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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동경하는 마음을 다잡아서]

나에+ 2015. 4. 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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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동경하는 마음을 다잡아서]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143797


 

“어라, 히키가야 선배님, 땡땡인가요?”

 

하교가 시작된 바로 직후의 이런 시간에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과자를 바라보고 있다고 하는 건, 당연히 부활동은 빼먹었다는 거죠? 눈은 썩어있어도 착실한 게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당황하며 땅콩 전병 센베를 선반에 되돌려 놔도 늦었다구요.


“다른 사람의 눈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답니다?”

 

“아, 아니”


어째선지 겸연쩍은 듯 턱을 긁으면서 다른 곳을 쳐다본다. 들은 이야기로는 부장인 유키노시타 선배가 맘대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눈을 번뜩이며 감시하는 모양이지만, 오늘은 잘도 도망쳐 나온 것 같다.

 

“뭐, 그, 땡땡이 아니니까.”

 

“거짓말이거든요. 한창 부활동 하고 있어야 할 때에 편의점에서 과자코너에 있으면서도 잘도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아니, 심부름이라니까.”

 

“그럼, 뭐에요, 심부름이라니?”

 

그렇게 말하고 오렌지색 바구니를 들어올린다. 안에는 컨트리마암이라던가 자체 브랜드의 구운 과자나 차에 곁들이면 좋을 듯한 달콤한 과자들 라인 업이다. 변함없이 단 걸 좋아하는구나. 충치 생겨도 전 모른다구요?


“차랑 먹을 게 바닥이 나서 말이다. 그래서”


“네? 차랑 먹을 거요?”


“유키노시타가 홍차를 타주고 있으니까.”


“아아, 봉사부 셋이서 차 드시는 거였군요. 헤에, 그렇구나.”


“뭐, 그런 거니까.”

 

의욕 없는 옆모습. 원래 반듯하게 생긴 편이니까, 좀 더 다듬으면 멋지다고도 생각하는데. 애당초 동급생 여자애의 심부름이나 하고 있다니 칠칠치 못해. 하야마 선배는 이 선배를 꽤나 높게 사고 있는 것 같지만, 역시 하야마 선배와는 다르다.

 

“넌 어떤데 잇시키, 땡땡이?”


“아니거든요, 물건 사러 온 거에요. 축구부 말이에요.”

 

“혼자서?”


“다, 당연하죠. 전 매니저니까요!”

 

“그래”


뭔가 간파한 듯한 눈. 바구니에 몇 병정도 던져 둔 페트병을 바라본다. 히키가야선배와는 달리, 전 좋아서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가엽다는 듯한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진짜 짜증나니까요. 조금은 불평을 해둬야만 기분이 풀리겠는데요.

 

“애초에 히키가야 선배가 나쁜 거니까요.”


“어랏, 내 탓이야? 그보다 왜 화내고 있는데?”

 

“웃”

 

어렸을 적에 친적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난쳐 오는 사촌 오빠 같은 느낌. 카드 게임 할 적에 내가 들고 있는 패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져준다. 그런 비겁함과 닮았다. 날 어린아이처럼 바보취급 하고선.


“학생회장도 하고 있어서 바쁘니까요, 중노동으로 보충하고 있어요.”


“힘들겠네”


“뭘 남일처럼 말하시는 거에요?”

 

“남 일이잖아?”


“짱나. 선배가 말했었잖아요. 학생회장이랑 매니저를 겸하는 건 포인트가 높다구요.”

 

“그런 말 했었나?”

 

“했거든요, 그 입이 그렇게 말했거든요……엇!”

 

팟하고 손가락을 세움과 동시에 선배의 입술에 살짝 닿아버리고 말았다으아. 으엑-, 남자애의, 그것도 히키가야 선배의 입술에 닿아버리고 말았다구! 임신하기 전에 어서 손을 소독해야만 해! 부실에 있는 응급상자에 소독약 있을려나. 옴 붙었어!

 

“잠, 뭐하는 거냐 잇시키.”

 

“하항, 이런 귀여운 후배한테 닿아 기쁘면서.”


“무슨 말을. 하나도 안 기쁘거든.”


“거짓말이네요. 제 손가락 감촉, 즐겼잖아요?”


“시끄러. 하나도 안 즐겼어.”


“또-또-, 얼굴, 빨갛거든요?”

 

수줍어져서 빨개져 버린 얼굴을 돌리고, 벅벅대며 소매로 입을 닦는 모습 같은 건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두근거릴 정도는 아냐. 2학년이나 3학년 선배 중에선 히키가야 선배한테 몰래 마음을 품고 있는 여자도 몇 명 있는 것 같지만, 이런 사람의 어디가 좋다는 건지.

 

“그럼 전 이만, 이제 가볼게요.”


“어. 열심히 포인트 벌도록 해.”


“쓸데 없는 참견이에요.”

 

나머지 부탁 받은 것들을 바구니에 담으면서 계산대로 향한다. 슬쩍 뒤돌아 보면, 이제 나에겐 관심이 없어져버린 듯이 진지한 표정으로 과자를 고르는 작업으로 돌아가있다. 싫은 느낌. 반의 남자애들은 나와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유 없이 말을 걸어오는데도.

 

Xxx

 

“으, 무거웟!”

 

양 손에 편의점 봉투. 안에 들은 건 페트병. 뭔가 그리운 노랫말 같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느긋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편의점에 이런 큰 봉투 같은 게 있었구나. 지구의 자원을 소중히 여기자고 하는 것 같은 발상은 어디에 있는 거냐고요. 학교까지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몇 개 버리고 갈까, 아냐아냐, 지구의 자원은 소중히 여겨야 해.

 

“자, 일로 넘겨”

 

뜻밖에 쥐고 있던 봉투의 한 쪽 무게가 사라져서 나도 모르게 휘청거릴 뻔하게 된다. “까야! 수상한 사람이에요!”하고 외칠까 생각했지만 안 그래서 다행이었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귀찮은 듯한 눈을 한 채로, 손을 건네온다.

 

“무슨, 속셈인가요?”


“학교 근처까지만 말이다.”

 

“오지랖 넓은 참견이라구요, 혼자서 어떻게든 할거니까요.”

 

“무리 하지 말라니까.”

 

다른 쪽 봉투도 내게서 가져가선, 점점 빠른 걸음으로 학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 이벤트 때에도 이렇게 도와줬었던가. 하지만 그거라고 해도 내가 학생회장이 아니었다면 상관 없었을 거고, 고마워하거나 하진 않을 거야. 전부 히키가야 선배가 나쁜 거니까.


“왜 매번 도와주는 거에요?”

 

“아니, 무거워 보였으니까.”

 

“거짓말. 제 맘을 사려던가 하고 있는 거죠?”

 

“왜 내가 널 좋아한다는 전젠데?”

 

“왜냐뇨, 저 말에요, 귀여우니까요.”

 

“자신이 그렇게 말하냐. 보통은”

 

“안 귀여운가요, 저?”

 

“미적 감각 같은 건 주관적일 수 밖에 없지? 그렇다는 건 나와 잇시키 둘 밖에 없는 이 곳에서는 내가 말하는 것만이 옳은 거야. 그치 않냐?”

 

“뭐에요, 그런 무지막지한 이론은.”

 

“역시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전에 한번 들었던 적이 있어서 말이다.”

 

“누구에요? 그런 의미 불명인 걸 말 한 사람은?”

 

“이상한 여자”

 

히키가야 선배한테 ‘이상하다’던지 형용사가 붙는 여자애라면 꽤나 위험할지도. 평소 사람과의 접점이 없는 것 같지만 의외로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있는 것 같다. 이래저래 하야마선배나 토베선배, 거기에 미우라 선배 그룹 분들과도 사이가 좋은 것 같고.

 

“그래서요, 어떤데요, 저 귀엽지 않은 건가요?”

 

“뭐, 귀여운 편, 이려나.”

 

무관심이라는 건 ‘이게’ 모범답안이에요, 라는 느낌 100%의 억양이 없는 목소리가 들려져 온다. 무리하고 있기는. 사실은 내 얼굴을 가까이에서 차분히 보고 싶은 주제에.


“짱나. 감정이 안 담겨 있잖아요.”

 

“감정이 담겨 있으면 위험하잖냐.”

 

“전 상관없어요. 오는 건 마다하지 않으니까요.”

 

“아니 마다 해. 그보다 외모의 소감을 말했을 뿐이거든. 그뿐이니까.”

 

“[귀여운 여자]는 [좋아하는 여자]잖아요?”

 

“그런 건 중학교 때 졸업했어.”

 

“또 거짓말. 선배 주위는, 귀여운 여자애들뿐이잖아요.”

 

“그런가?”

 

“그렇거든요.”

 

애당초 유키노시타 선배나 유이가하마 선배, 거기에 크리스마스 이벤트에서 대화에 빠져있던 포니 테일 선배라던가 학교에서도 톱 클래스의 여자애와 사이 좋은 듯하게 보이고 있으면서 그런 말을 하나요? 그러면서 ‘난 인기 없어’라니 한 마디로 여자의 적, 용서 할 수 없어요!

 

“히키가야 선배님은, 사귀고 있는 사람, 없나요?”


“왜 그런걸 물어보는데?”


“참고로요, 별로 참고는 안 되겠지만요.”


“그럼 물어보지마.”


“있는 건가요, 좋아하는 사람.”


“글쎄다. ‘좋아한다’는 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있긴 해.”


“흐응, 유키노시타 선배인가요?”


“뭣!?”


“그리고, 유이가하마 선배죠?”


“너 말이다, 왜 그 녀석들의 이름을!?”

 

“보고 있으면 안다구요. 빤히 보이는걸요.”

 

뭘 ‘이제 와서’같은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건가요. 내가 보고 있는 걸로만 보자면, 매번 셋이서 사이 좋은 듯이 있으면서. 대체로, 유키노시타 선배나 유이가하마 선배의 눈동자, 사랑을 하고 있는 소녀의 눈이잖아요. 그걸 알지 못한다는 건, 근본적으로 이 선배는 어딘가 이상한 걸지도.

 

“그 뭐냐, 그 녀석들은 좀 친한 부활동 동료 같은 건데”

 

“거짓말이네요.”

 

“어째서 단칼에 잘라 말하는데”

 

“특별한 감정이 있으면서”

 

“야, 그 말투는 내가 변태 같잖아.”


“비슷한 거에요.”

 

중학교가 있는 곳을 지나, 단지거리로. 어린이 집에서 돌아오는 길의 손을 잡고 있는 가족과 엇갈린다. 양 손 가득히 페트병을 들고 있는 히키가야 선배. 어딘가 벌을 내리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런 멋진 선배들과 친구라니, 부러워요.”

 

“친구 아니거든.”


“그럼 뭐에요, 애인?”


“아니, 친구 신청조차 거절당했었고.”

 

“또 거짓말”

 

“거짓말 아니라니까, 2전 2패.”

 

“심하다, 승률 0할이잖아요.”

 

“그, 그러니까 친구는 아냐.”

 

“흐응,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요.”

 

어쩐지 점점 화가 난다. 이 내가 가진 힘을 전부 쏟아서 하야마 선배를 돌아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선배라는 사람은 아무런 노력 없이 교내에서 톱 클래스의 여자애의 마음을 독차지하고 있으면서. 하물며 자각이 없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이네요. 최고의 스테이터스를 손에 넣으셨으니까요.”

 

뭘 화내는 걸까. 오늘의 난 조금 이상하다. 조금 전부터 불필요한 말을 하게 된다. 공원을 빠져 나와 버스 길을 가로지르면 곧장 학교인데도. 아무래도 입다물고 있을 수가 없다.

 

“뭐냐 ‘스테이터스’라니?”

 

“아하핫, 유키노시타 선배나, 유이가하마선배 같은 반짝이는 사람 말이에요.”

 

“잘 모르겟는데.”


“반짝이는 사람하고 사귀기만 하면, 주위에서 인정해주잖아요!”

 

아니, 무슨 말을 해버린 거야. 나. 봉사부의 사람들의 그런 사이가 아니란 걸 알고 있을 터인데. 내가 곤란해하던 때에 셋이서 도와줬는데도. 나란 애는 최악이다. 하야마선배라고 하는 스테이터스를 손에 넣어서 주위에서 인정해줬으면 했던 건 나였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

 

“진심으로 말한 거냐?”

 

“죄송합니다….조금 전은 없던 걸로 해주세요.”

 

“잇시키, 너 말야, 그런 걸 동경하고 있냐?”

 

뒤돌아 본 얼굴은 평소처럼 평온하면서도 의욕이 없어 보인다. 차라리 고함을 치거나 때리거나 하는 게 낫잖아. 어느 쪽이라고 해도 이젠 틀렸다. 분명 히키가야 선배는 날 최악의 여자애라고 생각하고 있어. 사실은 봉사부의 셋처럼 사이 좋게 지내고 싶었는데….

 

“저는요, 이런 성격이니까요. 친구 같은 거, 없어서요.”

 

“뭐어, 그걸 나한테 말하는 건 가혹하잖아.”

 

“뭐라도 주위에서 인정해줬으면 해서요, 그래서.”

 

“아니지.”

 

“엇, 뭐가 아닌 건가요?”

 

“[뭐라도]가 인정해줬으면 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정말이지. 진짜아. 언제까지 이런 바보 같은 후배한테 마음 쓰지 말고 냉큼 가 버리면 될 텐데. 숙이고 있는 시선의 끝에 보이는 신발은 조금도 움직일 기미가 없다. 이 선배에겐 이런저런 불평을 해주고 싶지만, 우선은 섬세함의 의미를 가르쳐 줘야만 하겠는걸.

 

“저 같은 건 내버려두고, 먼저 가세요.”


“짐이 무거웠으니까. 조금 쉬고 있을 뿐인데.”

 

공원의 울타리에 앉아서, 색색의 블록의 이음새를 눈으로 쫓는다. 편의점 봉투를 교차해 들면서 들려오는 페트병이 부딪치는 소리. 꽤나 미지근해져 버렸으니까, 필시 축구부의 사람들도 불평할지도. 하지만, 뭐, 괜찮아.

 

“저요, 축구부의 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 것 같네.”

 

“학생회장도,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알고 있어.”

 

조금 전부터 언짢았던 이유를 조금은 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답답하던 가슴이 풀려서, 눈앞이 열린 느낌. 그렇다고 해도, 이 선배 앞에서 두 번이나 우는 얼굴을 보이게 되다니, 내 자존심은 갈기 갈기 찢겨버렸다구. 가족 앞에서도 보여준 적이 없는데.

 

“전, 귀여운 거 말고는 쓸모가 없으니까요.”

 

“자기가 말하냐, 보통.”

 

“안 귀여운 가요, 저?”

 

“뭐어…. 엄청나게 귀엽, 다고 생각하는데.”

 

 

“심술쟁이.”

 

Xxx

 

“어라, 히키가야 선배님. 또 땡땡이에요?”

 

하교가 시작된 바로 직후의 이런 시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 눌러 붙어 있는 학생은 골수 귀가부거나, 부활동을 빼먹고 있는 불량한 사람인 게 분명하다. 그런 나쁜 아이는 학생회장인 내가 용서하지 않을 거라구요.

 

“아니, 차랑 먹을 거 사러 나온 건데.”

 

“흐흥, 다른 사람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으니까요.”

 

“속인다거나 안 하거든.”

 

“변명은 좋지 않다구요, 확실하게 유키노시타 선배한테서 들었는걸요오.”

 

몇 걸음 다가가서 입술을 손가락으로 눌러 막는다. 이제 와서 아닌척해도 늦었으니까요. 증거는 확실하게 쥐고 있는걸요. 후훗.

 

 

“차랑 마실 걸 사오라는 말은, 한 번도 한적이 없다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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