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Ⅴ: 사라진 모래도시, 케핀 드라마 CD 번역
이런걸 들어볼 수 있다는 건 좋긴 한데....아무튼 유튭은 여기. 모험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내용이 담긴 듯. 인명 같은 고유명사 번역은 별달리 참조할 게 없어서 그냥 내 맘대...로는 아니고 제미나이의 선택을 빌렸다. 목소리 출연은 유튭에 따르면
アドル・クリスティン(声 - 草尾毅)ニーナ(声 - 川菜翠)ウィリー(声 - 日高のり子)オーウェル(声 - 梁田清之)
ストーカー(声 - 置鮎龍太郎)フォレスタ(声 - 冬馬由美)ジャビル(声 - 若本規夫)ドーマン(声 - 速水奨)
ツェット(声 - 古澤徹)リジェ(声 - 根谷美智子)ロポラ(声 - 成田剣)라고 함. 전체 이야기는 플레이 영상 보면 확인 가능하긴 하더라.
아득히 먼 500년 전, 연금술이라 불리는 고대의 마법으로 번성했던 '케핀'이라는 왕국이 있었다.
그 번영의 흔적을 지금에 전하는 것은, 산드리아 사막 지대에 남은 유적 외에는 없으며 잃어버린 왕국은 환상의 도시로서 전해질 뿐이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모험가나 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마지않는 이유는 환상의 도시가 황금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전설이 일부 마을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전설은 황금 전설이라 불린다.
전부터 꼭 만나보고 싶었던 희대의 모험가 스탄이 3년 전부터 행방불명이라는 이야기를 여행 중에 들었다. 그는 환상의 도시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모르는 사이에 환상의 도시에 끌려, 산드리아행 여객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
“아프로카 대륙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무역 도시 산드리아.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은 맛있고 술도 풍부하며 게다가 날씨도 나빠지는 일이 없지. 이곳은 우리 뱃사람들에게도 고마운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하아…그랬었는데 말이죠.”
“무슨 일 있나요?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데요.”
“예, 요즘은 주변 지역의 사막화가 이상한 속도로 퍼지고 있어서, 불안해진 사람들이 점점 도시를 떠나고 있어요.”
“사막화라…”
“아, 저기… 스위프씨는 혹시 환상의 도시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요?”
“전 잘 모르지만요… 항구에 도착하면, 술집에라도 들러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거긴 그 황금 전설을 듣고 산드리아에 온 모험가나 학자 나부랭이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니까요.”
“그럴게요. 고마워요. 드디어 산드리아인가.”
과거 에스테리아나 셀세타, 그리고 펠가나에서의 여행 중 느꼈던 불안과 기대가 이곳 산드리아에서도 다시금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스 V: 잃어버린 모래의 도시 케핀
제1화: 환상의 도시와 황금 전설
(뱃고동 소리)
“어라?”
“네, 장거리 여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발밑 조심해서 내리세요.”
(배에서 내리는 소리)
“고마워요.”
“고마워요.”
“산드리아 마을에 들어가는 사람은, 여기 한 줄로 서도록!”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불만 소리)
“조용히 해라. 여기는 검문소다. 한 사람씩 이름과 상륙 목적을 말하도록.”
“어이, 검문이래. 산드리아가 요즘 흉흉하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좋아, 다음. 이건 또 무슨 큰 짐이냐? 조사 좀 하겠다.”
“짐 검사까지 하나?”
“뭔가 느낌 나쁜 병사들이군.”
“이야, 경비가 꽤 삼엄한걸.”
“야, 너 말이야.”
“응?”
“그래, 거기 붉은 머리. 너 말이다.”
“나 말인가?”
“멍하니 있지 마라. 상륙 목적과 이름을 말해.”
“나는 아돌 크리스틴. 환상의 도시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이곳에 왔어.”
“또 모험가냐.”
“황금 전설이 퍼진 탓에 멋대로 유적을 파헤치는 모험가나 도둑들이 늘어나서 유적을 관리하는 도먼 님이 곤란해하고 계시다. 일단 그 짐부터 확인하도록 하지.”
“맘대로 해. 어차피 별 거 없으니까.”
“이봐, 네녀석. 무기가 하나도 안 보이는데, 진짜 모험가 맞아?”
“그래, 마물투성이의 유적을 뚫고 간다면 무기라도 준비했겠지만, 그냥 배 타고 온 거잖아. 게다가 난 유적을 조사하러 왔을 뿐이야. 이제 됐잖아?”
“아니, 수상한 자는 철저히 심문하라는 도먼 님의 명령이다. 유적에서 뭘 하려는지, 좀 더 자세히 듣고 싶군. 이쪽으로 따라오도록.”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래.”
“저항할 셈인가?”
(웅성거리는 소리)
“시끄럽군. 무슨 일이냐?”
“보십시오, 대장님.”
“대장님? 이분이?”
“이 항구는 외국과의 관문. 말하자면 이 도시의 얼굴이지. 쓸데없는 소동으로 산드리아의 명성을 떨어뜨리게면 도먼 님도 오히려 곤란해지실 테지.”
“음… 확실히 그렇군. 하지만 그게…”
‘호오? 저 여행객, 붉은 머리가 아니냐. 포레스타 마을에는 붉은 머리 검객이 온다는 전승이 남아 있지.
설마 이 청년이 그 붉은 머리의 검사?’
“무기 없이 이 땅을 찾은 이라면, 이 땅에 재앙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겠지. 어서 검문소로 돌아가라.”
“네, 모두 원래 위치로 돌아가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오, 무례한 행동을 한 건 제 부하들이니… 양해를.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유적으로 갈 생각이라면 무기 하나쯤은 휴대하는 좋을거야. 최근엔 초원에까지 마물이 출몰하고 있으니까.”
“리제 대장인가.”
(문 여는 소리)
“어서 오세요.”
“비아네드 한 잔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자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역시 환상의 도시 이야기를 듣고 온 건가?”
“그렇지.”
“그럼, 저기 벽보를 한 번 보도록 해.”
“벽보?”
“이건가…”
용기와 지혜 있는 자여. 꿈과 희망의 땅, 환상의 도시는 반드시 존재한다. 그 길을 찾아낸 자에게는 황금과 명성이 기다리고있다. 힘과 자신이 있는 모험가는 이름을 밝혀라. 나는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도먼
“도먼? 아, 이 근방 유적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나 그 사람인가보네.”
(발걸음 소리)
“환상의 도시에 관심이 있으신가 보네요. …아돌 크리스틴 씨.”
“어? 내 이름을 알고 있어?”
“네, 잘 알고 있죠. 소문으로는만, 에스테리아, 셀세타, 펠가나에서의 활약을 하셨다고요. 실례지만 조사해봤습니다. 벽보에서도 보셨듯이 도먼 님은 지금 환상의 도시를 찾을 수 있는 유능한 모험가를 찾고 계십니다.”
“그럼, 당신은 도먼 씨의…”
“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도먼 님의 사자로 온 제트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저택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기가 도먼 씨의 저택이야? 흐음, 저택이라기보단 거의 성 같은걸?”
“산드리아를 거점으로 세계 곳곳에 거래망을 구축하고, 여객선과 화물선도 다수 소유하고 계시지요. 그 외에도 여관, 투기장, 카지노 등 다양한 사업을 하시는 분이니까요. 아돌 씨가 타고 오신 배도 도먼 선박 소속이었을 겁니다. 바다 건너의 어떤 소식이든 즉시 알 수 있으시니까요.”
“그래서 날 알고 있었던 거구나.”
“그런 셈입니다.”
“도먼 님, 아돌 님을 모셔왔습니다.”
“오오, 아돌 군! 잘 와줬네. 내가 도먼이네. 자, 앉게나.”
“처음 뵙겠습니다.”
“자, 본론부터 말하지. 아돌 군.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래서 절 부르신 거군요?”
“그렇다네. 아프로카 대륙 중심에 펼쳐진 광대한 사막 지대. 그 사막이 날로 넓어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산드리아 시내까지 삼켜버릴 판이지. 아돌 군, 자네의 모험 실력을 믿고 부탁하네. 산드리아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겠나?”
“도와준다고요?”
“응. 나는 산드리아 주변 유적에 남아 있는 고대 문자를 해독해서, ‘연금술’이라는 훌륭한 마법이 환상의 도시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연금술을 사용하면, 대륙의 사막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 환상의 도시와 함께 잠들어 있는 것은 단지 황금뿐만이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환상의 도시를 찾으려 하시는 거군요.”
“그렇다네. 자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있는데, 이게 뭔지 알겠나?”
“무언가의 결정인가요? 아주 예쁘네요.”
“빛의 결정, 루미너스. 고대 연금술에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네. 그런데 이곳에서 멀지 않은 포레스타 마을에 이 결정이 ‘황금으로 빛나는 나라’에서 온 자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전승이 남아 있지.”
“저도 이 결정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환상의 도시는 결코 환상이 아니었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불, 대지, 바람, 물, 빛, 어둠…, 이 여섯 개의 결정이 전부 모였을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야. 그 힘이 있다면, 사막화조차 멈출 수 있는게 분명해.”
“이 빛의 결정 루미너스는 어디서?”
“음… 예전에 ‘스탄’이라는 모험가에게 유적 발굴을 맡긴 적이 있었는데, 그가 조수 ‘로포라’와 함께 포레스타 마을 근처 동굴에서 발견했네.”
“그 유명한 모험가 스탄 말이군요.듣기로는 3년 전부터 행방불명이라던데요.”
“그래. 이 결정을 발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야. 그에 대한 이야기는 홀로 남은 그의 딸 니나가 마을 외곽에서 도구점을 운영하고 있으니 한번 물어보는 것이 어떻겠나.”
“그럼 우선 니나를 만나보고, 그다음에 결정을 발견했다는 포레스타 마을로 가보겠습니다.”
“아아… 그렇다는 말은…, 고맙네. 나를 도와준다는 것이구먼.”
“도와준다기보다는… 스탄의 실종, 여섯 개의 결정, 그리고 연금술에 대해 직접 조사해보고 싶습니다.”
“역시, 모험가 아돌 군답군.”
“그럼 전 이만.”
“소문대로, 정말 괜찮은 모험가지 않은가. 제트, 포레스타 마을로 먼저 가서 아돌의 움직임을 감시하게.”
“예, 명을 따르겠습니다. 주인님.”
“이제 남은 건, 아돌이 환상의 도시에 대한 실마리를 잘 찾아주기만 하면 돼… 기대하며 기다려봐야겠군. 아름답군…. 이 빛은 내 것이다. 여섯 개의 결정이 모였을 때, 환상의 도시는 모습을 드러내고, 그 새벽에 황금의 나라는 부활하며, 나는 연금 마법의 힘으로 세상을 내 손아귀에 넣게 될 것이다…. 하하하하하하”
“여기가 니나의 가게인가… 실례합니다.”
(노크 소리)
“어라? 오늘은 휴일인가?”
마을 안을 거의 다 뒤졌지만, 결국 니나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나는 초원에 마물이 나타난다는 여자 대장 리제의 말을 떠올리며 무기 상점에서 검을 구입한 뒤, 포레스타 마을로 급히 향했다.
“응? 무언가 다가오고 있어. 마물인가? 한두 마리가 아니야…, 게다가 마치 나를 에워싸듯이 접근해오고 있어. 이 마물들, 지성을 가진 건가?”
(마물 소리)
“…일제히 덤벼드는군.”
(기합 소리, 칼 소리, 마물이 쓰러지는 소리)
이 마물들, 지성을 가진 무언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게 분명해. 뭔가 커다란 힘이 사막화라는 형태로 대지에 영향을 주고, 동시에 마물을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 빛의 결정 루미너스가 발견된 시기와 맞물리는 이 상황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제2화: 붉은 머리 검사의 전설
“여기가 포레스타 마을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돌 씨.”
“제트 씨? 어째서 여기에?”
“실은 아돌 씨를 동굴까지 안내하라고 도먼 님께 부탁받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앞질러 와 있었다는 거군.”
“저기 봐, 붉은 머리다!”
“진짜다! 붉은 머리 검사야!”
“싫어…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
“가뜩이나 사막이 밀려오고 있는 판국에….”
“다들 이상하군. 모두들 수상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어.”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신경 쓰이시나요? 이유는 바로 저겁니다.”
“비석이군요.”
“마을 전승이 적혀 있다는 고대 문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읽어 보십시오.”
결정과 함께 얼어붙어 끊임 없이 잠든 소녀 있으니
세상의 모든 것이 모래폭풍에 묻힐 그때,
황금으로 빛나는 나라에서 온 소녀
빛의 결정을 다루어 사람들을 구하리라.
그러나 원치 않는 긴 잠에 들어 있으리니,
훗날 붉은 머리 검사 나타나리라.
“붉은 머리…? 그렇군, 이거 때문이었나.”
“헤헤, 형씨가 이 비석에 나온 붉은 머리 검사인 거야?”
“야, 꼬맹이. 저리 가 있어라.”
“꼬맹이 아냐! 나 윌리야!”
“훗날 붉은 머리 검사 나타나리라. 그자는 마인의 잠을 방해하는 자이니 운명의 자라 불리며, 재앙의 징조가 되리라.”
“붉은 머리는 맞지만, 난 검사가 아니라 모험가야.”
“모험가? 멋지다! 나도 되고 싶어, 스탄처럼 유명한 모험가! 하지만 스탄은 없어져버렸으니까….”
“형씨, 이름은?”
“나는 아돌 크리스틴.”
“그럼, 아돌도 힘내서 스탄처럼 유명해져야, 겠네! 그래! 아돌이 스탄을 찾아내면 되는 거잖아! 그럼 조금은 유명해질지도 몰라!”
“아, 그래….”
“휴, 정말이지 말 많네.”
“어이, 큰일이야! 모두들 와봐!”
“뭐야?”
“나도 가볼래!”
“어, 잠깐… 아돌 씨! 젠장, 꼬맹이까지… 기다려요!”
(발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어, 로포라 씨!”
“로포라? 맞아, 스탄의 조수였던 그 사람.”
“비켜주세요!”
“무슨 일이에요, 로포라 씨?”
“저것봐… 붉은 머리가 왔다고.”
(허덕이는 소리)
“싫어, 가까이 오지 마세요!”
“실례합니다. 지나갈게요.”
“로포라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죠?”
“스탄 씨의 흔적을 찾으러 니나와 동굴에 갔다가 마물한테 습격을 당했어… 누군가 니나를…. 아직… 안에 있어…. 누가 좀….”
(쓰러지는 소리)
“니나라고!?”
“이대로라면, 니나가 마물에게 먹혀버릴지도 몰라.”
“알았어. 내가 갈게. 동굴로 안내해줘.”
“역시 아돌!”
“잠깐! 붉은 머리 검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없어.”
“그래! 붉은 머리는 재앙을 부른다니까.”
“그런 말 마! 아돌은 모험가야! 검사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 사람, 붉은 머리에다, 검도 들고 있잖아.”
(웅성거리는 소리)
“됐어! 그럼 내가 갈게!”
“윌리, 어린애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난 진심이야! 아무도 동굴에 들어가려 하지 않으면서, 붉은 머리, 붉은 머리 타령이나 하고… 니나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거야!?”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윌리. 붉은 머리랑 엮이면 안 되는 거란다.”
“그래, 맞아!”
“아냐. 윌리가 옳아. 지금은 붉은 머리니 뭐니 할 상황이 아니야. 저 분 말고, 누가 니나를 구하러 갈 수 있다는 거냐.”
“장로님!”
“우리는 검술에 익숙하지 않소. 마물에게 습격당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지. 여기선 이 자리에 계신 아돌 씨께 부탁드리는 게 좋겠소. 어떻소?”
(웅성거리는 소리)
“장로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뭐, 그래야겠지요?”
“그래, 부탁드리자.”
“흠, 아돌 씨,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네.”
“동굴 안은, 제트 씨께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네, 저는… 동굴 입구까지만은 물론 함께 가겠습니다만. 그, 안쪽은...”
“내가 갈게, 아돌! 마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동굴 안에서 자주 놀았으니까, 길은 알고 있어.”
“정말 괜찮겠어, 윌리?”
“응! 맡겨만 둬.”
“그럼, 아돌 씨. 동굴은 이쪽이에요.”
“좋아, 가자.”
“응!”
“여기가 포레스타의 동굴인가…”
“그럼, 아돌 씨. 죄송하지만 저는 여기서 기다릴게요. 안쪽은 어두우니까 이 횃불을…. 여기.”
“가자, 윌리.”
“으, 응”
“조심하세요! ……이렇게 동굴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는 나오겠지. 내 임무는 아돌의 행동을 지켜보고 보고하는 것.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 게다가… 아돌이 여기서 죽는다면, 그 정도 인물이었단 얘기일 뿐. 이, 이 기척은… 설마! 마, 마물!? 히이이잇….”
“차갑잖아… 근데 그 제트라고 했던 아저씨, 패기 없네. 그치 아돌?”
“그래, 맞아.”
“헤헤, 어엿한 모험가가 되려면, 우선 용기 그리고 경험이 필요하지. 괜찮아, 마물쯤이야! ……히이익…아돌!”
“물러나, 윌리! 챠압!”
“아돌… 검 정말 잘 쓰는구나! 이 정도면 검사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아! 대단해!”
“뭐야, 윌리까지 나를 ‘붉은 머리 검객’이라 생각하는 거야?”
“난 마을 사람들하고는 달라. 그러니 그런 거, 상관 없어.”
“어라? 길이 두 갈래로 나뉘네.”
“이쪽, 이쪽이야! 왼쪽 길은 점점 좁아지다가 막혀버려.”
“니나는 어디에 있을까….”
“스탄의 흔적을 찾으러 왔다니까, 분명히 ‘얼어붙은 소녀’를 찾아서 안쪽까지 갔을 거야.”
“얼어붙은 소녀?”
“아돌도 봤잖아, 포레스타 마을의 비석. 결정과 함께 얼어붙어 지금까지 잠들어 있는 소녀가 있다고.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예전에 동굴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 소녀를 봤다고 해. 정말 얼음에 갇힌 소녀의 모습을 말이야. 꽤 오래된 이야기라 그걸 본 사람은 그 사람 한 명뿐이었어. 그래서 스탄도 필사적으로 찾았던 거야.”
“스탄이… 그 소녀를? 왜지?”
“그거까진… 나도 잘 몰라. 여기부터는 나도 처음 가보는 길이야. 대체 어떻게 되어 있을까?”
“야, 윌리! 혼자 그렇게 앞서가면 안 돼!”
“윌리!”
“마물, 엄청 큰 마물이다! 으아악!”
(마물 소리)
“어서 이쪽으로 와!”
“아돌!! 으아아악!”
“윌리! 무슨 일이야! 윌리!”
(싸우는 소리, 마물이 쓰러지는 소리)
“윌리, 윌리!!”
“아돌?”
“윌리! 어디야!”
“여기, 야……아파.
“괜찮아? 어이.”
“헤헤…. 돌에 걸려 넘어진 것 같아.”
“뭐야… 걱정했잖아. 이건 대체 뭐지?”
“뭐야?”
“이 부분만 이상하게 정돈된 돌이 깔려 있어.”
“진짜네!”
“윌리가 넘어진 건 이 돌들 때문이었구나. 이 그림… 무슨 문장인가?”
“응?”
(덜컥하는 소리)
(아돌의 비명 소리)
“아돌…? 사라졌어! 좋아, 나도! 에잇? 뭐야? 왜 나는 만져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야!?”
(아돌의 비명 소리)
“여긴… 어디지? 마치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홀 같아. 아니야… 얼음이 아니라 본 적도 없는 투명한 결정으로 벽 전체가 덮여 있는 거야. 저건…? 이게, 결정과 함께 얼어붙어 잠든 소녀인가…? 아름다워… 마치 정말로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응…?”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이 내가… 이토록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을 줄이야.”
“누구지!?”
"아,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팔찌가!? 팔찌 안에서… 인간? 아니, 마인!?"
“내 뜻에 네가 응답해 준다는 것인가.”
“네녀석은 누구냐!”
“진정해. 내 이름은 스토커. 보다시피 인간이 아니라 마인이다. 하지만 사실은 계약의 팔찌의 힘으로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한 마법사다. 라고 해야 올바른 거겠지. 적어도 너의 적은 아냐. 나는 너를… 500년 동안이나 기다려 왔다.”
“500년!? 나를… 기다렸다고?”
“그래. 500년…. 그때는 연금 마법이 찬란하게 꽃피우던 시대. 그리고 케핀 왕이 ‘천년 왕국’을 꿈꾸며 미쳐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지.”
제3화: 케핀 왕국과 계약의 팔찌
“케핀 왕이여. 고대 연금술 전설에 전해지는 ‘현자의 의지’가 실존한다니 믿기지 않는군요. 이는 이 나라의 축복일 뿐 아니라, 케핀이야말로 신이 정한 천년 왕국이라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강력한 연금 마법의 힘을 등에 업고, 케핀 왕에게 접근한 연금술사 자빌은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여섯 가지 힘 즉— 불, 대지, 바람, 물, 빛, 어둠—과 그리고 ‘현자의 의지’의 힘을 융합시키면 세계를 손쉽게 지배할 수 있다고 설파하며 왕을 꼭두각시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 이전처럼 ‘모래를 금으로 바꾼다’는 유치한 마법이 아니라, 영원한 권력이 약속되어 있지. 케핀 왕 네게가 아니라, 바로 이 나 자빌에게.”
하지만, 정의로운 연금술사 오웰은 자빌의 계략을 꿰뚫고 있었다.
“포레스타.”
“왜 그러세요, 할아버지?”
“온 것 같구나.”
“나야. 스토커.”
“늦었군, 스토커. 벌써 다들 모였어.”
“미안. 자빌의 휘하의 자들이 아무래도 우리 움직임을 감지한 것 같아. 내일이라도 당장 ‘현자의 의지’를 쓸 것 같은 기미가 보여.”
“흠, 서둘러야겠군. 좋아. 전원이 모였으니 여기로 모여주게. 작전을 설명하지. 자빌이 케핀 왕 주위에 배치한 여섯 개의 결정의 힘을 우리가 역으로 이용해 케핀을 차원 틈새에 봉인할 것이다.”
“봉인…하는 겁니까? 우리 연금술로는 ‘현자의 의지’를 무로 돌릴 수 없어.”
“그래. 하지만 케핀을 봉인하면 적어도 인근 국가에 대한 위협이나 연금술의 남용으로 일어난 사막화를 막을 수 있어. 여섯 개 결정의 위치와 임무 분담은 여기에 적힌 대로다.”
“포레스타의 이름이…. 설마!”
6개의 결정중 하나인 ‘빛의 결정 루미너스’를 발동시킬 담당자에 나뿐만 아니라 오웰의 손녀이자, 내 연인이었던 포레스타의 이름이 쓰여 있던걸 본 순간 나는 케핀의 위기를 다시 실감하고, 소름이 끼쳤다.
“단 한 가지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건, 결정이 놓인 장소에서는 절대로 연금 마법을 써선 안 된다는 거다.”
“왜죠?”
“결정은 엘레멘탈의 집약체다. 그 근처에서 연금 마법을 쓰면 힘이 폭주해 상상도 못할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자빌의 부하에게 습격당하면 어쩌지? 가진 무기로만 상대해야하나?”
“흠, 각지에 흩어진 동료들과 협력해 모든 결정을 발동시킨 뒤, 내가 케핀의 차원 봉인을 시도할 것이다. 케핀은 정지된 시공의 틈새에서 환상의 도시가 되는 거야.”
“환상의 도시…”
“그럼, 포레스타.”
“네, 할아버지.”
“너를 끌어들이고 싶진 않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게 됐구나.”
“할아버지, 이제 그만 말씀하세요.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 임무, 반드시 완수해 보이겠습니다.”
“포레스타…”
케핀 왕의 어리석음, 그리고 자빌의 야망만 없었다면 오웰의 손녀 포레스타와 함께 평온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친 숨 소리)
“거기, 둘을 잡아라!”
케핀을 차원의 틈새에 봉인하기 위해선 여섯 개의 결정을 동시에 발동해야 했다. 하나라도 늦으면… 이 시도는 실패한다.
“아아!”
(포레스타가 넘어지는 소리)
“여기 있었다!”
“포레스타, 달릴 수 있겠어!?”
“이 정도는 괜찮아요!”
“좋아, 내가 뒤를 막을게. 포레스타는 얼른 ‘빛의 결정’을—.”
“알겠어요!”
“자, 덤벼라!!”
(칼소리)
“오웰의 동룐가… 순순히 포기하시지!”
“결정 근처에선 연금 마법을 쓸 수 없다고, 자빌이 가르쳐 줬나보군?”
“흥, 그렇다! 무기도 없는 네놈이 뭘 할 수 있다는 거냐! 저쪽으로 간 여자를 잡아라! 빛의 결정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
“포레스타!”
“움직이지 마라! 저항하면… 여기서 죽인다!”
“연금 마법을 못 쓴다고 해서 맨몸으로 왔다고 생각했나? 어리석었군. 내 힘은 연금 마법같은 게 아니다!”
(비명소리)
“포레스타아!”
(뛰어가는 소리)
“여깄어. 빛의 결정, 루미너스! 늦지 않았어. 이걸 이렇게…하면… 이제 루미너스의 힘이 봉인을 향해 작동할 거야….”
“흐하하하하….”
“그 목소리는… 자빌!”
“이 순간까지 방해하다니… 오웰, 포기를 모르는 녀석이군.”
“여섯 개의 결정을 동시에 발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매복하고 있었던 거였네.”
“그 말대로. 너만 없애버리면 끝나는 일이다! 흐하하하.”
“지금 루미너스의 발동이 막히면 케핀의 봉인은 실패하게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긴 반드시 지켜야 해. …할아버지!”
“포레스타!”
“스토커!”
“자빌, 포레스타에게 손가락 하나도 닿지 못할거다! 이얍!”
“오오, 연금 마법이 아니군….”
“내 마법이 튕겨나갔어!?”
“고스란히 되돌려 주마!”
(스토커의 비명 소리, 쓰러지는 소리)
“포레스타!!”
“스토커!!!”
“쓸데없는 짓을… 자, 여자. 죽어줘야겠다!”
“이제… 최후의 수단밖에 없어…”
“포레스타! 결정이 있는 곳에서는 연금 마법을 써선 안 된다… 절대로 쓰면 안 된다…!"
“할아버지… 스토커… 미안해요.”
“설마, 포레스타… 연금 마법을—!? 안 돼! 멈춰! 으악!”
“자빌, 당신으로부터 세상을 지켜야만 해요!”
“뭐!? 무, 무슨 짓을!”
“스토커, 뒷 일을 부탁해. 햡!”
(자빌의 비명 소리, 결정 소리)
“포레스타!”
“미안해…. 스토커, 미안….”
포레스타의 몸이, 결정에 삼켜져 간다.
“포레스타, 포레스타!!!”
“포레스타, 너라는 녀석은 정말….”
“오웰, 봉인을!”
“그리고 500년이 흘렀다. 나는 스스로 팔찌의 종속물이 되어 네가 올 때까지 기다려왔다. 그래… 여기 잠들어 있는 포레스타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말이지.”
“그녀가… 포레스타인가.”
“이 계약의 팔찌는 네가 가지고 있어 줘.”
“내가? 왜?”
“서로에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지. 나는 팔찌의 힘으로 스스로 마인이 되었다. 그래서 팔찌의 주인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어. 믿을 수 없나? 하지만 나는 믿었기에 이렇게 너와 만날 수 있었던 거다.”
“좋아…”
“게다가 머지않아 너도 팔찌의 힘이 필요해질 날이 올 거다.”
“흠… 네가 찾고 있는 소녀는, 마물들로 인해 더욱 강력한 마물에게 바쳐질 위기에 놓여 있다.”
“내가 찾고 있는 소녀? 니나!?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마인이 되고 나서 생긴 능력인 것 같군.”
“니나는 어디에 있지, 스토커!?”
“그 장소로 안내해주지. 하지만 그 이후는 네 힘으로 해내라. 네 힘을 보여주도록.”
(아돌의 비명소리)
“여긴…”
(니나의 비명소리)
“저 앞에 보이는 건, 무슨 제단인가?”
“이 목소리는… 설마…!”
“싫어! 살려줘!!”
“저건 니나?! 니나!!”
“그만둬! 놔줘! 싫어어….”
“니나! 지금 구하러 갈게!”
“누구야? 내 이름을 부르는 건…?”
(싸움 소리, 마물이 쓰러지는 소리)
“널… 구하러 왔어!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나오고 있어… 그래… 니나는 저놈의 제물이었던 거야!”
(칼 소리)
“어떻게 되먹은 껍질이야? 검이 전혀 먹히질 않아!?”
“이 사람이… 붉은 머리 검객?, 위험해!”
(아돌의 비명소리)
“피부에서 피가….”
“괜찮아. 이 정도는. 어딘가, 약점은 없는 거야!? 젠장!”
(싸움 소리)
“…잠깐만! 놈이 머리를 뻗을 때, 목이 무방비해지는군! 그래… 알겠어! 이쪽이야! 한 번 더 날 물어보시지!? 자—, 지금이야!”
(마물이 쓰러지는 소리)
‘검의 힘만으로 저놈을 쓰러뜨리다니… 훌륭하다, 아돌 크리스틴. 확실히 네가 바로 내가 500년을 기다려온 ‘검사’다.’
“어… 뭐라 말씀드리면 좋을지… 감사합니다. 다치신 곳은 없나요?”
“응,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 나는 아돌 크리스틴.”
“아돌 크리스틴… 그게 ‘붉은 머리 검사’ 님의 이름이었군요…”
“어? 너도 그런 소리 하는 거야? 뭐… 좋아.”
“아돌! 거기 있어!? 아돌!?”
“윌리! 여기야!”
“아돌! 다행이야. 아돌이 없어지고 나서 나 불안해서…. 움직이지 못하겠더라구. 아, 니나도 같이 있었구나!”
“윌리도 날 찾으러 왔구나! 고마워!”
“좋아, 이제 돌아가자. 마을 사람들도 걱정하고 있을 테니까.”
“동굴에 들어간다고 한 사람 마을에선 오직 나뿐이었다고. 용기있지?”
“후후, 그러게.”
“니나! 이봐! 니나! 없네…. 역시 저 둘, 언덕 위에 갔겠네.”
(오카리나 소리)
“돌이켜 보면… 제가 사막에서 쓰러져 있던 걸 스탄 씨가 발견한 그때부터 제겐 기억이라고 하는 게 없었어요.”
“그렇구나. 기억이….”
“스탄 씨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는 잃어버린 과거 같은 건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어째설까요. 아돌 씨를 만난 그날부터 뭔가가 변해버린 것 같아요. 모든 걸 알고 싶다는 호기심, 떨칠 수 없는 불안, 그리고 또 하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어쩐지….”
“무슨 곡이야?”
“네?”
“니나가 오카리나로 연주하고 있는 곡 말이야.”
“모르겠어요. 멜로디만 기억하고 있어요.”
(풀피리 소리)
“헤헤, 이런 느낌이었나?”
“네!”
(오카리나 소리)
“아주 그냥 불타오르네, 두 사람.”
“뭐야, 윌리였나.”
“맞아. 나도 구하러 갔는데, 둘이서만 그렇게 친해지면 너무하잖아.”
“어… 그러네…”
“미안해. 다음부터는 윌리도 꼭 초대할게.”
“칫, 어린애 취급하고는. 아돌도 내가 없었으면 동굴에서 길 잃었을지도 모르잖아?”
“곤란하네.”
“윌리, 걱정 마. 아돌은 너한테 엄청 고마워하고 있어.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진짜?”
“응.”
“진짜지, 아돌?”
“그래, 윌리. 진심이야.”
“그럼… 이젠 아돌이 아니라 ‘형님’이라고 불러도 돼?”
“뭐? 형님!?”
“비록 스탄 정도는 아니라도 앞으로 조금은 유명해질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친하다는 증표야. 형.님.아.”
“후훗….윌리도 참….”
500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고 전해지는 고대 왕국 케핀. 지금도 결정 속에서 잠들어 있는 소녀 포레스타. 그리고 행방불명이 된 모험가 스탄. 내 앞을 가로막은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풀 열쇠는 아마도 마인 스토커가 남긴 말 속에 숨겨져 있는 듯하다.
‘머지않아 너도 팔찌의 힘이 필요할 때가 올 거다.’
모래가 섞인 바람은… 마치 나를 500년 전의 대지로 인도하는 듯했다.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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