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7 프롤로그: 쓰여지지 않은 모험담
유튭은 여기. VGM에서도 들어볼 수 있음. 테라 귀엽다. 이번거 특히 내 듣기 실력과 한글 실력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꼈다....와......
“찾았다! 에른스트!”
“어서오게나, 아돌군. 처음 뵙겠습니다, 라고 해야 할까. 못난 동생이 꽤 신세졌던 모양이더군.”
“이샤를 돌려받으러 왔다. 그리고, 네 야망을 꺾기 위해. 나피쉬팀의 상자는 네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겠다!”
“할 수 있다면 해보라고.”
“에른스트 님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게 말이죠.”
“핫, 그 검은?”
“흑검 알마리오. 내 조상이 아르마한테서 훔친 상자를 제어하기 위한 마스터 키다. 잘 보도록.”
“그만둬, 에른스트! 이샤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싫어어어어!!”
“하하하하, 드디어 손에 넣었다! 신들에게만 허락된 기적의 힘을!”
“에른스트 님 등 뒤에 날개가!”
“설마, 말도 안 돼!”
“정말 웅장하신 모습.”
“멋있습니다.”
“자, 붉은 머리 아돌. 신을 초월한 힘 앞에 죽음을 맞이해라!”
“절대로 상자는 넘겨줄 수 없어!”
“훗, 그런 솜씨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으냐. 이거나 받아라!”
“으악”
“해냈다!”
“가슴에 박혔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에른스트 님!”
“이제 끝이로군. 아돌 크리스틴!”
“앗! 에른스트 님의 팔에 불길이!”
“누구 짓이에요!”
“갓슈!”
“....지금이다, 끝장을 내!”
“그래, 각오해라, 에른스트!”
“봐, 날개가….”
“....사라져 가.”
“에른스트 님…”
“있을 수 없어! 신이 된 내가 질 리가 없잖….큭”
“이샤, 괜찮아?”
“아돌 오빠!”
“늦어서 미안해. 무서웠지?”
“으으응, 전혀 무섭지 않았어. 오빠가 반드시 구하러 와 줄 거라 알고 있었으니까.”
“자, 모두에게 돌아가자.”
“응!”
“기다려!”
“큭, 에른스트!”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끝낼 순 없어!”
“이제 끝났어! 형!”
“갓슈….”
“형은 졌어! 그러니, 이제 끝내자! 더 이상 조상의 맹목적인 무리에게 형이 사로잡힐 필요는 없어!”
“크크큭…. 그러니 네가 물러터졌다는 거다. 일족의 수치스러운 놈. 네놈의 헛소리 따위 듣고 있을 귀는 없다!”
“…형!”
“상자여! 위대한 나피쉬팀 이여! 모든 힘을 내게 주소서!”
(에른스트의 비명 소리)
“형!”
“에른스트 님!”
“지진인가! 으악”
그것은 나피쉬팀의 상자의 마지막 발악이었습니다. 봉인이 풀린 기상조절기구 나피쉬팀은, 스스로 붕괴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엘레시아인을 길동무 삼아서...
“어엇 나피쉬팀의 상자가….”
“흑… 안에 아직, 아돌 오빠가….”
“아돌씨가…”
“상자를 멈출 수 있는 건 3개의 열쇠를 가진 아돌 뿐이야.”
“아돌 오빠, 살 수 있겠죠? 오드 아저씨, 오르하 언냐….”
“살아남기를 기도할 수 밖에 없겠지.”
“아돌씨…”
아까까지의 폭주가 거짓말처럼 나피쉬팀의 상자는 그 움직임을 멈추고, 바다에 가라앉아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던 큰 소용돌이도 그곳에는 없었습니다. 있는 것은 그저… 끝없이 푸르게 펼쳐진 바다와 하늘...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돌씨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아냐, 제메의 신경, 돌려주려고 했는데 잃어버렸고.”
“신경 쓰지 마세요. 아돌씨도 목숨이 위태로웠으니까요.”
“하지만, 레다 족의 보물인데도….”
“자신의 일은 뒷전이라니 그대 답구나. 정말로 이번 일은 감사하고 있다, 아돌.”
“아니에요, 오드 족장님!”
“서둘러 아돌! 이제 곧 출발이야!”
“알았어, 테라!”
“그럼 오르하, 이샤, 오드 족장님, 정말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닻을 올려라!”
“고마워! 아돌 오빠!!!”
“아돌씨, 건강하세요!”
“모두들 건강해!”
“오빠….”
“떠나버렸네, 새로운 모험을 향해.”
“아돌도 출발했나?”
“갓슈 씨, 당신도 가는 건가요?”
“그래, 가야 할 곳이 있어서 말이지. 신세 많이 졌어. 그럼.”
“그들에게 모험 없는 생활은 비일상. 모험이야말로 일상이겠지.”
“그렇네요. 모험이야말로 아돌 씨의 영혼이 갈망하는 최고의 재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훗날 사람들에게 정규 모험가라 불리게 된 아돌 크리스틴. 이스 잃어버린 고대 왕국, 셀세타의 수해, 펠가나 모험기, 잃어버린 모래 도시 케핀, 날개 달린 민족을 찾아서 등, 수많은 모험 일지를 남긴 위대한 모험가. 그렇지만 거기에는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그런 아돌의 아무도 모르는 모험담, 이스 VII 프롤로그 - 쓰여지지 않은 모험담.
아무도 모르는 아돌의 모험담. 그것은, 카난 제도를 떠난 때부터 시작되었다. 짧은 휴식을 즐기고 있던 아돌 일행은 가는 길에 엄청난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곤 꿈에도 모른 채, 아틀라스 해상에서 곧장 에디스 항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어? 갓슈도 카난 제도를 출발했어?”
“응. 아버지가 같이 가지 않겠냐고 권유했었는데 거절당했대.”
“어째서입니까, 라독 선장?”
“일단 에디스로 향한다고 전했더니, 그런 곳에 들를 틈은 없다고 하더군.”
“그래서, 갓슈는 어디로?”
“글쎄. 그보다 이거 봐, 이 배. 로문 군 병사들에게 습격당하고, 카난의 대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여기저기가 엉망진창이야.”
“바스람 씨에게 자재를 조달받았던게…”
“으음,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임시방편 정도로밖에 못 고쳤어. 에디스에 도착하면 우선 이걸 수리해야 해.”
“얼마나 걸리는 건가요?”
“한 달은 걸리겠지.”
“네? 한 달이나요?”
“그렇게 놀라지 마. 그동안 너도 푹 쉬는 게 좋아, 아돌.”
“네?”
“그렇게 대활약했으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지쳐있을 거야. 우선 그 피로를 풀어야지.”
“피곤하지 않은데. 그것보다, 배를 수리한 후에는 어떻게 할 건가요? 벌써 정해두셨나요? 다음에 갈 곳은요?”
“하하, 그런 게 정해져 있을 리가 있나. 우리는 해적이다. 바람 부는 대로, 내키는 대로, 이 넓은 바다를 나아갈 뿐이야.”
“…그런, 가요.”
“배가 고쳐질 때까지 어쩔 수 없으니, 내가 놀아줄게. 헤헷. 뭐야, 아무 말도 안 하고. 왜 그래, 아돌. 어라? 왠지 기운이 없잖아. 역시 피곤해?”
“그런 거 아냐.”
(피격소리)
“아파….”
“괜찮아, 테라?”
“괘, 괜찮으니까 좀 놔줘, 미하일.”
“미안.”
“아쉽네. 흔들리는 틈타서 멋있게 손 잡으려고 했더니.”
“커먼!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아니야.”
“정곡을 찔렸지? 얼굴 빨개졌거든?”
“그러니까 아니라니까.”
“어이, 다들 괜찮아?”
“괜찮습니다.”
“지금 건 해성 몬스터구나.”
“해성? 바다에 사는 몬스터?”
“그래. 아틀라스 해상 이 일대는 원래 해성 몬스터의 서식지였지. 카난의 대소용돌이가 사라진 탓에 아틀라스를 벗어났던 몬스터가 돌아온 것 같구나.”
“역시 그웬. 박식하네.”
“니즈는 본 적 있어?”
“소문으로는 들어봤지만.”
“...처음 봤어.”
“제이드도 그런가.”
“그건 그렇고, 우리 배에 타격이라니 바라던 바야.”
“마침 이러다 실력이 줄어드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어. 일단 퇴치해 줄까. 어때, 아돌? 아, 너 아직 제 컨디션 아니었지.”
“괜찮아. 도기”
“그럼 그렇게 하자. 좋아, 니즈 위치 확인.”
“라져”
“그웬은 제이드랑 같이 배를 몬스터에 붙여줘.”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모두 몬스터를 퇴치해 줘.”
“알겠습니다!”
“지켜봐. 한 방에 끝내주겠어.”
“마무리 일격은 내가 날린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숨통 끊는 건 이 나야.”
“테라는 선실에서 대기.”
“왜요? 나도 뭐라도 돕게 해 줘요.”
“카난 제도로 가는 도중 로만의 포격에 바다에 떨어질 뻔한 건 누구였더라?”
“그건….”
“민폐는 민폐답게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
“아버지!”
“딸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부모 마음이라는 거겠지.”
“여기는 저희만으로 괜찮으니까. 테라는 얌전히…”
“그렇게 민폐 취급받는 건 더는 싫다구. 만회하게 해 줘.”
“테라…”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해 봐.”
“아버지….”
“단, 너 혼자 몬스터를 처치하는 거다.”
“어이, 라독 영감.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무모하잖아.”
“이건 나와 테라의 문제야. 관계 없는 사람은 닥치고 있어 줘, 도기.”
“무관계라고?”
“도기!”
“어떠냐, 테라. 만약 해치운다면 어엿한 해적으로 인정해 주마. 실패하면 허드렛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맡겨 줘.”
“좋아, 결정됐군.”
“눈 크게 뜨고 잘 지켜보라고! 아읏… 몬스터 이 테라 님이 숨통을 끊어주마!”
“테라! 좌현에 몬스터가 온다!”
“지금이다, 테라!”
“왜 그래, 테라? 손이 떨고 있어. 역시 무서워진 건가.”
“시끄러워. 괘, 괜찮아. 에잇!”
“빗나갔네.”
“테라! 침착하게!”
“아돌.”
“괜찮아! 테라라면 분명 할 수 있어!”
“응! 죽어라! 몬스터! 해냈어! 맞았어!”
“설마, 정말로 몬스터를 쓰러뜨릴 줄이야.”
“역시 라독의 딸이군.”
“해냈구나, 테라!”
“아돌 덕분이야. 고마워, 아돌.”
“아냐. 테라의 실력이야.”
“헤헷”
“그럼, 테라가 어엿한 해적이 된 것을 축하하며, 건배!”
“처음엔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피는 못 속이네.”
“뭐, 아돌의 조언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또 아돌한테 졌네, 미하일.”
“시끄러!”
“근데 말야, 왜 그렇게 해적이 되고 싶었던 거야? 어른은 고생만 할 뿐인데. 그렇구나! 너 빨리 아돌한테 어엿한 여자로 인정받고 싶었구나?”
“바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도기! 아니라니까.”
“그럼, 뭔데?”
“짜잔! 술이다, 술! 어엿한 해적이 되면 대놓고 술을 마실 수 있잖아! 승리의 술이란 걸 한번 마셔보고 싶었어! 어이! 뭐 하는 거야, 아버지! 돌려줘!”
“아아! 내 술!”
“네게는 아직 이르다!”
“왜? 어엿한 해적이 됐으니까 마시게 해줘도 되잖아!”
“그거랑 이건 얘기가 다르다!”
“조금만이라면 괜찮잖아!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도 하고, 응?”
“안 된다.”
“이 짠돌이 영감탱이!”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왜 그래. 아돌?”
“아, 토할 거 같으면 저쪽으로.”
“미안하지만,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
“어?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피로가 몰려온 거겠지. 그러니까 내 말 안 듣더니.”
“그런 것 같아요. 죄송해요. 먼저 쉬러 갈게요. 그럼.”
“아돌…”
“그럼, 아돌 몫도 먹어도 된다는 거지?”
“안 돼! 그건 내가 노리고 있었다고.”
“밥 때문에 싸우다니, 뭐 하는 짓들이야. 그렇지, 테라, 테라?”
“나, 잠깐…”
“어이! 어디 가는 거야, 테라!”
“아돌한테 가는 거 뻔하잖아?”
“에? 아돌한테?”
“그런 것도 모르는 걸 보니. 언제까지 가도 이길 가망이 안보이네.”
“아돌 녀석, 몸이 안 좋다고 했으니까, 테라 녀석 간호 핑계 대고 아돌한테 들이대는 거 아냐?”
“설마…”
“무엇보다, 선실에는 아돌과 테라 단 둘. 다른 방해꾼은 없어. 그렇다면…”
“설마... 테라가…”
“차가워... 이렇게 몸이 차갑게 식다니... 기다려 아돌, 지금 따듯하게 해줄게테니까.”
“고마워, 테라.”
“테라….”
“추우면 아버지가 자주 안아주셨어. 사람 살갗은 따뜻하잖아? 그러니까…. 그치? 따듯하지 아돌?”
“테라는 그런 짓 안해!!!”
“그런 짓이라니 무슨 짓이야, 미하일!!”
“무슨 짓이라니!”
“얼굴이 새빨갛잖아! 대체 무슨 상상을 한 거야!”
“아무래도 좋잖아!”
“네네, 카말라도 그렇게 너무 놀리지 말라니까.”
“대체로 너희들은 중대한 걸 간과하고 있어.”
“중대한 거?”
“뭔데! 뜸들이지 말고 알려줘, 도기!”
“그 아돌이, 저런 꼬맹이를 상대할 리 없잖아. 아돌에게는 그, 좀 더 청초하고 참한 미인이 어울려. 응? 너희들 왜 그래. 왜 갑자기 뒤로 물러서는 거야!”
“뒤...뒤에…”
“뒤…에?”
“이런, 라독 씨.”
“테라론 아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야?”
“아니 아니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이게!”
(도기의 비명 소리)
(노크소리)
“누구?”
“나. 들어갈게, 아돌. 좋은 거 가져왔어. 자, 약초.”
“약초?”
“배멀미하거나 열날 때 이거 마시면 단번에 나아. 아돌도 이거 마시면 몸 안 좋은 거 나을 거야.”
“고마워, 테라. 걱정해줘서.”
“으으응. 생각해보니 저렇게 대단한 일을 혼자 해냈으니, 얼마나 피곤할까 싶어서. 진짜 대단해. 아돌은 정말 세계를 구한다니까. 역시 내가 눈독들인 이유가 있다니까. 헤헤”
“하하, 테라가 도와준 덕분이야.”
“나? 내가 뭘 했다고?”
“아아. 그때 테라가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생각도 못 했을 거야.”
(회상~)
“뭐라고? 로문 제국 함대에 잠입한다고?”
“그래. 아가레스 제독을 연회에 불러내 준다면, 그 틈에 놈들의 배에 잠입해서 레다족을 구하는 거야.”
“과연. 머리 썼네, 테라.”
“로문 녀석들에게 한 방 먹여주고 싶잖아?”
“아아. 물어볼 필요도 없어.”
“그럼 결정이네.”
“나도 같이 잠입하게 해줘. 어떻게든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구하고 싶은 사람이라..., 알았어.”
“뭐? 무장한 집단에게 습격당했다고? 우리 로문 제국 병사가?”
“네! 아마도 그 해적이 아닐까 합니다만. 아가레스 님.”
“적안의 라독인가. 우리에게 맞서다니. 고작 해적 따위가 뭘 할 수 있겠나? 병사를 총동원하여, 범행 분자를 진압하라!”
“핫!”
“작전 성공! 생각했던 대로 허술해졌네.”
“좋아, 지금 당장 배에 올라타자.”
“응.”
“끙차. 이게 로문의 배인가. 넓은데. 트레스마리스 호와는 완전 딴판이네. 잡힌 녀석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시간이 별로 없어. 나눠서 찾아보자, 테라.”
“그래, 실수해서 잡히거나 하지 마, 아돌.”
“테라도.”
(문여는 소리)
“여긴…. 아가레스의 방인가. 취향하고는.”
“아돌 씨.”
“이 목소리는? 오르하.”
“위예요. 천장이에요.”
“천장?”
“세상에. 천장에 새장이. 저런 곳에 오르를 가둬두다니. 오르하, 다친 데는 없어?”
“괜찮아요.”
“기다려, 오르하. 지금 거기서 꺼내 줄게.”
“조심하세요, 아돌 씨!”
(마물 소리)
“뭐야? 개구리?”
“조심하세요. 저 녀석은 라나루나. 아프로카 대륙 깊숙한 곳에 사는 거대 개구리로, 아가레스 저택의 특별한 총애를 받는 녀석이에요.”
“아가레스의?”
“이런! 몸이!”
“라나루나의 혀가 아돌 씨의 몸에! 아무리 아돌 씨라도, 혀가 몸에 휘감긴 채로는….”
“꼼짝도 못 하겠어! 우앗.”
“이번엔 네 혀도 같이 데려가 주마! 놓지 않아!”
“아돌 씨 몸에 휘감겨 있던 혀가 풀려 가. 바닥에 혀가 부딪힌 게 꽤 아팠나 보네.”
“좋아! 지금이야! 각오해라! 챠압!”
“대단해! 단 한 칼에 쓰러뜨리다니!”
“오르하! 기다려! 지금 새장을 내릴 테니까!”
“...아돌 씨, 정말로 구하러 와 주셨네요.”
“약속했잖아.”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이샤가 어딘가로 끌려가 버렸어요.”
“이샤가?”
“마을이 습격당하는 것도, 아저씨가 쓰러지는 것도, 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어서… 저, 이제 무녀 자격 같은 건 없어요. 대체 이제부터 어떡하면 좋을지…. 아돌씨…. 흑흑…”
“오르하…”
“아! 역시 여기 있었어, 무, 뭐, 뭐하는 거야! 이런 긴급한 때에 여자랑 껴안고 있다니!”
“테라! 다른 레다족은?”
“무사히 구했어. 그것보다…. 뭐하는 거야? 내가 있는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이성을 잃어 버려서….”
“알겠다. 네가 어떻게든 구하고 싶다고 말했던 사람이 이 사람이구나. 그렇지, 아돌?”
“그래, 오르하라고 해. 레다족의 무녀지.”
“무녀? 헤에, 그런 취향이구나. 어차피 나같은 건 상스러운 해적이거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까부터 이상해, 테라. 오르하도 무사하니까. 지금이라도 탈출해야 해.”
“맞아 맞아! 아가레스 녀석이 연회에서 돌아왔어! 곧 배에 올라올 테니 그 전에 도망쳐야 해!”
“늦었군. 이제 더는 도망갈 수 없어.”
“아가레스!”
“애써 붙잡은 노예들을 풀어준 게 너희들 짓인가. 게다가 내 오르하쨩까지 도망치게 하려 하다니.”
“웩, 마시의 오르하쨩이라니. 징그러.”
“각오는 되어 있겠지. 크흐흐흐.”
“저기요! 큰일 났어요! 아가레스 님!”
“엘리자베스 님께서!”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정신 차려! 엘리자베스! 이럴 수가! 내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가! 에…엘리자베스! 네놈이 한 짓이군! 붉은 머리 검사! 사형이다! 이놈을 잡아 참수해라!”
“예!”
“봐! 아돌이 꽁냥거리고 있으니 도망 못쳤잖아.”
“그 이야기는 나중에. 지금은 저놈을 쓰러뜨리는 게 먼저잖아!”
“저쪽 붉은 머리보다, 내가 조금은 더 솜씨가 좋다고.”
“누구?”
“뭐야 네놈은?”
“갓슈!”
“아는 사이야?”
“자, 자, 덤비지 않으면, 이쪽에서 간다! 으랴압!”
“대단해! 순식간에 로문 병사를 쓰러뜨렸어! 대체, 누구야?”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저씨.”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내 질문에 대답해 준다면 말이지. 어이, 에른스트는 어디에 있지?”
“나, 나, 나, 나는 모른다.”
“혹시, 당신과 같은 검은 머리의….”
“아아, 알고 있나?”
“그렇다면, 제 여동생… 이샤를 데리고, 어딘가로 갔습니다.”
“젠장, 한 수 읽혔나 보군.”
“솔직하게 대답했으니, 봐줘. 돈이라면 얼마든지 내놓을게. 여, 여기!”
“안심해. 너에겐 더 이상 볼일 없어!”
“웩, 개구리 위에서 뻗었어.”
“그대로 사이좋게 잠들어 있으라고. 아돌, 미안하지만 먼저 간다.”
“잠깐만, 갓슈. 이샤가 끌려간 곳에 짚이는 데가 있어?”
“아, 가버렸네. 도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저 남자.”
“이 발소리, 안 돼.”
“빨리 탈출해야 해.”
“용, 용서 못 해, 용서 못 한다! 붉은 머리 검사.”
(~회상 끝)
“그립네. 로문함 잠입 이야기지? 그러고 보니, 배에서 끌어올릴 때 시간 번다고 아돌, 배에 매여진 밧줄을 잘랐잖아. 그 후, 그 배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대소용돌이에 휩쓸렸나?”
“그게, 배째로 용신병에게 먹혔대.”
“배째로?”
“응. 봤다는 사람이 여러 명 있으니 틀림없어.”
“그럼, 아가레스는?”
“지금쯤 저 세상에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겠지? 다시 만났네, 엘리자베스. 으흐흐….”
“닮았어, 테라. 아가레스랑 똑같아. 하하하….”
“드디어 웃었네. 기운 없는 아돌은 아돌이 아니지. 아돌은 언제나 기운 넘쳐야지. 그래야 모험가 아돌이니까.”
“모험가인가.”
“모험가도 좋지만, 이대로 해적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돌 소질 있잖아. 맘만 먹으면, 내가 아돌을 신랑 삼아줄 수도 있는데.”
“하하, 해적인가.”
“그럼 이 바다, 저 바다 맘대로 갈 수 있을 거고. 그럼 어디 가고 싶어? 아돌.”
“글쎄. 카난 제도일까. 얘기하다 보니 왠지 두 사람이 보고 싶어졌어.”
“두 사람이라니?”
“오르하랑 이샤. 둘 다 잘 지내고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신경 쓰여? 두 사람이.”
“응. 신세도 많이 졌고.”
“...신세라니 어떤?”
“어떤 신세냐니, 난파되어 파도에 휩쓸려 해변에 쓰러져 있던 날 구해줬고, 상처 치료도 해주고, 밥도 그렇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흐읍”
“왜 그래, 테라.”
“됐어.”
“테라!”
“아돌 바보!”
“왜 저렇게 화내는 거야, 테라 녀석.”
“뭐가 신세를 졌다는 거야. 사람 마음도 몰라주고. 그렇게 뾰족한 귀랑 꼬리가 좋아? 에잇”
(고양이 소리)
“너도 꼬리 달렸네. 아, 맞아. 이걸로…”
(잠자는 소리)
“....안 돼, 잠이 안 와. 다들 어떻게 이 코골이 대합창 속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거지? 나는 무리야.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뭐야, 벌써 아침인가. 하으으음.”
“으음… 테라….”
“히익, 그만해, 미하일. 나는 테라가 아니야. 도기라고!”
“테라….”
“이상하네. 분명 이 근처에 있었을 텐데. 아, 찾았다! 뭐야, 여우 털 목도리인가. 아, 찾았다! 뭐야, 뱀 허물인가. 어디 가버린 걸까. 분명 케빈에 있을 텐데…. 아야, 아퍼. 뭐야 이거….”
“아, 이 상자. 부적이 그려져 있어. 그렇다는 건…! 있다, 이거야, 이거라구! 퀴어의 귀랑 꼬리. 이것만 있으면 나도…. 으음, 거울 거울. 찾았다. 이걸 이렇게 붙이면…으음, 역시 나야. 잘 어울리잖아. 누가 봐도 레나족. 근데, 뭐 하는 거야 나. 뭐, 아돌을 기운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아, 위험해, 누가 온다. 숨어야 해.”
(쥐소리)
“뭐야, 쥐인가. 다행이다, 이런 데 누가 봤으면 자살감이라고. 좋아, 다들 자는 동안 한 번 격려하러 가볼까.”
“으음, 테라아….”
“바보, 잘 봐. 카말라잖아, 카말라. 목 조르지 마.”
“으으음….”
“흐으, 바보, 더 이상 입술 가까이 하지마! 히이익…. 잠깐, 바, 바보! 어쩔 거야, 내 첫 키스! 이 바보 미하일! 이불이나 뒤집어쓰고 있어!”
“....테라아….”
“아, 찝찝해. 가글하고 와야지.”
“테라…으음….”
(코고는 소리, 문 소리)
“....실례합니다아….”
(코고는 소리)
“우와, 뭐야, 이 코고는 소리는. 뭐, 그래도 너무 조용하면 들키니까, 이 정도가 딱 좋을려나? 그건 그렇고, 아돌 녀석은 어디 있는 거야. 이렇게 어두워선 안 보이잖아. 그렇다고 밝게 할 수도 없고. 이, 이건? 아버지인가…. 우와, 술냄새.”
“앗!”
“큰일 났다, 뭔가 밟았다고 생각했더니 그웬 발이었나. 잠에서 깨면 어떡해.”
(코고는 소리)
“아, 다행이다. 어…, 이건 제드인가. 그 옆은, 이불 뒤집어쓰고 있어서 잘 안 보이지만, 이 다리는 아돌 같은데…. 저기, 일어나 봐 아돌.”
“으음~...”
“....아니었지.”
“아돌 오빠. 오빠, 일어나라구. 이샤가 놀러 왔잖아. 에잇, 일어나, 아돌 오빠, 좀….”
“으음, 누구?”
“나야, 아돌 오빠야! 거짓말, 어째서?”
“엇… 테라, 그 모습.”
“꺄악!”
“방금 건 뭐야, 쥐새끼?”
“치고는 컸던 것 같은데.”
“....테라.”
“어쩌지, 하필이면 미하일한테…. 아, 더는 살아 갈 수 없어…. 어, 도기랑 아돌. 망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 보여줄 수 없어. 일단 어디든 숨자.”
“설마 아돌도 바람 쐬고 있을 줄이야.”
“코 고는 소리가 너무 심해서 잠을 못 자겠어서.”
“코 고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미하일이야. 나를 테라로 착각하고 껴안더라고.”
“하하, 미하일 녀석, 정말로 테라를 좋아하는구나.”
“테라가 반한 건 너지만.”
“하하, 그만해 줘, 도기.”
“오늘도 걱정했었어, 널.”
“아, 아까 아주머니네 약을 받았어.”
“아, 그 만병통치 약초 말이지? 어때, 컨디션은? 좀 나아졌어?”
“글쎄, 어떨까나.”
“어떨까나라니. 테라뿐만 아니라, 라독 선장도. 그리고 도기, 너도. 모두가 걱정해 주는 건 알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어.”
“혹시, 또 그 병인가?”
‘어? 병?’
“아아, 짐작하는 대로, 평생 나을 가망이 없는 병이지.”
‘거짓말? 평생 나을 가망이 없는 병? 아돌이?’
“아마 난 죽을 때도 이 병 때문에 죽겠지.”
“맞는 말이네. 뭐, 남자로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지.”
“응”
‘아돌의 병은 남자가 걸리는 병이야?’
“뭐 어때. 각오가 되어 있다면야.”
“각오는 되어 있어. 언제 죽어도 좋다고. 실제로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내일 죽을지도 모르고. …각오는 되어 있어.”
“잘 말했다. 그래야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이지. 하하하.”
‘그런... 언제 죽어도 좋다니…’
“하지만, 이 병에 대한 건 테라에겐 말하지 않길 바래.”
‘어?’
“걱정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알았어. 약속할게.”
“고마워, 도기.”
“좋아,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 아침까지 한 잔 더 할까. 어차피 선실에 돌아가도 시끄러워서 잠들 수 없을 테고.”
“그러게. 오랜만에 둘이서 밤새도록 마실까.”
“좋아, 그러자고. 라독이 숨겨둔 최고의 술이 있다니까.”
“괜찮아? 몰래 마셔도.”
“그럼 그럼, 괜찮지. 맡겨두라니까.”
“거짓말이지? 아돌이 불치병에 걸렸다니…”
(흐히히히, 개굴 개굴, 내 원한, 갚아주마……. 개굴개굴….흐흐흐ㅡ…)
“알타고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걸리겠군.”
“그러게, 이대로 순조롭게 가도 10일은 걸리겠지.”
“으왓, 뭐야?”
“암초에 부딪힌 건가? 설마.”
“뭐야, 이건.”
“아틀라스 해에는 몬스터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지만, 이런 녀석일 줄이야.”
“이쪽은 무장 선박이다. 괴물을 쓰러뜨려 주마. 전원 위치로! 포신 전개! 포탄 장전!”
“사격 준비 끝!”
“좋아, 공격 개시!”
“...포탄을 튕겨냈어?”
“겁먹지 마! 조준을 정렬하고 한번에 집중 사격이다! 쏴라!”
“뭐 저런! 전혀 안 듣잖아! 쏴! 계속 쏴!”
“멍청한 짓을…개굴개굴!”
“입에서 뭔가를 토해냈어! 으악!”
“…독액인가! 조심해! 독액이다!”
“나부드, 가라!”
“개굴개굴!”
“위험해! 독액이다!”
“어떻게 된 일이야! 괴물 개구리에서 또 개구리가!”
“흐흐흐, 스우메여! 가라!
“위험해! 이쪽으로 가!”
“빌어먹을, 이 개구리 자식!”
“녀석들은 어디 있지?”
“녀석?”
“붉은 머리 검사 말이다! 개굴! 붉은 머리 검사는 어디 있지? 히히히히히….”
“배가 두조각으로!! 으아아악”
“없어… 어디 있지? 붉은 머리 검사….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 반드시 찾아내서, 내 원한을 갚아주마! 흐흐흐흐흐…개굴개굴….”
“오늘도 날씨가 좋네!”
“이대로 가면, 모레 이맘때쯤은 에디스의 항구겠어.”
“테라가 쓸쓸해하겠네요. 아돌과 헤어지기 싫다고.”
“그냥 고백해버리면 좋겠는데. 아돌이 동료가 되어 준다면 든든할 거고.”
“그렇게 쉽게는 안되겠지만.”
“왜 그러세요? 라독 선장님.”
“흠, 해적의 감이란 거지. 무엇 보다, 아돌의 마음이 어떨지.”
“아돌과 테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테라는 어디 갔지? 아까부터 모습이 안 보이는데.”
“언제나 헐어있네. 이상하게도.”
“카마라!”
“테라, 왜? 청소 도와주러 왔어?”
“내가? 그거보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응? 뭔데.”
“저기, 남자가 걸리는 불치병이라고 알아?”
“뭐? 남자가 걸리는 불치병?”
“쉿! 목소리 크다고.”
“바보! 사람 죽일 셈이야!”
“아, 미안. 그래서, 알아?”
“뭐? 남자가 걸리는 불치병이라고 하면, 그쪽 병 아니야?”
“그쪽이라니?”
“하반신 쪽이라고 할까.”
“하반신?”
“응, 위험한 여자랑 하면, 정말 큰일 난다고 하던데. 나았다고 생각해도 안 나아서, 최악의 경우 쓸모없게 된다고 들은 적이….”
“에잇!”
“아야! 무슨 짓이야?!”
“너한테 물어봤다니, 내가 바보였어! 흥!”
“뭔데?”
“어? 남자가 걸리는 불치병?”
“응. 니즈라면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지해줘서 기쁘지만, 나도 그다지 잘 몰라.”
“그다지, 라는 건 안다는 거지? 어떤 병인데?”
“내가 아는 건 이국의 죽을 병이야.”
“이국의 죽을 병?”
“응. 이국에 간 사람만 걸려서 그렇게 불린대. 자세한 건 나도 모르지만, 그 병에 걸린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피를 토하고 그 후 고열이 나고, 그러고 나서 얼굴에 두들두들 뭔가가 나고, 괴로워하다가 죽어간대.”
“무서워! 어쩌다 그런 일이?”
“그걸 모르니까 불치병이라고 하는 거지.”
“아, 그렇구나.”
“아마 이국에만 있는 음식을 먹었거나, 벌레에 물린 게 원인일 거라고들 해. 아마 몸에 안 맞는 거겠지.”
‘아돌도 이국 여행만 잔뜩 하니까, 혹시…’
“싫다. 피 토하고, 열나고, 얼굴에 두들거리는 게 생기고, 괴로워하면서 죽어가는 건.”
“그런 건 싫어!”
“아, 잠깐만, 테라! 아, 겸사겸사 맛 좀 봐달라 하려고 했는데. 풉, 뭐야 이 맛! 설마… 설탕이랑 소금… 잘못 넣었어! 아아, 정말! 테라가 말 걸고 그러니까!”
“뭐라고? 남자가 걸리는 불치병이라고?”
“응. 니즈랑 카마라한테 물어봤는데, 잘 모르겠대. 그웬이라면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아서.”
“글쎄다… 응. 우리 아버지가 그랬어. 평생 못 고쳤지.”
“무슨 병인데?”
“귀여운 여자를 보면, 쫓아가지 않고는 못 배기는 병이지.”
“여자?”
“아아, 어머니도 질려 하셨지. 결혼식 끝나자마자 바로 바람기가 돋았다는 정도의 얘기니까.”
“아…”
“바람은 평생 못 고치는 병이야. 절망.”
“어? 지금 뭐라고 했어? 다시 한번 말해줄래, 제드?”
“절망.”
“절망?”
“절망이란, 인간의 정신에만 걸리는 죽음에 이르는 병.”
“아…”
“정말, 다들 적당히 아무렇게나 말하고. 도대체 무슨 불치병이냐고!”
“테라!”
“햐앗? 미하일! 어, 어째서 선실에 있는 거야?”
“테라야말로, 어째서?”
“나는 잠깐 물건을 가지러.”
“어제 꼬리!”
“저얼-대로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어제 일. 만약 말하면 죽여 버릴 거야!”
“아, 알았어! 하지만…”
“하지만, 뭐?”
“잘 어울렸어.”
“어?”
“예뻤어.”
“미하일…”
“테라, 저, 나는….”
“칭찬해줘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 알고 있어, 테라.”
“갓슈는 어디로 간 걸까.”
“어이, 아돌! 라독 선장님이 부르신다!”
“라독 선장님이?”
“그래! 지금 당장 와달라는데!”
“알았어! 무슨 일이지, 지금 당장 와달라니.”
(노크소리)
“아돌입니다!”
“들어오게.”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테라가 자네에 대해 캐고 다니더군.”
“네?”
“불치병이 아닌가 하고.”
“설마…”
‘짐작하는 대로, 평생 낫지 않을 병이지.’
“테라 녀석, 나와 도기가 이야기하는 걸 들었던 건가. 라독 선장님, 사실 병이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은 하고 있다. 나도 옛날엔 자네 같은 삶을 동경한 적도 있었으니까.”
“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어째서…”
“죄송합니다, 주제넘게 물어서.”
“뭐, 인생은 다 그런 거지. 해적 일도 싫어하진 않으니 말이야. 지금은 이 삶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라독 선장…”
“다만, 테라에게는 조금 자극적인 이야기였던 모양이야.”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언젠가 녀석에게 제대로 네 입으로 진실을 말해주길 바란다. 그러면 녀석도 납득할 테니까.”
“네.”
“미안하군. 엉뚱한 부탁을 해버렸네.”
“아닙니다.”
“왜 그래?”
“부모 자식은 좋구나 싶어서요.”
“그래. 붉은 눈의 라독이라 두려움 받았던 이 몸을 놀리겠다는 거냐. 기어오르지 마라, 젊은 녀석.”
“네, 네.”
“두목!”
“왜 그러냐, 카마라?”
“빨리 와주세요! 큰일 났어요!”
“끔찍하군.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기다려. 지금 구해줄 테니까.”
“니즈, 부상자 치료는?”
“이쪽도 준비 끝났어. 언제든 치료할 수 있어.”
“이쪽이에요!”
“아버지, 아돌.”
“심하네. 도대체 누구 짓이야.”
“저, 저기에도 표류정이!”
“아, 정말이다!”
“제트, 배를 표류정에 붙여줘.”
“알겠습니다.”
“좋아, 표류정을 끌어올리자.”
“네!”
“경계병은 주변 감시를 계속 진행해라. 아직 표류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치료가 끝난 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스프가 있습니다.”
“정말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는 필요 없다. 조난자를 돕는 것은 바다 사람의 당연한 도리다.”
“정말로 살았습니다. 이제 끝인가 생각했었는데…”
“아, 아파… 사람 죽일 셈이야?”
“그런데, 습격한 건 대체 누구지?”
“폭풍을 만난 것 같지는 않아. 잔해를 살펴보니, 해성 몬스터의 소행인가?”
“아니, 저건... 아마도 알타고의 거수다!”
“알타고의 거수?”
“들어본 적 있어. 알타고에는 예전부터 엄청나게 큰 거수가 돌아다닌다고.”
“그 거수가 아닐까?”
“하지만, 정말로 거수인지 확신은 없습니다. 다만, 저런 정체를 알 수 없는 건 본 적이 없어서…”
“바다 몬스터와는 달라?”
“달라! 좀 더... 그로테스크하고... 입에서 징그러운 생물을 뱉어내고….”
“입에서 생물을 뱉어?”
“그래, 마치 거대한 개구리 같은 모습이었어.”
“또 거대 개구리냐. 이제 개구리는 질렸어, 아돌.”
“로만과 알타고의 분쟁이 끝나고, 겨우 알타고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운이 없네….”
“뭐, 좁은 배지만, 에리스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참아줘.”
“정말로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거대 개구리인가….”
“왜 그래, 아돌?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해? 아, 또 어디 아픈 거겠지. 안 돼, 무리하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응, 괜찮아.”
“괜찮다고 말하지만, 아돌 얼굴색이 안 좋아… 역시 병이구나. 불치병은 사실이구나.”
“개굴… 흐흐흐 찾았다, 붉은 머리 검사.”
“좋아, 표류자 수용도 완료했다. 슬슬 출발한다.”
“현재 위치 확인 끝.”
“남남동으로 진로를 잡아라.”
“키를 돌려라!”
“으악, 뭐야 방금 건?”
“이상해! 배 주위를 엄청난 속도로 뭔가가 빙빙 돌고 있어!”
“뭐라고?”
“뭐야 뭐야? 배를 흔들어서 위협하려는 건가?”
“상당히 큰 몬스터군.”
“이렇게 흔들려서는 반격도 제대로 못 하겠군!”
“녀석들의 노림수는 그거인가?”
“위협만으로는 저쪽도 우리를 쓰러뜨릴 수 없어!”
“이쪽 상황을 보고 공격해 올 생각인 건가?”
“우리 시선을 벗어나기를 기다리는 거야!”
“정말 교활한 몬스터로세.”
“이건 신경전이군.”
(개굴개굴…)
“지금 뭔가 들리지 않았어?”
“그런가? 아무것도 안 들렸는데?”
“쉿, 방금도...”
개굴개굴...흐흐흐흐….
“정말이네. 크후후...개굴개굴… 개굴개굴거리는 거 개구리인가? 상인들이 봤다는 개구리 같은 생물이!”
“그럴 거야!”
“개굴개굴… 후후...개굴개굴…”
“아, 저건 용신병!”
“살아남아 있었나. 하지만 모습이 이상하잖아.”
“저놈이야! 우리를 덮친 건!”
“진짜냐!”
“구후후...찾았다! 붉은 머리 검사! 개굴개굴….”
“뭐야 이게!”
“역시... 아가레스! 너인가! 거대 개구리 같은 몬스터라고 해서 설마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이형의 괴물로 되살아난 게 아닌가 하고!”
“그래, 엘리자베스쨩과 나의 사랑은,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었어. 그 정도로 순수한 사랑이었단 말이지! 크헤헤헤…”
“용신병에게 배째로 삼켜졌다고 들었지만, 설마 융합해서 되살아날 줄이야!”
“강인한 생명력과 복수심! 그리고, 엘딘 문명의 기적이 더해져, 나는 부활한 것이다! 용신병으로서, 사랑하는 엘리자베스와 일심동체의 모습이 되어! 흐흐흐흐, 개굴개굴개굴….”
“복수심이란 즉, 나에 대한 복수심이란 거지?”
“당연하지, 붉은 머리 검사!”
“나와 엘리자베스의 원한, 지금이야말로 풀어주마! 개굴!”
“우와, 뭔가 들어왔다!”
“조심하세요! 독액입니다!”
“뭐? 독액이라고? 위험해!”
“귀찮아! 무사해서 다행이야!”
“흐흐흐….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다! 개굴개굴—!”
“이번엔 입에서 커다란 개구리를 뱉어냈어! 기분 나빠!”
“이 개구리가 더 작은 독개구리를 뱉어내는 겁니다!”
“에? 독개구리?”
“진짜냐!”
“개구리가 몰려온다!”
“어이 어이, 바닥이 안 보이게 됐잖아!”
“기분 나빠! 우엑.”
“저기, 라독 선장은 개구리를 싫어했었지, 그러고 보니.”
“정말이지, 발 디딜 틈도 없잖아!”
“괜찮아, 미하일! 내 손을 잡아!”
“뭔가 늪에 빠진 것 같아. 이렇게 미끌미끌해서 움직일 수가 없어!”
“두고 봐라! 바위도 부수는 이 몸의 철권으로! 제기랄! 연체동물 상대론 싸움이 안 되겠어!”
“아돌! 이 녀석들을 네 검으로 베어줘!”
“검을 구조에 방해되지 않도록 선실에 두고왔어!”
“진짜냐!”
“빨간 머리 검사여, 각오해라!”
“가라! 스우메 녀석들아!”
“이렇게 된 이상, 양손으로 꽉 쥐어 터뜨려주마!”
“안 돼! 단검으론 역부족이야! 야! 미하일! 카바나! 롱소드는 없어?”
“전부 선실에!”
“누구! 검을 가져와!”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그렇게는 안 놔둔다! 죽어라! 빨간 머리 검사! 개굴개굴!”
“내가 갈게! 아돌은 놈의 공격을 막아줘!”
“알았어! 미하일!”
“그래! 다녀올게!”
“괜찮을까? 모두들… 아버지... 아돌….”
“괜찮아! 이 정도 일로 쓰러질 약한 사람들이 아니야! 자, 구조 준비를 하자!”
“하지만…. 미하일!”
“무슨 일이야? 누가 쓰러지기라도 했어?”
“아니야! 검 가지러 온 거야!”
“검이라면 여기 있어!”
“두목이랑 카마라랑 나랑 도기! 그리고 아돌의 검과….”
“아돌? 아돌도 싸우고 있어? 몸도 안 좋은데….”
“어? 아파 보이진 않았는데….”
“아... 내가 가져갈게! 아돌의 검은 내가 가져갈게! 아니, 가져가게 해줘! 이번엔 내가 아돌을 돕고 싶어!”
“테라….”
“부탁해!”
“알았어!”
“고마워, 미하일!”
“그렇게 정해졌다면! 간다!”
“아돌! 뭐야 이게, 어째서 개구리가 이렇게나….”
“저 녀석 짓이야!”
“붉은 머리의 천사! 네 숨통을 끊어주마!”
“앗? 그 목소리는 아가레스! 하지만 그 모습은….”
“지금은 모두에게 검을 전해주는 게 먼저야!”
“어떻게든 걸어 갈 수 있겠다. 테라! 지금 가!”
“응!”
“기다려, 아돌! 이번엔 내가 널 도와줄 차례니까!”
“이제 도망칠 수 없다, 붉은 머리의 검사! 내 엘리자베스를 잘도... 잘도….”
“위험해! 아돌!”
“괜찮아? 도기! 젠장! 검만 있었어도!”
“흐흐흐흐 다음은 없어! 각오해라!”
“아돌!”
“테라!”
“젠장! 빗나갔나….”
“바보! 위험하잖아! 달려들다니!”
“하지만 그 덕분에 저 녀석 펀치를 피했잖아! 게다가, 짠!”
“테라! 검을 가져다 준 거야! 고마워, 테라!”
“테라, 뭘 쥐고 있는 거야! 놔!”
“안 돼! 왜냐면, 아돌은 아프잖아!”
“뭐?”
“아픈 사람에게 저 녀석 퇴치 같은 걸 시킬 수 없어! 게다가, 이번엔 내가 아돌을 도울 차례야!”
“돕다니?”
“로문의 포격에 배에서 떨어질 뻔한 나를 구해줬잖아! 이걸로 빚은 갚았으니까!”
“테라, 마음은 고맙지만, 이 녀석은 내가 퇴치하겠어!”
“안 돼! 아돌은 아프니까 얌전히 있어야 해!”
“병 같은 건 거짓말이야!”
“에? 거짓말?”
“병이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줄게. 간다! 아가레스! 각오해라!”
“죽여주마! 이거라도 먹어라!”
“그정도인가! 그럼 이쪽에서 간다!”
“끄아아악…. 팔, 팔이….”
“아돌, 아까부터 굉장하잖아! 정말로 병이 아니야?”
“아돌한테 병에 대한 얘기 들었어, 테라?”
“아, 아버지!”
“그 녀석 병에 듣는 약은 말이다, 모험이야.”
“어? 모험?”
“그래. 기운이 없었던 건 모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적 일도 아돌한테는 지루했던 거겠지.”
“모험이 부족하다니…”
“뭐 남자란, 젊든 늙든 그런 거지만. 하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에요!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모험... 모험이 부족하다니….”
“그 녀석을 묶어두려고 할 생각은 버려라.”
“아버지?”
“아돌을 묶어두는 건 누구도 못해. 모험 외에는 말이다. 너도 죽은 듯한 아돌은 보고 싶지 않겠지?”
“그야….”
“이번에야말로 얌전히 영원한 잠에 들어라! 이얍!”
“드디어 도착했네. 에디스의 항구 마을에.”
“정말로 신세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알타고로 향하려고요.”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역시 상인이시군요...?”
“그렇죠!”
“알타고행 배는 여기서 많이 있으니까. 조심하고.”
“감사합니다.”
“알타고라... 어떤 곳일까?”
“위험하겠지? 로문과의 분쟁도 막 끝났으니.”
“그러니까 더 좋지 않겠어?”
“네네, 알타고 말이죠.”
“기대되네.”
“정말이지 너란 녀석은. 벌써 새로운 모험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찼구나.”
“아돌!”
“아, 테라.”
“정말로 알타고에 가는 거야?”
“응, 이미 정했어.”
“이렇게 되면 아무말도 안 듣지. 정말이지, 여자애처럼 눈을 반짝거리고.”
“그렇게 결정됐다면 알타고행 배를 찾아봐야겠네.”
“우리 배가 고쳐지고 나서 가도 되잖아.”
“테라….”
“무모한 소리 하지 마, 테라.”
“하지만….”
“테라, 약속하자.”
“약속?”
“언젠가 어디선가, 엄청나게 예뻐진 테라와 재회할 약속.”
“아돌…”
“만나는 거 기대하고 있을게, 테라.”
“아돌…”
“어쩔 수 없네. 흡, 엄청나게 예뻐진 나를 보고, 아아, 아까운 짓 했다고 분명 후회할 테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알타고든 어디든, 썩 꺼져버려, 바보 아돌!”
“테라도 건강하고. 라독 선장님, 그웬 씨, 니즈, 미하일, 카말라. 다들 건강하고.”
“신세 많이 졌어. 잘 지내.”
“너도.”
“모험 바보가 없어져서, 속이 다 시원하네, 네로.”
(냐옹)
“솔직히 외로운 주제에.”
“거기, 놀리지 마.”
“오늘은 신나게 마셔볼까?”
“좋은 말 하는데, 미하일.”
“안 돼. 술은 아직 이르다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뭐 어때, 짠돌이 영감탱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야.”
“좋잖아, 두목!”
“술! 술! 술!”
…이렇게 지금까지 쓰이지 않았던 아돌의 모험담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 다시 새로운 모험의 문이 열리려 하고 있었다.
(문소리)
“당신들이 아돌이랑 도기인가?”
“그래.”
“알타고에 가고 싶다고 들었는데, 한 가지 확인하고 싶다. 알타고는 로문과의 분쟁이 끝났지만, 아직 전쟁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다. 사건에 휘말릴 수도 있어. 그래도 갈 건가?”
“당연하지.”
“그래”
“알았어. 따라오도록.”
“갓슈,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요즘 알타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가사의한 일들을 조사해줬으면 하네.”
“싫어. 겨우 알타고에 도착했는데.”
“어라? 형님에게 대항하기 위해 나에게서 불술을 배워간 건 누구였더라?”
“칫, 알았어! 할게요! 뭐, 누군가가 또 쓸데없이 끼어들지 모르는 일이고.”
“드디어 시작이군, 아돌.”
“그래,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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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