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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오해의 해

나에+ 2015. 4. 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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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723411

 

[오해의 해]

 

마라톤 대회 뒤풀이라는 이름의 하야마 하야토 우승 축하회는 무사히 진행되고 있고, 주위의 소음은 한층 더 시끄러워졌다.

모두가 한결같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식사를 즐기고 있는 도중에, 난 혼자서 바 카운터에 기대서서 얼마 남지 않은 진저에일을 입으로 가져갔다.

조금 전에 하야마가 말했던 것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기에, 아무리 해도 즐거운 기분이 들지 않았다.


[……깨닫지 못했어?]

 

[하긴 모른다면 상관 없으려나…….]

 

유키노시타에 대해서 내게 향했던 말.

하야마는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런 두리뭉실하게 돌려 말하는 말투만으로는, 하야마가 의도했던 것을 헤아릴 수 없었다.

아마 그 녀석은 일부러 그런 말투를 하고느, 그걸 얼버무렸던 거겠지. 변함없이 대하기 힘들고 싫은 녀석이다.

확실히 나는 유키노시타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알고 있는 거라면 평소에 부활동을 하고 있을 때의 그녀의 모습이라던가, 책을 좋아한다던가 판씨를 좋아한다던가. 아, 그리고 고양이도 좋아했지. 고양이와 있을 때에는 고양이어를 구사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냐-하고 말했었나. 아, 그건, 응. 좀 모에하네.

허나, 그 정도다.

유키노시타는 그다지 자신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이번에 미우라의 의뢰를 받고 처음으로 약간 그녀의 집안과 하야마의 집안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지만, 그다지 많이 말해주지는 않았다.

옛날부터 일에 있어서 교류가 있었던 유키노시타 집안과 하야마 집안 사이에는, 그녀가 말했던 것 말고도 수많은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은 소꿉 친구이자, 두 사람 사이의 과거에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이번에 두 사람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어째선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과거의 무언가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도. 그걸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것을 들어도 괜찮은 걸까. 유키노시타가 싫어하지는 않을까. 겨우 이렇게까지 회복 한 봉사부의 관계를 다시 밑바닥까지 떨어뜨려버리는 건 아닌지.

이럴 때에, 미우라의 그 곧고 원하는 걸 원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성격을 부럽다고 생각한다. 미우라라면 이번처럼 자신이 상대가 상처 입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하야마가 했던 발언의 의도도, 유키노시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지. 이 건에 관해서는 보류하는 것으로 하자, 일단 자신의 감성을 리셋해야겠지.

손에 든 잔의 진저에일은 이미 없어져 있었고, 얼음이 녹은 물이 약간 고여있을 뿐이었다. 그걸 홀짝이고 있자, 내 시야 밖에서 돌연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나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지?”

 

“히익! ……미우란가.”

 

“그렇게 놀랄 거 없잖아!”

 

솔직히 깜짝 놀랐다. 말을 걸어온 것도 그렇지만,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영역 안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다는 것에 대해서 놀랐다. 주위의 기색을 모르게 될 정도로 난 생각에 빠져있었던 건가. 그보다 미우라, 가까워. 가깝다고. 내 등에 어깨가 닿아있다고. 그만 해. 의식해버리니까. 그리고 좋은 냄새다.


“너, 잔 비었잖아. 가져 와 줄게. 콜라?”

 

“아, 아아, 미안. 진저에일로 부탁할게.”

 

“어-.”

 

그렇게 말하고 미우라는 바 카운터 위의 무료 음료인 진저에일과 자신이 마실 콜라를 손에 들고 돌아왔다.

 

“응, 진저 에일.”

 

“어, 땡큐.”

 

미우라의 손에서 진저에일을 받아 들고, 단숨에 들이킨다. 목 안에서부터 아려오는 싸한 맛이 기분 좋다.

미우라도 내 옆에서 콜라를 한 모금 마신다. 두 사람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바 카운터에 기대어, 즐거운 듯이 떠들고 있는 녀석들을 바라본다. 고 하지만, 왜 미우라씨가 여기에 있는 거지? 일부러 날 매도하려고 온 건가?

하지만, 미우라는 평소와 같은 고압적인 말투가 아니라, 약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이런 때에도 혼자네.”

 

“이럴 때 말고도 혼자다만.”

 

“히키오다워.”

 

“그래?”

 

“응.”

 

“그렇네.”

 

뭐지 이 대화는. 뭔가 미우라하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만한 느낌이 아닌데. 그야말로 토츠카와 이야기 하고 있을 때와 같은 안정된 분위기.

미우라는 콜라가 들어있는 잔을 바 카운터에 놓고는 내 앞에 선다.

 

“그러고 보니까, 좀 전에 유이한테서 들었는데, 너, 하야토한테 진로에 대해서 들은 게 마라톤 대회 중이었다지?”

 

“어.”

 

“그 하야토한테 붙어서 이야기 할 수 있다니. 굉장하잖아. 너, 마라톤 잘해?”

 

“안 굉장해. 따라 잡는 게 고작이었고, 그 덕분에 넘어져서 이렇게 돼버렸거든.”

 

나는 교복 바지 자락을 걷어 올리고 아까 유키노시타가 감아준 붕대를 미우라한테 보여준다. 그러자 미우라는 얼굴을 흐린다.

 

“……그래. 미안 히키오. 네가 이렇게까지 해 줬는데도, 확실하게 고맙다고 안 해서.”

 

걷어 올렸던 바지 자락은 이미 내렸는데도 미우라의 시선은 조금 전에 보여준 붕대위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아아, 그건 별로 신경 안 써.”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지만, 미우라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시선을 들어 올려다보면서 나를 본다.

 

“……그렇담 왜 그렇게까지 해서 나아의 의뢰를 들어줬는데?”

 

평소의 다른 사람(특히 나)를 쏘아 맞출 듯한 시선이나 오만불손한 태도는 어디 가고, 올려다 보면서 상냥하게 묻는 미우라. 뭐야 이거. 귀여워. 핫, 지금 깨달았지만, 이게 갭모에라는 건가! 츤데레의 데레부분인가!

흠, 솟아나는 갭모에 마음은 둘째 치고, 미우라의 물음에 대답을 해야겠지.

 

“……그건, 내가 봉사부 부원이고, 네가 의뢰를 해왔으니까.”

 

평소보다는 조금 빨라진 심장 박동을 추스르면서, 극히 평소처럼 대답했다. 하지만, 그 대답에 미우라는 납득이 가질 않는 다는 표정으로.

 

“………진짜 그거 뿐?”

 

“….”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는 미우라로부터 시선을 차단했다. 사실은 미우라의 의뢰를 수락했던 이유는 있다. 그것도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실행했다는 간단한 이유가 아니라, 나 자신이 받아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하지만, 그걸 미우라한테 말하는 건 뭐라고 할까, 부끄럽다. 나에 대해서도 약간은 이야기해야만 하게 되니까.

거기서 문득, 마라톤 대회에서 내가 하야마에게 퍼부었던 대사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미우라는 여자 퇴치약으로 제격이든?]

 

지금 생각해봐도 최악의 대사다. 아무리 하야마를 추궁하려고 했다고는 해도, 무슨 말을 해버리고 만 거지. 하지만 입 밖에 내 버리고 만 말을 안 했던 걸로는 할 수 없다. 지금 그녀에게 가능한 속죄는, 그녀가 바라고 있는 것에 응해주는 게 아닐까.

이런 경우라면 내 부끄러움은 나중이다. 그렇게 정하고는 숙이고 있던 시선을 들어서, 미우라를 본다.

 

“……저기, 웃지 말고 들어 줄래?”

 

“……응.”

 

이번에는 미우라가 시선을 숙였다. 평소 같으면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여자애 같은 대답과 같이.

 

“처음에는 결과만 대충 날조해서 속이려고도 생각했어. 여하튼 2지선다니까 틀릴 확률은 50%, 확률적으로는 나쁘지 않았고, 하야마도 좀처럼 말을 해주지 않았으니까 말이지.”

 

“……너 답네.”

 

그리고 미우라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반쯤 뜬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하지만 말야.”

 

그렇게 말하고, 한 번 틈을 둔다.

 

“네가 부실에서 유키노시타한테 덤벼들었던 거, 기억하고 있냐?”

 

“……응.”

 

미우라는 기억이 떠올라선지, 유키노시타한테 잡혔었던 손으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그 때 내가 물어본 것도 기억하고 있어?”

 

“그건….”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됐어. 그 때 난, 하야마가 진로를 알리고 싶지 않다는 걸지도 모르잖아? 퇴짜맞을지도 모른다고? 라고 물었어. 그랬더니 넌 두말없이 승낙하곤 그래도 알고 싶어, 라고 답했지.”

 

“응, 그건 기억 나.”

 

“솔직히 감탄했어. 평소에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을 법한 네가, 하야마의 과거도 미래도 포함해서 지금 같이 있고 싶다고 다언했던 게.”


그 때의 일이 생각났는지 미우라의 뺨에 붉은 색이 퍼졌다.

 

“거기에, 내가 원하는 것에 비슷하게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말한 후에, 약간 부끄러워져서 양 뺨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네가 원하는 거?”

 

“말 안 하면 안 되냐?”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 안 해도 되고.”

 

오늘의 미우라는 뭐라고 할까 상냥하다. 평소의 미우라라면 억지로라도 말하게 할 텐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평소와 다른 미우라와 이야기 하고 있어선지, 내 입도 수다스럽게 된다.

 

“그런가. 그럼 간단히,만.”

 

나는 기침을 한 번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부끄러움에 시선을 미우라에게서 피하곤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게는 원하는 게 있어. 하지만 그건 정말 있는지 어떤지 몰라. 왜냐면 난 그걸 본 적이 없으니까.”

 

“….”

 

“…하지만, 미우라. 네가 했던 말, 감정, 그건 내가 바랬던 것으로 가는 하나의 방식이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어.”

 

“….”

 

“그 방식이 옳은지는 모르겠고, 좋은 결과가 보장된다는 게 아닐지도 모르지.”

 

“….”

 

“하지만 내게 있어선 그런 방법이 있구나, 그런 간단한 걸로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

 

“….”

 

“그래서 네가 바랬던 게, 진실된 것인지 아닌지 결말을 알고 싶어졌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힌트가 되려나 하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네 의뢰를 받아들였어. 그리고,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야 말았다. 아- 이래선 안 되는데. 미우라는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이런 이유도 모를 이야기를 갑자기 들으면 소름 끼치겠지. 역시 타인에게 본심 같은 건 말 할 게 못되네. 라기 보다, 집에서 나올 게 못되네. 빨리 돌아가자. 그리고 빨리 이불에 뛰어들어 미우라한테 말했던 걸 잊어버리자. 그렇게 하자.

하지만, 미우라의 반응은 내가 상상했던 그것과는 달랐다.

 

“……그랬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상냥하게 부드러우며 포근한 미소를 내게 돌려주었다. 어라? 이게 무슨 일이지? 이런 미소 보여주면 좋아하게 돼버린다고? 안 돼. 안 돼. 우선은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 앗. 그렇지.

 

“그, 그래! 눈물로 팬더 눈이 됐던 미우라도 귀엽기도 했었고!”

 

나는 미우라가 의뢰하러 왔을 때, 울며 카디건 소매로 눈을 문질러서 마스카라가 녹아 팬더 눈이 돼버렸을 때의 이야기를 해 줬다. 그때의 미우라는 화장이 완벽했던 미우라보다도 여자애다워서, 확실히 귀여웠으니까.

그러자 미우라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깜빡인 뒤, 귀까지 빨개져서는 항의해왔다.

 

“귀엽다니!,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히키오!”

 

미우라는 바 카운터에 놓아 둔 콜라를 쥐고는 단숨에 마쳤다. 그리고 기세 좋게 잔을 내려놓고는 후우, 하면서 숨을 내 쉰다. 그리곤 뭔가 깨달은 듯이 이쪽을 보고는 거만한 시선을 내게 던진다.

 

“……하하-앙. 히키오. 너, 나아를 좋아하는 거 아냐?”

 

[좋아해!?]

 

덜컥, 하는 소리가 나며 회장 안의 어딘가의 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런 거에 신경 쓰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것보다 이걸 어떻게든 해야만 해!

 

“마마마마마, 말도 안 돼! 아니거든!”

 

결과, 너무 당황한 나머지 엄청나게 버벅대고 말았다.


“풉, 히키오 진짜 뿜겨”

 

“너 때문이거든!”

 

“후후후”

 

변함없이 미우라에게서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결국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던졌던 농담이, 내게로 되돌아 와버리고 말았다. 뭐야 이거 한심해…. 외톨이는 익숙하지 않은 건 안 하는 게 좋아요!


“그래서, 힌트는 됐어?”

 

잠시 후, 미우라가 조금 전의 이야기를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응. 아직 모르겠어. 한 가지 방법을 볼 수 있었던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 이제부터 다른 여러 방법도 보고, 가장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해 볼게.”

 

“……그러네. 그게 좋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며 미우라는 다시 작게 웃었다.

 

“너도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나-아, 너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었어. 의외로 좋은 녀석이잖아.”

 

“좋은 녀석이라는 말은 하야마 같은 녀석을 말하는 거지. 난 좋은 녀석이 아냐. 외톨이이자 반의 단역 정도가 딱 알맞아.”

 

“정말이지 삐뚤어졌잖아. 인정을 받았으면, 그래, 고마워라고 하면 되는 거야.”

 

“……그래. 고맙다.”

 

“그럼 됐어.”

 

“정말, 에비나가 말했던 대로네.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녀석에겐 솔직하잖아.”

 

“딱히 미우라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는 생각 안 하니까.”

 

“그럼, 다음에 데이트라도 할래? 네가 쏘는 걸로.”

 

[데이트!?]

 

또 다시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지만, 모르는 척을 해 두자.

 

“아니, 거절해둘게.”

 

“히키오답네.”

 

그리고 미우라는 모습을 정돈하곤, 다시 내게 감사의 말을 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고마워. 이렇게 상처투성이가 되어서도, 나-아의 의뢰를 완수해줘서.”

 

“별로 신경 안 써.”

 

“응.”

 

“그럼 나-아는 하야토한테 가 볼게.”

 

“그래, 재미있게 놀아.”

 

“너도.”

 

“….”

 

그렇게 말하며 미우라는 살랑대며 손을 흔들고 원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갔다.

뜻밖에도 미우라의 나에 대한 오해는 풀린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 일을 통해서 미우라라는 인간을 오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인상을 고쳤다.

지금까지의 나는 오해도 하나의 대답이자, 구태여 다시 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미우라에게 인정받았다고 할까, 오해가 풀린 것에 대해 적지 않은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이 심경의 변화도 그녀의 방식과 사고 방식에 닿은 영향인 걸까. 그렇다면 오해를 푸는 것도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남은 진저에일을 목에다 흘려 넣고 있자, 바보 같은 목소리와 냉기를 방출하는 발소리가 내게 다가왔다.

 

“힛키 잠깐만!? 유미코를 좋아해!? 데이트 하는 거야!?”

 

라며, 유이가하마가. 어떻게 봐도 화내고 계신다. 만화라면 뿡뿡이라는 의성어가 붙어 있을 것 같다.

 

“진성M가야는 미우라 같은 여왕님 타입을 좋아하나 보구나. 이대로라면 미우라가 범죄자 예비군인 진성M가야의 독니의 희생양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겠는걸. 여기서는 정말, 진심으로 유감이지만 봉사부 부장인 내가 책임을 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히키가야의 여왕님이 되어 조ㄱ, 아니 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고, 유키노시타. 어떻게 봐도 화내고 계신다. 만화라면 눈보라를 뿌리며 휘잉-하는 의성어가 붙어 있을 것 같다.

 

“유이가하마씨, 유키노시타씨, 조금은 침착하시죠?”

 

하며 뭐라고 말은 해봤지만, 이 두 사람이 그런 걸로 침착해질 리도 없이,

 

“나두 여왕님처럼 해볼까아-! 우선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여왕님이라고 한다면, 채찍 같은 게 정론이지 않을까?”

 

“에비나씨?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두 사람의 대응을 한다고 정신 없는 동안, 다크호스 에비나가 엄청난 조커를 이쪽으로 던져왔다.

 

“긍가아- 채찍이구나-. 집에 있었던가?”

 

야야, 바보 너. 일반 가정집에 그런 채찍 같은 게 있을 리 없다고? 있다고 해도 어디에 쓸래? 일하지 않는 니트에 휘두르는 거야? 싫어, 나, 일해야지.

 

“걱정하지 말렴. 유이가하마. 아마 우리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야야, 유키노시타. 어째서 너희 집에 채찍이 있는 건데? 누구한테 휘둘렀던 거야? 앗, 역시 알고 싶지 않아.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 않아.

 

“그럼 유키농, 부탁해!”

 

하고 유이가하마가 즐거운 표정으로 유키노시타의 손을 잡는다. 하아, 왜 이렇게 된 거람….

 

“정말이지 히키타니는 질리지가 않는걸-.”

 

라는 에비나씨. 정말이지 너 때문이라니까!


“……남의 일이구만.”

 

“남의 일이니까 재미있잖아. 지금까진……말이야.”

 

“아 그러셔?”

 

“정말 무정하다니까-.”

 

에비나와의 별거 아닌 대화에서 뭔가를 착각했는지 바보가 다시 떠들어댄다.

 

“뭣!? 이번엔 에비나인 거야? 우우, 아무래도 BL은 조금….”

 

“잠깐만 유이. 그건 편견이야! 한번 읽으면 빠져드니까! 원한다면 내 비장 컬렉션을….”

 

“그래. 유이가하마. 부내에서 범죄자가 나오는 거에 비하면, 여왕님이든 BL이든……. …그러니까, 저기, 하지 못할 것도 없어!”

 

“….”

 

이 소동의 원인인 미우라를 반쯤 감긴 눈으로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하야마와 즐겁게 대화하는 중이었지만, 내 시선을 눈치채곤 방긋이 미소로 답해주었다.

후우, 저런 얼굴을 하면 책망할 수가 없잖아.
여하튼, 나는 그녀들의 오해를 풀어야만 하니까 말이지.

 

““잠깐, 힛키(히키가야)!!””

 

 

……이쪽의 오해는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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