다. 천천히 뒤돌아보자 주인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챠바시라 선생님이었다. 
왠지 모르게 거북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 나는, 가볍게 인사하곤 기숙사로 돌아왔다.

"이름 정도는 물어보는 게 좋았을까...."

만약 챠바시라 선생님이 기르고 있는 강아지라면, 다음에도 만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고. 난 마음속으로 적당히 강아지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제일 첫 영감(인스피레이션)이 중요하니까. 거기서, 조금 실례지만 아야노코지와 닮았다는걸 생각해 낸다. 

"그렇네...."


"이런 건 어떨까..... 아야퐁."

입 밖에 내보고, 그 자리에서 기각했다. 적어도 강아지에게 붙일 이름은 아니고, 노골적으로 아야노코지의 성분이 짙어져서 역겨워 졌다.
그와는 달리 강아지는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가 있는걸. 
이름이란 성격이나 실체를 잘 나타낸다는 말에 반하고 있어.

"또....만날 수 있을까"

약간 쓸쓸함을 느낀 나는, 머리 정도는 쓰다듬어 둘걸, 하고 조금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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