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드라마 CD: 이설 또 하나의 펠가나 모험기
유튭은 여기서 들어볼 수 있음. 와 근데 내가 이스 설정을 1,2 이후로는 크게 신경을 안써서... 나무위키랑 이런 거 보면서 등장 인물 이름이나 이런 거 좀 다시 확인해야 했다. 관련 내용이 없는 것도 있는데 이게 한국어로 어떤 느낌의(캐릭터 성격이라던가...) 번역을 해야 할지 좀 고민되더라, 으음... 어렵다. 특히 갈바란의 말은, 뭐랄까 다시 문법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되게 되더라. 역시 번역은 관련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하는게 좋은 거구나....
"갈바란 녀석... 죽어라!"
(갈바란과의 싸움소리, 갈바란의 그르렁 소리)
“나는 여기에 남겠어.”
“어?”
“갈바란이 부활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게 내 생애의 의무니까.”
“….너!”
“네가 여기 남는다면, 나도 여기에 남을거야. 제노스!”
자네는 아돌 크리스틴을 알고 있나? 붉은 머리 아돌이라 불린 그 위대한 모험가에 대해서. 그가 남긴 100권이 넘는 모험일지는 역사가들의 훌륭한 연구 자료가 되어, 아돌 크리스틴의 실체에 가까워지려 지금까지 다양한 해독본이 출판되어 왔다. 이것도 그 중 하나, 펠가나 지방의 역사를 연구하던 모리스 루베르에 의해 쓰여진 또 하나의 이야기이다.
(갈바란의 그르렁 소리)
이설(또다른 견해) 또 하나의 펠가나 모험기
(갈바란의 그르렁 소리)
“으, 읏! 아아… 여기가 펠가나인가?”
“그래, 내 고향이지. 마을은 이쪽이야. 가자, 아돌.”
“응.”
고대 왕국 이스를 둘러싼 모험으로부터 2년, 나는 도기와 함께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있었다. 다섯 살 위인 도기는 믿음직한 형이자,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친한 친구이자, 그리고 어느샌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파트너가 되어 있었다.
“으아아아…. 지독한 짓을 해놨군.”
“비석…같은 그런 건가?”
“이거? 이건 도조신이라고 하는 건데. 정령 신앙의 흔적이지.”
“정령 신앙?”
“나도 잘은 몰라. 아주 옛날 이야기니까. 헤헷. 하지만 이렇게 엉망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역시 그 소문은 정말일지도 모르겠네.”
어느 마을에서, 나와 도기는 펠가나의 이변을 듣게 되었다. 이상 기온에 의한 작물 흉작, 화산 활동의 활성화, 그리고 1년 전부터 출몰하기 시작한 마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우리는 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렇게 나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
“아아, 하지만 이것만으로 마물이라고 단정짓기는 너무 이르려나.”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앗, 뭐야, 방금 그 소리?”
“마물?”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싫어… 오지 마! 도와줘!”
“마물 녀석!”
“이거나 먹어라!”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쓰러지는 소리)
“괜찮으세요? 다친 데는?”
“하아… 하… 네… 앗…”
“소문이 사실이었다고? 말도 안돼. 어째서 펠가나에 마물 같은 게 있는 거야?”
“도기? 도기 맞지?”
“엣?”
“도기를 알아?”
“아니, 넌 대체…”
“정말이지…. 옛날 오빠랑 셋이서 함께 뛰어놀던 소꿉친구거든? 잊었다는 말은 못 하게 할 거야.”
“어? 그럼 너 혹시 엘레나? 아니, 하지만 내가 아는 엘레나는…왈가닥에, 빼빼 마르고, 남자같이 말안듣던 그런…”
“그때부터 몇 년이나 지났다고 생각해? 8년인걸. 어서와. 도기.”
“그래. 다녀왔어. 아, 이쪽은 내 파트너 아돌.”
“아돌 크리스틴입니다.”
“엘레나 스토다트입니다. 위험에서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별거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도 그 엘레나가 말이지… 그러고 보니, 너, 자주 커서 오빠의 신부가 되겠다고 말했었지? 잘 지내? 체스터는.”
“아… 지금은 마을에 없어…. 얼마 전부터 나가 있거든…아, 그보다 도기도 그렇고, 아돌 씨도 오늘은 마고 아주머니 댁에서 잘거지? 또 마물이 나타나기 전에 빨리 마을로 가자.”
“그렇군. 가자, 아돌.”
“응.”
“안녕하세요, 마고 아주머니. 그리운 사람들을 데려왔어요.”
“어머, 엘레나. 누구야? 그리운 사람이라니.”
“나야, 나. 도기라고.”
(그릇 깨지는 소리)
“어... 너... 정말 도기 맞아?”
“그래, 틀림없는 진짜 도기 님이라고.”
(뺨 맞는 소리)
“아파!”
“뭐가 도기 님이야! 얼마나 걱정한 줄 알어? 8년 전에 뛰쳐나간 뒤로 지금까지 얼굴 한번 안 비치고는.”
“그러니까 돌아왔잖아. 이아줌마야. 헤헤, 당분간 신세 좀 질거니까. 잘 부탁해. 아, 그리고 이쪽은 파트너인 아돌이라고 해.”
“아돌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마고. 도기의 부모 같은 사람이에요.”
“어?”
“그러고 보니 아직 말 안 했었나. 내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어.”
“처음 듣는 이야기야.”
“누추한 숙소지만 편히 쉬었다 가렴, 아돌. 자, 두 사람 다 배고프겠지? 솜씨 좀 부려서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
“으으으으이! 나와라, 체스터!”
“엣…”
“아아, 또 저렇게 꽐라가 돼선…”
“누구지?”
“맥과이어 밑에서 일하러 왔다던데, 그런데도 문전박대를 당해서 저렇게 깽판 치고 있는 거야.”
“맥과이어? 그 억만장자 영감탱이, 아직 안 죽었나?”
“어? 어이, 엘레나!”
“저기, 지금 체스터라고 하셨죠?”
“그래! 용병을 찾고 있다고 해서. 하르바르 갈만에서 와 줬더니… 그 망할 자식이!”
“어디서? 어디서 오빠를 보셨어요? 부탁이에요, 알려주세요! 제발 알려주세요!”
(취객의 코골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체스터는 일하러 나간 거 아니었어?”
“반년 전에 한동안 돌아올 수 없다고 쓴 편지를 남기고는 그대로 소식이 없어… 살아있는지 어떤지도.”
“행방불명됐다는 거야? 왜?”
“큰일났다!” 디그레이 채석장에 마물이 나타났어!”
(모두의 놀란 목소리, 발소리, 문소리)
“체스터는 없어졌지, 마물은 나오지… 도대체 펠가나는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없는 동안 여기도 꽤 많이 변했으니까.”
“누구 없나! 우리랑 같이 촌장을 구하러 가 줄 사람? 촌장만 늦게 도망쳐서 아직 채석장 안에 있어!”
“네? 아저씨가요?”
“나는…”
“나도… 오늘은 좀 배가 아파서.”
“내가 가지, 제럴드!”
“저도 가겠습니다!”
“하지만 마물이….”
“맡겨만 줘! 에드거 촌장은 엘리나와 체스터의 부모나 마찬가지니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고마워. 도기, 아돌씨!”
“고마워. 이쪽이야!”
“네!”
(뛰어가는 발걸음 소리)
“나는 이쪽으로 가볼게”
“그럼 나는 이쪽이다!”
“저는 여기로.”
우리는 나누어서 촌장을 찾기로 했다.
“에드거 촌장님! 계십니까? 계시면 대답해 주세요!”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나타났군, 마물 자식!”
(칼소리, 기합소리)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큭, 끝이다!
(마물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쓰러지는 소리)
“응? 뭔가 떨어졌어? 이건… 조각상인가… 그런데 묘하게 기분 나쁜 무늬네 이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냐, 촌장을 찾아야 해!”
“에드거 촌장님! 어디 계십니까? 에드거 촌장님!”
“크윽, 역시 안돼나…. 제길. 다리에 상처만 아니었다면.”
“에드거 촌장님!”
“여기야! 여기에 있다고!”
“에드거 촌장님이시죠? 다행이다. 무사하셨군요.”
“덕분에 살았어. 혼자서는 몸을 가눌 수가 없어서 말이야. 허나, 못 보던 얼굴인데?”
“전 아돌입니다. 아돌 크리스틴.”
“좋아, 이 일대 주변을 찾아라. 조각상을 발견하면 바로 나를 부르도록.”
“네!”
“앗… 누군가 온다.”
“체스터!”
“누구인가 했더니 에드거 촌장님이셨습니까?”
“앗, 네가… 체스터!”
“너는 처음 보는 얼굴이군. 뭐 상관없나. 이 채석장은 맥과이어 님의 명에 따라 이미 폐쇄되었다. 그 노인을 데리고 얼른 나가도록. 앗… 네놈, 어디서 그걸….”
“엣? 이 조각상 보고 하는 말인가?”
“그건 맥과이어 님의 것이다. 이리 넘겨라!”
“에드거 소장님! 계십니까!”
“도기다!”
“뭐야? 아돌한테 선수를 뺏겼나. …체스터. 체스터잖아! 나야 나, 도기라고! 오랜만에 돌아왔다는데 행방불명이라고 해서 걱정했잖아! 바보 자식!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그 이상 가까이 오지 마.”
(칼 꺼내는 소리)
“체스터?”
“펠가나 영주 맥과이어 백작 각하를 섬기는 기사. 그게 지금의 나다, 도기.”
“맥과이어를 섬기는 기사라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어이어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체스터!”
“서로 어른이 되었다는 거다.”
“잠깐 기다려! 엘레나 녀석, 너를 계속 찾고 있다고. 연락이라도 해 줘, 하나뿐인 여동생이잖아.”
“나 같은 건 잊어버리라고, 그렇게 네 입으로 전해 줘.”
“체스터….”
“그리고 두 번 다시 우리를 방해하지 마라. 그 목숨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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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오빠가 그런 말 할 리 없어. 잊으라니….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선 그런 말 할 리가 없어!”
“엘레나!”
“어이, 무슨 일이야 엘레나.”
“다녀왔습니다. 약 사 왔어요.”
“꺄앗 죄송해요.”
“엘레나! 뛰쳐나갔어.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 거야?”
“아… 저질렀군.”
“설마, 저 이야길 엘레나한테….”
“아니, 말할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어. 그냥 체스터는 잘 지낸다고 말하려다… 아... 최악이야….”
“아니, 이걸로 잘 된 걸지도 몰라. 맥과이어 곁에 있는 이상 조만간 만날 테니까. 그때 체스터 입으로 드는 것 보다야…. 이걸로 된 거야.”
“역시 나 엘레나를 찾아올게.”
“나도 갈게, 도기 아, 맞다. 이거 맡아주시겠어요?”
“아... 이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징그러운 조각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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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성월의 조각상을 가져갔다고, 체스터!?”
“죄송합니다, 맥과이어 님.”
“조각상은 하나라도 빠지면 의미가 없어! 4개 전부 갖춰져야 해!”
“반드시 되찾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세 개도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제노스의 힘만 손에 넣으면 본국은 물론 에우로파 전토조차 손에 넣는 것도 꿈이 아니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겠다 체스터!”
“네! 반드시 맥과이어 님의 기대에 부응해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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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티글레 채석장으로 가서 엘레나를 찾았다. 이전과 같이 둘로 나뉘어 나는 눈 앞에 나타나는 마물을 쓰러뜨리며 안으로 안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뇌리에 울리는 것처럼.
‘내 이름은 제노스.’
‘핫! 도대체 어디서 이런 목소리가….’
‘이 땅을 유린하는 바다에서 온 존재의 기억. 인간의 업으로부터 태어난 끔찍한 존재 갈바란.’
‘갈…바란?’
‘마의 힘,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나의 검과 신구로써 침묵하게 하라. 허나, 악한 자의 계략으로 신구에 잠든 마의 힘을 되살리려 한다. 검사여, 나의 뜻을 이은 그대에게 힘을 맡기겠다.’
“어!? 앗! 눈부셔!”
‘신구의 수는 넷. 두 개의 신구는 이 장소에 하나의 신구는 작열의 땅에, 마지막 신구는 높은 신성한 산에. 검사여, 악한 자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으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나는 불가사의한 꿈을 꿨다. 그것이 꿈이 아닌 정말 있었던 이야기라고 내가 알게 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다.
“윽… 지금 목소리는 칸인가? 갈바란이 나왔나!”
“어서와. 제노스 형. 형도 받아들여 봐. 갈바란 님을.”
“뭐!?”
“싫다면…. 내가 도와줄게!”
“윽…”
“그만둬 칸!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칸 녀석!”
“갈바란 님 만세!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이것이…, 갈바란의 힘인가!”
“정신 차려, 칸!”
“굉장해… 제노스 형도 빨리 와!”
“앗 형!”
“정신이 들었어, 아돌?”
“어라? 도기? 어째서 여기에…?”
“티그리스 채석장에서 쓰러져 있었어.”
“쓰러져 있었다고? 앗, 그랬지. 그때 이상한 빛에 휩싸여선….”
“꽤나 끔찍한 꿈을 꾼 것 같던데. 끙끙 앓았어.”
“끔찍한 꿈? 확실히 그럴지도… 앗… 머리가….”
“아아, 갑자기 움직이니까 그렇죠.”
“아직 쉬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 당신들은?”
“성각교회의 니콜라스 주교와 수녀 넬이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돌군.”
“환자를 돌보는 것도 저희 일이니까요.”
“그런… 환자라니….”
“그것보다 어떤 꿈이었어?”
“아… 갈바란이라는 마물을 쓰러뜨리러 가는 꿈이었어.”
“뭐라고? 갈바란이라고?”
“뭐야, 촌장? 갈바란이 뭔데?”
“뭐라고해야 하나, 펠가나 지방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야.” 아주 옛날에 갈바란이라는 무시무시한 마왕이 바다 저편에서 나타나 펠가나 땅을 지배했었다. 마왕에게 지배당한 사람과 정령은, 장기(독기)로인해 사악한 마물로 변해 지상은 어둠에 휩싸였고, 거기서 한 자루의 검을 든 용사가 나타나 기나긴 사투 끝에 마침내 마왕을 쳐부수었지. 그 이름이 전사 제노스라고 했던가, 그런 내용이다.”
“제노스? 꿈속에 나왔던 것과 같은 이름이다. 확실히 이것과 같은 문양도 꿈속에 나왔었어요.”
“아돌 군, 이 조각상을 어디서?”
“채석장 깊숙한 곳 폐광에서.”
“히구레 채석장은 최근에 괴물이 나타난 장소다. 괴물의 출현과 이 조각상은 뭔가 관계가 있는 것일지도 몰라.”
“응, 확실히.”
“사실 전에 이와 비슷한 조각상을 발견한 적이 있어서, 체스터도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맥과이어의 명령으로.”
“그렇다는 건 맥과이어가 마물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건가? 그 자식, 마물을 써서 뭘 하려는 거지?”
“어차피 시시한 야망일 게 뻔하지.”
“하지만 조각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맥과이어 백작에게 알려지면?”
“무슨 물건인지 알 때까지, 필요하다면 제가 맡아두고 있을까요?”
“니콜라스 주교님께서 맡아주실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지.”
“그럼 부탁드립니다.”
“확실히.”
“아악!”
“뭐야, 멍청한 소리 내다니.”
“완전히 잊고 있었어, 엘레나를.”
“아앗!”
“엘레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그게…. 뛰쳐나간 뒤로 돌아오지 않아서요.”
“엘레나라면 일번즈 유적에 가는 걸 봤는데 말이죠.”
“좋아, 이번에야말로 찾아올게!”
“나도 갈게, 도기!”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발걸음 소리)
“다녀왔습니다.”
“엘레나! 도기 일행과 만나지 않았어? 널 찾으러 좀 전에 일번즈 유적에 갔었는데.”
“제가 간 곳은 티글레 채석장이에요. 오빠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상하네…. 니콜라스 주교가 너를 일번즈 유적에서 봤다고 말했는데….”
“아… 저 일번즈 유적에 다녀올게요!”
“엘레나!”
“대답해 줘, 엘레나!”
“위험해! 아돌!”
“앗 아앗…”
(아돌의 비명)
내가 떨어진 곳은 유적 지하에 펼쳐진 작열의 용암 지대였다. 그곳에서 저는 세 번째 조각상을 손에 넣었다. 다시 유적으로 돌아가자, 나의 앞길을 막듯이 한 남자가 가로막았다.
“늦었잖아. 네 녀석이라면 저 용암지대에서 알아서 기어 올라올 줄 알았다.”
“체스터! 어째서 네가 여기에….”
“맥과이어님의 소유지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건… 낙일의 조각상….”
“들어봐, 체스터. 맥과이어는 끔찍한 일을 꾸미고 있어. 넌 그걸 거들어줄 셈이야? 정신 차려.”
“네놈이랑 얘기할 시간 없어. 자, 석을 내놔!”
“그만둬, 체스터!”
“도기!”
“오빠!”
“엘레나…”
“부탁이니까 이런 짓 그만하고 집으 로 돌아와, 오빠!”
“내가 마을을 떠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엘레나, 널 돌보는 거에 질렸기 때문이다.”
“오빠….”
“짐덩어리였다고. 그 마을도, 너도, 나를 둘러싼 과거의 모든 것이. 맥과이어 님의 기사가 되었을 때, 나는 과거를 잘라 버렸다. 내 앞길을 막는다면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라!”
“오, 빠….”
(엘레나의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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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소리, 파도 소리)
“바다가 예쁘다…. 좋은 곳이네.”
“여기, 어릴 적부터 오빠가 자주 데려와 주던 곳이에요.”
“저기 보이는 건 제노스 섬인가?”
“제노스 섬? 갈바란을 쓰러뜨렸다는 전사와 같은 이름의 섬인가?”
“저와 오빠는 어릴 적 제노스 섬에서 살았어요. 12년 전에 유행병이 돌아서 마을은 멸망해 버렸다고 하지만요.”
“유행병?”
“저, 그 시절의 기억이 없어요. 하지만 오빠는 그 시절의 일을 기억하고 있어서…여기에 오면 아무 말 없이 슬픈 눈으로 바다를 바라봤어요.”
“언젠가 다시 웃으며 만날 날이 올 거야. 형제잖아, 엘레나.”
“있잖아, 도기. 혹시 또 오빠 만나면 전해 줄래? 너무 무리하지 말고 몸 조심하라고.”
“엘레나….”
“그리고… 이 팬던트, 돌려줬으면 좋겠어. 자취를 감췄을 때 편지랑 같이 놓여 있었고, 그때부터 계속 차고 있었어. 떨어져 있어도 지켜봐 주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그러니까 이번에는 오빠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 이제 내 말은 오빠에게 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위험한 일은 하지 않길 바라니까…. 그럼, 가 볼게….”
“젠장…. 셰스터 이 멍청이 자식이!”
“도기, 제노스 섬에 대해 알고 싶어. 누구 아는 사람 없을까?”
(눈보라 몰아치는 소리)
“괜찮아?”
“어!”
우리는 엘덤 산맥에 있는 도기의 스승님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앞이 안 보여!”
제노스 섬에 대해서, 그리고 갈바란의 전설에 대해 듣기 위해.
(모닥불 소리)
“갈바란 얘기에는 후일담이 있어…. 갈바란을 멸망시켰을 때, 전사 제노스는 그 힘을 넷으로 나누어 신구라고 불리는 상에 봉인했다. 마왕은 쓰러뜨렸지만 그 힘을 없앨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 조각상은?”
“마왕의 힘이 봉인된 신구다.”
“역시….”
“제노스는 그 상을 펠가나 각지에 숨기고 그 힘이 악용되지 않도록 자신의 후손에게 감시하게 한 거야.”
“도대체 어떻게?”
“제노스 섬을 알고 있지? 그 섬에는 제노스의 핏줄을 이어받은 자들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어? 그럼 엘레나와 체스터는?”
“제노스의 후손이이다.”
“제노스의 후손?”
“아마도 맥과이어의 목적은 신구의 힘을 써 마물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거겠지. 거기에 제노스의 힘이 더해지면….”
“그래서 맥과이어는 체스터를 부하로 삼은 건가? 용서 못 해!”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각상이 맥과이어의 손에 넘어가는 걸 막아야 해!”
“아아, 이렇게 있을 순 없어. 한시라도 빨리 찾아내자! 그럼, 사부님, 저희는 이만….”
“감사했습니다, 베르하르트씨.”
(문닫는 소리)
우리가 조각상을 찾고 있는 동안, 용암 지대 때처럼 거대한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물 소리, 기합 소리)
우리는 마물을 쓰러뜨리고 4번째 조각상을 손에 넣었다.
“이걸로 4개 전부 모았군. 으앗, 뭐야?”
“눈부셔.”
(도기, 아돌의 비명소리)
그리고 나는 또 그 이상한 꿈을 꿨다. 갈바란 정벌로 향하는 지난 날 제노스의 꿈을.
“뭐? 올리버, 칸이 제노스에게 살해당했다구?”
“어어….”
“말 도 안돼, 믿을 수 없어, 그런 얘기.”
“제노스도 토레스도 갈바란에 잡아 먹혀 정신이 나가 버린 거라고. 그래서 칸을…, 나도 제노스에게 죽을 뻔했어.”
“거짓말”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알아. 하지만. 사실이야.”
“그렇다면 나를 펠가나로 데려가 줘.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으니까. 게다가 동생을 그런 끔찍한 곳에 버려둘 수 없어.”
“아나.”
“가자, 펠가나로.”
“알았어.”
“여기가 갈바란 섬. 놈들의 근거지야.”
“여기에 제노스 일행이... 꺅, 뭘 하는 거야, 올리버?”
“큭, 갈바란님께 제물로 바치는 거지.”
“무슨 소리야, 올리버? 너 대체... 그렇구나. 갈바란에게 홀린 건 너였어. 그랬구나, 올리버.”
“흐흐흐…. 이제야 알았나, 아나스타샤?”
“그럼 칸을 죽인 것도….”
“제노스가 죽이게 만든 거였지.”
“너무해, 어째서 그런 짓을…”
“복수하고 싶었으니까, 제노스에게.”
“복수?”
“그 녀석은 모든 걸 가지고 있어. 검 실력도, 따르는 친구들도, 그리고 너도. 전부 내가 갖고 싶었던 것들이야! 그러니까 그 녀석에게서 빼앗기로 한 거다.”
“그렇게 제멋대로…”
“인간의 업에서 태어난 불길한 존재. 그게 갈바란이란다, 아나. 얌전히 갈바란 님의 제물이 되어 주실까?”
“싫어~ 도와줘 제노스!”
————————————
“아돌, 아돌! 어이, 괜찮아? 아돌, 아돌?”
“아나가 위험해.”
“아나? 누구야 그건. 또 꿈 꿨어?”
“어라, 어째서 여기에.”
“쯧쯧. 또 잊은 거야? 아돌씨?”
“엣?”
“기억났어. 네 번째 조각상.”
“자, 여기 제대로 있잖아.”
“그 조각상을 이리 넘겨주시지.”
“기다리고 있었다고, 체스터. 네놈은 반드시 이곳에 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 조각상을 노리고 말이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방해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겠다고.”
“체스터, 도대체 넌 이 조각상을 어디에 쓰려는 거야.”
“맥과이어 님께 물어보라고.”
“네 녀석에게 묻고 있는 거야. 네가 엘레나를 짐처럼 생각하다니 말이 안 돼. 속물로 유명한 악덕 영주에게 임명되어 휘둘리는 너라는 건 더더욱. 제노스의 후예로서의 프라이드가 그걸 용납 못 하겠지.”
“어째서 그걸. 좋아. 슬슬 가면을 벗을 때가 됐지. 나의 진정한 목적, 그것은 복수를 위해서다.”
“보, 복수라고? 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에게 복수한다는 거냐.”
(칼 소리, 마을 사람들의 비명 소리)
“12년 전, 놈들은 갑자기 섬의 마을에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은 마물에게 모조리 살해당했다. 갈바란의 힘으로 권력을 손에 넣고 싶은 그 녀석에게 감시 역할을 하던 우리가 몹시 거슬렸겠지. 살아남은 건, 나와 엘레나뿐이었다. 너무나 큰 충격에 엘레나는 기억을 잃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결심했다. 마물을 이용해서 우리 일족을 죽게 만든 맥과이어에게 복수하겠다고.”
“그럴수가. 제노스 섬은 유행병으로 멸망한 게 아니었나?”
“알았다면 얼른 조각상을 넘겨주실까. 맥과이어는 스스로 원한 힘으로 파멸 당해해줘야겠어.”
“그걸로 너랑 엘레나는 행복해지는 거냐, 체스터.”
“흡”
“확실히 맥과이어는 최악이지. 하지만 그 최악의 자식에게 최악의 방식으로 복수해서 그걸로 엘레나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해? …맥과이어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데에는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저기, 체스터, 복수 같은 건 이제 그만둬. 우리랑 같이 마을로 돌아가자. 그럼 함께 엘레나의 수제 요리라도 먹으러 가자고.”
“그 녀석을 쓰러뜨리는 건 펠가나를 위해서도 해야하는 일이야.”
“그런 녀석 때문에 네가 일부러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잖아.”
“여기까지 와서.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고 싶다면 나를 죽이고 가.”
“도기!”
“왜 그래? 못 하잖아.”
“큭… 얕보지 마!”
(도기가 칼에 찔리는 소리)
“도기!”
“바보 녀석, 진심으로 덤비다니.”
“너와 나는, 이제 사는 세계가 다르다고. 도기”
“괜찮아? 도기!”
“아돌 크리스틴, 도기를 살리고 싶다면 조각상을 넘겨라!”
“큭… 알았어.”
“조용히 시키는 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기다려! 맥과이어한테 갈 셈인가.”
“급소는 빗겨놨어. 도기를 부탁한다.”
“체스터?”
“좋아, 이걸로 지혈은 끝났다. 하하 무얼. 튼튼한 몸이 도기의 장점이지. 이틀, 사흘 정도 자면 괜찮을 거야.”
“감사합니다, 베르하르트씨.”
“그렇다 쳐도 설마 체스터가 도기한테 손을 댈 줄이야. 내 책임이다.”
“무슨 뜻이죠?”
“12년 전 그날, 나도 제노스 섬에 있었어. 맥과이어의 용병으로 말이지.”
“엣? 베르하르트씨가?”
“그래, 하지만 어린 체스터와 엘레나를 도저히 못 본 척할 수 없었어. 결국 나는 두 사람을 놔주기로 했다. 그런데 1년 전 마을이 멸망했을 때의 일에 대해 알려달라고 체스터가 찾아왔다. 나는 속죄의 마음으로 12년 전의 진상을 전했다. 아마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그 녀석은 복수를…”
“그랬었군요?”
“후, 하필 제노스의 피를 이은 체스터가 복수에 눈이 멀어 버리다니…. 대체 무슨 인과로…”
“인과?”
“전사 제노스의 이야기다. 그것은 정말로 있었던 이야기다.”
(♪ 배경음악)
————————————
(칼소리)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제노스라는 용감한 젊은이가 살았습니다. 토레스, 올리버, 칸이라는 동료와 함께 검술 연습에 전념하며 언젠가 모험을 떠나고 싶다고, 그렇게 제노스는 꿈꿨다.
“만세!”
(사람들의 웃음소리)
“기분 좋아. 제노스도 누워 볼래?”
“응. 진짜다. 왠지 하늘에 빨려 들어갈 것 같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리면 좋을 텐데. 그러면. 당신하고 계속 같이 있을 수 있을 텐데.”
“화났어? 펠가나로 가는 걸 멋대로 정한 거.”
“후후, 한 번 말을 꺼내면 안 듣잖아, 넌.”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캐러밴 부대 얘기를 듣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됐어. 펠가나를 마물로부터 해방시켜 평화를, 펠가나 사람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어.”
“알고 있어. 그게 유익인부터 맡겨진 사명이라는 거. 그냥 조금 걱정될 뿐이야. 너는 금방 무모해지니까. 약속해줘. 위험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대신 나도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펠가나에서 돌아오면 나와 결혼해 주지 않겠어, 아나스타샤?”
“엣, 결혼?”
“그래, 그렇게 하면 계속 함께 있을 수 있겠지.”
“아아 제노스, 응,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함께 갈 거야. 비록 땅 끝일지라도.”
“네가 함께라면 지옥도 천국이야.”
“어머, 제노스도 참.”
“좋아, 정했어. 야호!”
“꺗! 내려줘, 제노스. 어지러워.”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아, 있었네 이런 데에 있었구나.”
“토레스.”
“어디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 누나도 제노스 형도.”
“사라진다니 그런 남이 들으면 오해할 말은 하지 마, 칸.”
“장행회 중에 갑자기 사라지면 다들 걱정하거든.”
“그래, 내가 잘못했어, 올리버. 좋아, 돌아가자.”
“그래”
“참, 제노스. 펠가나행 항로 말인데.”
“북쪽으로 돌아 간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게….”
“아나도 만만치 않네.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제노스와 부둥켜안고 뒹굴고 있었지?”
“아, 아냐! 그런 짓 안 했어! 진짜 토레스는 저질이라니까.”
“헤헷, 번개가 치기 전에 도망쳐야 겠네.”
“아나.”
“올리버”
“칸과 제노스가 없어지면 쓸쓸해지겠네.”
“어쩔 수 없지. 제노스는 정의감이 강하니까.”
“하지만 나라면 널 두고 가거나 그러진 않을 텐데. 너를 슬프게 하는 일.”
“올리버”
“그래 이거 줄게. 갖고 싶다고 했잖아, 아나.”
“고마워. 하지만 받을 수는 없어.”
“왜?”
“나, 제노스와 결혼해.”
“그래? 축하해, 아나.”
“아나!”
“네-에”
“제노스가 부르니까. 그럼 가볼게.”
“하하하…. 제노스도 참….”
“더 빨리 안나를 만났더라면. 아니, 제노스만 없었어도 아나는 내 거였을 텐데.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저 두 사람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 따윈 없어. 잘 어울리잖아.”
올리버의 이루어질 수 없는 마음이 그 후의 비극을 낳을 거라고는. 이때의 제노스는 알 턱이 없었다.
(징소리)
“다녀올게, 아나.”
“이거 가져가. 나라고 생각해줘.”
“펜던트인가. 알았어. 부적 대신 이걸 달게.”
“부디 무사히, 조심해, 제노스.”
“역시 갈바란이란 소문은 진짜였던 건가.”
제노스들은 역할을 나누어 갈바란을 찾기로 한다. 그런 와중에 올리버가 일번즈 화산 기슭에서 신전을 발견한다.
“신전 같은데…. 저건 뭐지? 석상인가?”
‘나를 받아들여라….’
“아… 으아아아아…”
‘힘을 주겠다. 제물을 받치거라….’
“히, 힘…”
“올리버? 괜찮아? 올리버?”
“아… 아… 칸, 난 괜찮아.”
“비명 소리가 들려서 와 봤는데…혹시 갈바란이 있었어?”
“그래, 저 안쪽에 있었어. 둘이 양쪽에서 협공하자. 내가 엄호할 테니 칸은 안으로 들어가 줘.”
“알았어.”
“이 문 안쪽에 갈바란이 있었던 거야. 올리버?”
“그래, 거기 있는 석상을 만져줘. 그렇게 하면 문이 열릴 거야.”
“이렇게?”
“으으아아아악”
“훗, 갈바란 님의 제물로 바쳐진 거다! 영광으로 알아라!”
“지금 목소리는 칸이지? 갈바란이 나온 건가?”
“앗, 칸이? 야, 정신 차려, 칸!”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올리버?”
“이 석상에 닿자 갑자기 쓰러져선….”
“뭔가 장치가 있을지도 몰라. 조사해 주지 않겠어? 제노스”
“저건가? 알았다.”
“칸!”
“정신이 들었어? 다행이다, 칸!”
“저기, 제노스 형. 형도 받아들여 봐, 갈바란 님을.”
“뭐?”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그만둬 칸!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칸 녀석!”
“갈바란 님 만세! 하하하하….”
“이것이… 갈바란의 힘인가? 정신을 차려, 칸!”
“굉장해, 제노스 형도 빨리 와요!”
“큭… 제노스!”
“미안해… 칸….”
“아파… 제노스 형… 나를 죽이는 거구나….”
“무슨 짓이야!”
“칸은 이미 사람의 마음을 잃어버렸다.”
“다른 방법도 있었을지 모르잖아!”
“어쨌든 일단 여기서 나가자. 갈바란 일은 그러고 나서….”
“갈바란보다 칸에 대한 걸 먼저 알리는 게 먼저잖아! 다시 돌아가는 게 좋겠어!”
“나는 여기에 남겠어. 남아서 갈바란을 쓰러뜨린다!”
“애도의 싸움인가? 나도 같이 하지! 칸의 원수를 갚아주마!”
(그릇이 깨지는 소리)
“뭐라고? 올리버, 칸이 제노스한테 살해당했다고?”
“어어….”
“거짓말! 믿을 수 없어, 그런 얘기!”
“제노스도 토레스도 갈바란에게 홀려 미쳐버린 거야! 그래서 칸을... 나도 제노스한테 죽을 뻔했어!”
“거짓말!”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알아. 하지만 진짜야!”
“그럼 나를 펠가나로 데려가 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진 믿을 수 없어! 게다가 남동생을 그런 끔찍한 곳에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아나!”
“가자, 펠가나로!”
“알았어.”
그 무렵, 안나와 엇갈리듯이 토레스가 귀국했다.
“오지 마! 갈바란에게 먹혀버린 마물!”
“뭐? 갈바란에 먹혔다고? 내가?”
“흣! 오지마라!”
“어어… 진정해. 아버지.”
“잘 봐. 내 어디가 마물한테 먹혔다는 거야?”
“무슨 뜻이지? 올리버 얘기로는 너와 제노스가 갈바란에게 먹혀 버렸다고!”
“뭐? 올리버가? 대체 올리버 녀석이 왜 그런 거짓말을! “핫… 설마… 올리버 녀석이야말로 갈바란에게 먹혀버린 거 아냐?”
“야, 올리버! 얘기 들으러 왔다! 없어?”
“아, 토레스. 올리버라면 없는데. 안나랑 같이 펠가나에 갔어.”
“아나?”
“이렇게 있으면 안 돼, 빨리 제노스한테 알려야 해!”
(홀린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
“갈바란 님!”
“여기가 갈바란 섬, 놈들의 근거지다.”
“여기에 제노스 일행이… 앗! 뭘 하는 거야, 올리버!”
“갈바란님께... 제물로 바치는 거지!”
“무슨 소리야? 올리버, 너 도대체… 알았어. 갈바란에게 먹혔던 건 너였구나? 그렇지, 올리버?”
“으하하하하… 이제야 알아차린 거냐, 아나스타샤!”
“그럼 칸을 죽인 것도….”
“제노스가 죽이도록 만든 거지.”
“너무해. 어떻게 그런 짓을….”
“복수하고 싶었으니까. 제노스에게!”
“복수?”
“그 녀석은 뭐든지 가졌어. 검 솜씨도, 따르는 친구들도, 그리고 너도! 전부 내가 원했던 것들이야! 그러니까 그 자식한테서 뺏기로 한 거야!”
“앗… 그렇게 제멋대로….”
“사람의 업에서 태어난 끔찍한 존재, 그게 갈바란이란다, 아나!”
“읏….”
“하하하하…. 얌전히 갈바란 님의 제물이 되어줘야겠어!”
“엣… 싫어, 구해줘. 제노스!”
“하하하하… 아무리 불러도 제노스는 여기로 오지 않아!”
“글쎄, 어떨까?”
“응?”
“제노스!”
“아나!”
“읏… 이제 괜찮아.”
“제노스…, 토레스!”
“잘도 우리를 속여겠다, 올리버! 칸을 함정에 빠뜨린 것도 너겠지?”
“아나한테까지 손을 대다니… 각오해라! 핫!”
“각오해야 하는 건 네놈이다, 제노스!”
(갈바란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으… 으악 뭐야 이 엄청나게 큰 마물은! 이 녀석이 갈바란인가?”
“하하하하… 셋 모두 갈바란 님의 제물이 되는 게 좋을 거다!”
“큿… 앗… 촉수가… 어째서… 어째서 나야! 갈바란 님!”
(갈바란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올리버!”
“어째서 이런….”
“갈바란 녀석… 죽어라!”
(전투 소리)
아무리 쓰러뜨려도 갈바란은 곧바로 부활했다. 그래서 제노스는 갈바란의 힘을 분산시켜 신구에 봉인하기로 했다.
“큿… 갈바란 녀석, 쓰러뜨려도 바로 재생하다니…. 마의 힘만이라도 이 신구에 봉인시키겠다! 하압!”
(봉인되는 효과음)
“꼴 좋다! 갈바란 녀석!”
“나머지는 이걸 여기저기 나눠 숨겨두기만 하면 돼. 4개의 신구가 전부 모이지 않는 한 갈바란의 힘이 부활하는 일은 없을 거야.”
“후, 이제야 겨우 돌아갈 수 있겠군.”
“그래, 돌아가요, 제노스.”
“나는 여기에 남겠어.”
“어?”
“갈바란이 부활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게 분명 내 평생의 임무일 거야. 게다가 펠가나를 원래의 푸르름이 넘치는 풍요로운 대지로 되돌리는 것이 칸에 대한 조의가 될 거라고 생각해.”
“너….”
“그렇다면 나도…남겠.”
“안 돼. 널 끌어들일 수는 없어.”
“말했잖아? 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겠다고. 네가 남는다면, 나도 여기에 남겠어. 제노스.”
“아나스타샤….”
이렇게 제노스와 아나스타샤는 그 섬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일생을 보냈다. 어느샌가 사람들은 그 섬을 제노스 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제노스의 후예가 사는 섬으로서. 그런데 지금, 제노스의 후예인 체스터가 스스로 갈바란의 부활에 힘을 보태려 하고 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펠가나 전역의 위기가 될 수도 있기에 나는 발레스타인 성으로 서둘러 향했다. 체스터의 복수를 단념시키기 위해….
“설마… 설마 그대가 제노스 섬의 사람이었다니! 하지만… 하지만… 이 몸은 고대의 마왕의 힘을 손에 넣어 펠가나를 강대하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절… 절대로 몰살시키라고 명령한 적 없어! 제… 제발… 목… 목숨만은….”
“이 지경에 와서도 책임 회피라니 추하구나, 맥과이어. 우리 일족의 원한을 그 목숨으로 갚게 해주마. 네놈에게 어울리는 돼지 같은 죽음을 선사하지!”
“돼지?! 히이이익!”
“기다려, 체스터!”
“또 네놈이냐….”
“제발 이런 짓은 그만해! 돌아가신 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복수 따위가 아니야! 이 펠가나 땅에서 편히 잠드는 거잖아. 안 그래?”
“외부인인 네가 뭘 알아! 우리 고향이 어떻게 불타 없어졌는지…. 아버지랑 어머니가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모두의 원통함을 풀어주는 것이 내 사명이다!”
“체스터! 네 소원은 단 한 명의 여동생… 엘레나의 행복 아니었어? 이렇게 자신을 몰아세워서 복수하겠다니… 엘레나가 그런 걸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리 없어!”
“네놈… 아는 척하기는….”
“지진인가!”
“맥과이어, 설마 네놈, 무슨 짓을 한 거냐!”
“이, 이 몸이 알 턱이 없지 않느냐! 애초에 조각상의 힘에 대해서도 제대로 아는 게 없다고! 제노스 섬 습격에 있어서도, 모든 것은 그의 충고를 따랐을 뿐이야!”
“그 사람?”
“니콜라스 주교다.”
“니콜라스… 주교라고? 그는 내 복수에 협력해 준 게 아니었나?”
“무슨 소리야? 니콜라스 주교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던 건가?”
“아돌… 체스터….”
“도기! 안 되잖아, 그런 몸으로 움직이거나 하면!”
“크… 큰일 났어! 엘레나가 니콜라스 주교에게 납치당했어!”
“뭐라고? 엘레나가!”
“혹시 그 여자가 열쇠인가? 열쇠를 손에 넣으면 갈바란이 부활한다고 주교는 말했지만….”
“갈바란이… 부활…? 그런 건 말도 안 돼!”
“그것보다 빨리 엘레나를 구하러 가야 해!”
“그래.”
(뱃소리, 파도 소리)
“곧 제노스 섬이다.”
“섬에 가면 오빠의 복수를 말릴 수 있다는 거죠? 니콜라스 주교님.”
“그래, 그리고 또 하나, 자네에겐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네. 제노스의 후예로서 말이지.”
“이뤄내야 할 사명….”
“섬에 도착하면 너도 알게 될 거야, 엘레나 군.”
(발소리)
“어떤 느낌인가? 12년 만의 고향은?”
“네… 저기… 오빠가 정말로 여기에…?”
“아아, 마을이 망해 버리고 나서… 제노스 섬에서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이렇게 어둑한 방공호밖에 없단다. 자, 다 왔어.”
“생각보다 넓네요? 아앗! 뭐하시는 거에요, 주교님!”
“하하핫! 위대한 신의 부활에 그 힘을 빌리도록 하지.”
“네? 갈바란은 아주 옛날에 멸망했던 게?”
“멸망한 게 아냐! 힘을 빼앗기고 오랜 잠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럼 오빠 이야기는… 거짓말 있었던 거네요! 너무해, 놓아 줘요!”
“열쇠는 이미 준비됐다! 갈바란을 봉인한 죄 많은 후예여! 위대한 신의 부활에 힘을 보태거라! 제노스의 후예의 인자를 잠든 칼바란에게 주입하라!”
‘으으으으으…’
“싫어! 누군가 살려줘! 오빠!”
“드디어 제노스 섬에 도착했다고.”
“엘레나! 어디 있는 거야?”
“엘레나! 어디야? 대답해 줘!”
“엘레나….”
“역시 오셨군요.”
“시스터 넬! 어째서 당신이….”
“이 앞으로는 통과하실 수 없습니다. 흐읍!”
“어이 어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말도 안 돼! 수녀가 마물? 게다가 니콜라스의 앞잡이였다니….”
(마물의 울음 소리)
“젠장! 어쩔 수 없지… 도와라 아돌! 협공하자!”
“체스터! 알았어. 가자!”
(싸움 소리, 넬이 쓰러지는 소리)
“수녀님….”
“고마워요, 아돌씨… 체스터…. 드디어 이걸로… 저의 죄도 심판받겠군요….”
“무슨 뜻이에요?”
“예전에 저는 그분에게 목숨과 영혼을 구원받았습니다…. 하아, 저 분의 말과 눈빛만이 제가 살아가는 의지였어요… 그래서… 그 분이… 일번즈 유적에 다녀온 후로 상태가 이상해져 버려도… 그 분을 계속 믿고…그 사람과, 똑같은 몸을 손에 넣고…. 12년 전 그날…. 이 섬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뭐라고!? 설마….”
“부디, 엘레나를… 구해… 엘레나는… 지하에서….”
“수녀 넬!”
“기다려… 엘레나… 지금 구하러 갈 테니까!”
(일행이 달리는 소리)
“위대한 갈바란님, 힘을 내려주십시오….”
“엘레나!”
“아돌씨! 도기! 오빠!”
“엘레나를 돌려받으러 왔다…. 가짜 주교 나으리….”
“이런 이런! 셋이 모여서는.…그렇다는 건… 수녀님은 가 버렸다는 거네… 쯧쯧…그 정도 역할도 해내지 못하다니…결국 쓸모없는 개라는 건가….”
“닥쳐, 니콜라스! 감히 나를 속이다니!”
“하하! 이제 와서 알아차리다니, 경사로군! 이 니콜라스 갈랜드가 원하는 것은 진정한 힘을 가진 신뿐! 계획이 성공한 건 전부 네 덕분이야. 고마워… 감사를 전하지, 체스터 군.”
“이 녀석…! 제노스의 자손이 필요하다면 내가 대신 하마! 엘레나를 놔줘!”
“어이쿠… 보기 좋은 형제애라는건가… 받아주마, 체스터 군.”
(칼소리, 전투 소리)
“이런!”
“제노스의 검이라 해도 너 정도로는 제대로 다룰 수 없어. 자! 위대한 신 앞에 엎드려 굴복하는 게 좋을 거다!”
“으악!”
“체스터!”
“오빠!”
“큭… 아직이다.”
“흥, 여기까지다. 죽어라 체스터!”
“오빠!”
(체스터의 비명 소리)
“괜찮아, 체스터?”
“크윽…아돌, 이걸 써라…. 이것은… 우리 일족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검이다… 제노스가 사용했던 검이다….”
“응, 알았어. 간다! 각오해라 니콜라스!”
“휴우, 이번엔 너인가. 그렇다면 조금 진심을 내볼까.”
(전투 소리)
“가라 아돌! 거기다!”
“이거나 먹어라! 그런 검으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흐압!”
“아돌씨!/아돌!”
“시시하군! 제노스의 의지를 이은 자라고 해도 이 정도인가? 마지막이다, 붉은 머리 검사!”
“큭,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네 이놈… 일부러 넘어진 거냐?”
“마지막이다!”
(주교의 비명 소리)
“기다려, 엘레나! 지금 구하러 갈게!”
“뭐… 뭐야? 지금 그 고함은?”
“젠장, 늦었나. 갈바란이…”
“신의 부활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세계는 다시 신의 지배하는 낙원으로 변모할 것이다! 신은… 불멸이다!”
“뭐야 이건, 촉수인가?”
“앗! 촉수가 엘레나한테!”
(엘레나의 비명 소리)
“젠장, 갈바란 녀석. 엘레나의 몸에서 정기를 빼앗아 갈 셈인가?”
“아돌! 제노스의 검으로 놈을 쓰러뜨려라! 그렇게 하면 녀석의 힘을 상에 봉인할 수 있을 거야!”
“알았어! 간다 갈바란!”
“제노스…. 잊을 수 없다…그 검…. 하얀 날개의 사자…. 증오스러운 하얀 광휘, 나를 멸망시키려는 날개의 힘… 증오해야 마땅한 어둠되는 자. 나를 사역하려는 어리석은 존재…검은 상자를 탈취하라…. 그리고 나에게 진정한 검은 힘을…지금이야 말로 모든것을 초토화하겠다…. 나의 존재와 공포를 알게 하리라…!”
(갈바란과의 전투)
“젠장! 이래선 안 돼! 잘라도 잘라도 금방 재생하잖아!”
“제노스의 검으로도 녀석을 온전히 쓰러뜨릴 수 없는 건가?”
“젠장! 이대로는 엘레나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내 걱정은 하지 마… 빨리... 도망쳐!”
“큭, 엘레나만이라도!”
“아돌, 나한테 생각이 있어. 제노스의 검과 조각상을 빌려줘.”
“알았어!”
“어이 어이! 갈바란의 우리 안으로 들어가다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체스터!”
“마지막 정도는 나도 오빠다운 짓을 하게 해 줘.”
“마지막이라니… 오빠, 도대체 무슨….”
“이 안쪽에 있는 자폭 장치를 작동시킨다.”
“자폭 장치?”
“갈바란을 쓰러뜨리려면 그것밖에 없어.”
“네놈은 어떻게 되는 거냐, 체스터.”
“나는 여기에 남겠어. 장치 기동에는 제노스의 검이 필요하니까.”
“그런…”
“안 돼! 그런 건 안 돼! 그랬다간 오빠는….”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버렸다. 주교에게 홀려 죄 없는 사람들을 복수에 휘말리게 했고, 결과적으로 갈바란 부활에 손을 보탰다. 그리고... 너까지 이렇게 위험한 꼴을 당하게 만들었어. 내가 저지른 짓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있는게 아냐. 그러니… 여기서 작별이야, 엘레나.”
“아냐! 살아있으면 반드시 속죄할 수 있을 거야! 제발 그만해! 다시는 나를 혼자 두지 마! 오빠!”
“너는 혼자가 아니야. 도기, 엘레나를 부탁한다.”
“그런 부탁을 응 그럴게 하고 받아줄 거라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 멍청한 새끼가!”
“가지 마! 체스터!”
“오빠!”
“엘레나, 살아라. 내 몫까지 살아줘.”
“오빠!”
“이걸로… 전부 끝낼 수 있어. 이 땅을 저주하는 꺼림칙한 존재, 그리고… 제노스의 사명을….”
(갈바란의 비명 소리)
(체스터의 기합 소리, 폭발 소리)
“안 돼애애애애!”
“섬이… 가라앉고 있어….”
우리가 제노스 섬에서 탈출하자마자 큰 지진이 일어났고, 마물들은 섬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체스터도….
“…오빠.”
“체스터, 엘레나. 오늘부터 여기가 너희들의 집이다.”
“엘레나, 오늘부터는 오빠가 아빠랑 엄마 대신이야. 내가 계속 널 지켜줄게.”
“그럼 나는 커서 오빠의 신부가 되어 줄까?”
(웃음소리)
“오빠아아!”
(바람 소리)
“아돌, 작별이다. 부두까지 배웅했다간 그대로 배에 타버릴 것 같으니까 여기서 참아 두기로 할게. 어제 말했던 것처럼 당분간은 펠가나 복구를 도울 거야. 그게 나 나름대로 체스터에게 바치는 헌화 같은 거니까. 너는 이대로 여행을 계속하며 모두에게 꿈을 전해줘. 뭘 일단락되면 나도 금방 따라잡을 테니까. 그때는 또 부탁한다, 파트너.”
“응. 기다릴게. 도기”
“저도 여기에 남을게요. 오빠는 저에게 살라고 했어요. 그 말을 계속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언젠가 오빠처럼 사랑하는 고향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해지고 싶어. 그것이 저의 맹세니까요.”
“그 말, 분명 체스터에게도 닿았을 거야.”
“고마워요, 아돌씨.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안녕.”
이렇게 나의 여행은 막을 내렸다.
이것이 훗날 펠가나 모험기로 알려지게 된다. 아돌 크리스틴, 19세였을 적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금, 아돌은 또 다시 새로운 모험의 나날들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이봐 빨간 머리, 어디 가는 거야?”
“당연히, 새로운 모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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