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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셋이서 수 년 후

나에+ 2015. 5. 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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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릿, 띠리리리릿


피핍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히키가야? 올만-!"

 


".....아, 토베냐. 부탁이니까 이름 좀 말해줘. 전파상태가 별로 안좋으니까, 목소리로 판단하는거 어려워."

 


"엇? 그래!? 역시 거긴 힘들구나~"

 


"그렇지는 않아. 정들면 고향이라고도 하잖아?"

 


"우와~ 역시 히키가야네~ 적응력 장난아니네~"

 


"그것보다, 무슨 일인데? 필요없이 오랬동안 전화하고 있으면 전화요금 많이 나올걸?"

 


"아, 위험해 위험해-, 그랬지. .......그러니까, 사실은...."

 


"응? 혹시 여친하고 헤어진거냐? 그래, 유감이다. 다음에 거기 갈테니까, 같이 한잔하자...."

 


"뭐!? 아니-라고! 안 헤어졌거든! 오히려 영원을 맹새하게 됐다고!!"

 


"아아, 어. 알고있어. 결혼 축하한다."

 


"어? 자, 잠, 어, 어째서 알고있는거야!?"

 


"초대장이 항공우편으로 도착했으니까. 역시 에비나구나. 준비하는게 빨라."

 


"우윽!? 히나가 먼저 보냈었구나!?"

 


"어, 마침 오늘 오전에 도착했어. 다시한번, 결혼 축하해."

 


"우와-, 왠지 뭐라고 말해야 할지 긴장하고 있던 내가 부끄럽다고-"

 


"뭐, 타이밍이 안 좋았을 뿐이다. 신경쓰지마."

 


"우우...다음에 만났을 때 기억하고 있으라고-!!"

 


"뭐냐 그거, 찌질한 악역같은데"

 


"자, 너무하잖아!!"

 


"아무튼, 결혼식에는 확실히 참석 할 테니까, 당일엔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오케. 당연하지!"

 


"....라곤 하지만, 네가 에비나와 결혼이라니....고등학교 땐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네"

 


"아-, 되돌아보면 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느낌이긴 해~"

 


"뭐, 내 삼각관계를 발판으로 삼았던 것 같은 것 같지만 말야."

 


"자, 그건 말 안하기로 했잖아!"

 


"설마 내가 오해를 푸는 동안 옆에서 친하게 되었다고.....는...아니, 이 경우엔 잘도 친해졌구나, 라고 말해야 하려나"

 


"아니~ 솔직히, 처음엔 미묘했지만서도, 히키가야의 조언에 꽤나 도움을 받았던 것 같네~"

 


"내 조언?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 어라? ......아0, 그러고 보니 그랬네. 그거였어. 내 친구의 친구가~ 하던 그거."

 


"......그러니까, 네 친구가 어떤 여자애한테 반해서, 말이지-그런 것 같은 이야기 말야? 혹시 그 이야기하면서 했었던 내 적당한 반응을 참고했었다는거냐?"

 


"그래그거!"

 


"......기가막힐 녀석이네. 난 그 때 말이다, 엄청나게 대충 반응했었다고? 경과적으론 잘 됬으니까 다행이긴 하지만...."

 


"어? 그랬어? 히키가야의 말을 참고했더니,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던데"

 


"운 좋은 녀석이네"

 


"엇-....사실은 내 연애는, 줄타기 상태였던건가-...."

 


"그런 것 같은데"

 


"잠ㄲ, 원흉이면서 심하지 않아?"

 


"원흉이라니 실례잖아. 네 대학시절의 부끄러운 에피소드를 예식장에서 연설로 폭로해버릴거다"

 


"그것만은 봐 줘!!"

 


"농담이라고. 농담..... 지금은 말이지"

 


"어쩐지 불길한 발언이 들렸는데요!?"

 


"기분 탓일거야. 그래서, 에비나가 안내랑 보냈으니까, 거기로 갈 일정은 벌써 짜 뒀는데.... 그 말고 할 말 있냐?"

 


"아- 참! 히카가야한테 친구 대표 스피치를 부탁하고싶어서!"

 


"뭐? 아까 농담을 진심으로 받아들인거냐? 오키, 알겠어. 확실하게 부끄러운 에피소드를 모아서 정리해...."

 


"아니아니아니 아니거든! 부탁이니까 제발 평범한 스피치로 부탁함다!!"

 


"뭐야...시시하게... 근데, 왜 나냐? 하야마라던지 적절한 녀석이 있잖냐."

 


"응-, 처음엔 하야마하고 히키가야하고 누구로 할까 고민했는데, 하야마가 '히키가야가 같은 대학교에서 두 사람을 더 잘 보고 있었을 거고, 두 사람의 사이를 주선해준 것도 히키가야니까 히키가야가 하는게 적임이잖아? 하고 말해서 말야-"

 


"그 꽃미남 변호사녀석..... 다음에 만나면 발로 차버려야겠다"

 


"뭐, 그런 말 하지 말고. 실제로 그런 말을 들으니 히키가야 한텐 같은 대학에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았던 부분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고. 그러니까, 스피치 부탁드림다!"

 


"아- 그래그래. 알았어. 하면 될 거 아냐. 하면."

 


"역시 히키가야! 당일엔 멋진 스피치 부탁해!!"

 


"멋진 스피치라니 뭔데... 그런데 꽤나 오랫동안 전화하고 있는데, 통화시간 괜찮냐?"

 


"엇? ...우와, 의외로 오랫동안 말했네!?"

 


"그럼, 식에 맞춰서 거기서 7일정도 머물 예정이니까, 나중에 뭔 일 있으면 메일이나 SkOpe로 연락 해."

 


"네이 료카이! 그럼, 담에 또~!"

 


"그래그래"

 


 

 

 

 

 

 

다시 휴대전화가 울린다.

 


이번엔 누구지? 본 적이 없는 번호다.

 

 

피핏

 

 

 

"여보세요. 누구신가요?"

 


"아, 여보세요, 하치만? 토츠칸데..."

 


"우와!? 사이인거야!? 번호가 다르길래 몰랐어!"

 


"응, 어제 휴대폰 바꿨어. 좀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또 스토커냐.... 너도 힘들겠네..."

 


"아하하... 또 하야마의 도움을 받아버렸어"

 


"정말이지, 토츠카는 남자고 아내도 있고 이번엔 아이도 태어나는데 말이지... 일본은 변태들이 많네."

 


"네가 그런말 하지마!"

 


"우엇!?"

 

 

 


"자, 잠깐만 사키. 그렇게 갑자기 큰소리 내면..."

 


"아, 응. 미안. 바보 히키가야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상한 말을 하니까...."

 


"아니, 안꺼냈거든? 난 스토커하곤 다르게 변태 짓 같은건 안하니까."

 


"예비군이었으면서..."

 


"아- 아- 안들리는데-"

 


"미안해 하치만. 요즘 사키말야,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아서..."

 


"어짜피 스토커 때문이겠지. 걱정할게 줄어들면 그러다가 나으니까."

 


"응! 사키는 내가 지켜줘야니까!"

 


"그래. 그러네. (젠장! 카와사키 녀석! 부러운 녀석!!)"

 


"그건 그렇고, 이번에 토베하고 에비나가 결혼식 올리는거 알고 있어?"

 


"어, 벌써 초대장 도착했어. 일정도 막 짰으니까."

 


"그래. 다행이다~. 하치만이 안오면 시작되지 않을거니까."

 


"아니, 내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그건 아니잖아."

 


"아니야. 하치만이 없었다면 연인이 되는 일 조차 없었을 거라고 토베가 말했으니까."

 


"아-, 그런말을 했던거 같기도 하고, 안했던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당일 포함해서 일주일 정도 거기서 머물 예정이니까, 그 때 놀러가자고."

 


"응. 알았어! 유급 넣어두고 일정 비워둘게!"

 


"그래, 잘 부탁해."

 


"그럼,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할게. 또 보자. 하치만"

 


"어. 담에 보자."

 


 

 

 

전화를 끊고는 주머니에 넣는다.

 


그러고보니 카와사키녀석도 2개월 후엔 어머니가 되는건가? 그렇다는건 토츠카도 아빠가.... 뭘까, 위화감이 있는데. 그런 귀여운 얼굴로 아버지라니...지금으론 상상이 안되는걸. 뭐, 그렇게나 다른 사람이야기를 할 처지는 아닐려나...

 

 

 

"....그럼, 이제 슬슬 돌아갈까. 계속 농땡이 치고 있으면, 사장님이 시끄러우니까."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을 등지고, 회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같은 간호 학교에 다니고 있던 토츠카와 카와사키가 어느샌가 사귀고는, 23살이라는 나이에 결혼하고, 내 몇 안되는 지인, 친구 중에서 가장 먼저 기혼자가 되었다. 그대로 같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반년 전에 임신한게 발각되었다. 카와사키는 현재 출산 휴가라고 하는 것 같다. 할 일은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카와사키가 얄밉게 느껴졌다. 토베는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에비나와 교제를 시작해서, 대학교 졸업 후에 각각 민간기업에 취직하고 저금을 모아서 약혼, 이번에 하는 결혼식이 기대된다. 토베라고 하니, 하야마 녀석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정도만에 민완 변호사로 그 업계에선 무진장 알아주는 녀석이 되었다. 뭐 꽃미남이기도 하고 말이지. 연애소식은 이런저런게 난무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는데, 딱히 누군가하고 사귀고 있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미우라가 포기하지 않고 어택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련지.


아, 변호사라고 한다면, 하루노씨가 하야마한테 소개받은 변호사와 결혼했다.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마음이 잘 맞는 사람으로, 대화가 활기를 띄었다. 하루노씨가 남편을 우리들한테 소개 할 때에 '히키가야보다 멋진 남자를 찾았어!'하고 말했었는데, 나같은거 보다 좋은 남자는 얼마든지 있었을텐데말이지...덧붙이자면 하루노씨는 지금, 현 의회 의원으로 노회한 의원들과 격렬한 배틀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답다.


나머진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자이모쿠자는 라이트 노벨 작가가 되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영감(인스피레이션)의 여신을 만났어!!'라는 둥 말하곤 갑자기 제대로 된 라이트 노벨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했더니, 어느샌가 상을 타고는 유명해져버렸다. 엄청나게 마르고 슬림해진 덕인지 인기가 있게 된 것 같은데, 일러스트를 그리는 여친을 사귀었나..하고 생각했더니 그대로 결혼했다. 이 때에는 기겁을 할 정도로 놀랐다. 덧붙여서 자이모쿠자한테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아내는 사가미다. 에비나의 이야기에 따르자면, 어느샌가 오타쿠가 되어서 그림을 그리고는, 순식간에 코믹마켓에서 전담 장소가 있을 정도의 화가가 되어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러스트일의 의뢰가 늘어나서 그대로 프로가 되었다고. 자이모쿠자와의 접점은 잘 모르겠지만 같은 대학이었으니까, 혹시 자이모쿠자가 말했던 여신이라는건 사가미를 뜻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동생, 코마치는 대학을 나오곤 중학교 교사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남녀 불문하고 중학생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고 있다고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카와사키 타이시하곤 아직고 교제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기에, 조금 더 저축이 쌓이면 결혼한다던가 하고 말했었구나. 안심해라 티이시. 너를 아들(데릴사위)로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는 어머니에 의해서 제거되었다고. 나는 넓은 아량으로 널 매제로 받아주마.


아, 히라츠카 선생님은 아직 독신이다. 자신의 제자가 결혼 할 때마다 폭포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축복해 주고 계신다. 정말 누군가 데려가주세요.....

 

 

 

 


그리고 나는...
그리고 나는...

 


"아, 하치만 이런 곳에 있었던거야!? 유키농 엄청 화났어!!"

 


회사까지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여기서 유이한테 발각되었다.


유이의 양 팔에는 3살이 되는 유노를 안고 있었다.

 


"윽, 진짜냐. 들키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유키농한테 들키지 않을리가 없잖아! 빨리 사장실에 가지 않으면 저녁밥 굶게 될거라구!?"

 


"내가 만드는데도 굶게 되는거냐...."

 


"파파-, 일 빼먹으면 안되요-"

 


"그래. 미안해. 유노. 파파는 가끔씩 빼먹지 않으면 숨이 멎어서 죽어버릴 것 같아요"

 


"그-으래?"

 


"잠깐 하치만! 거짓말 가르치지 마!"

 


"아, 아니, 거짓말 아니거든? 사람은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이면 죽어버리니까..."

 


"흐-응....그럼, 유키농한테 그렇게 전해 둘게."

 


"죄송합니다. 그러지 말아주세요. 나, 정신적인 의미로 찌그러진다고"

 


"정말이지...."

 


화가난 표정을 짓는 유이는 완전히 어머니의 모습이 몸에 베여있다.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의 묘하게 허둥대던 그 때가 그리울 정도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와 유키노는 유키노시타 건설에 취직했다. 그리고 신인 연수같은 여러가지를 순식간에 해치우곤 유이를 데리고 어떤 나라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기획서를 내고 있었던 계획을 진행하고, 그럭저럭 큰 섬을 1년안에 리조트 섬으로 만들었다.

 


아니 진짜로, 레알 힘들었다고요. 방대한 서류와 씨름하고, 작업의 효율화를 도모하면서 사람이나 기계의 준비를 하고, 부족한 지식이나 경험을 잔업으로 보충하여 매일매일을 필사적으로 일했다. 유이도 간단한 작업은 도와주기도 했고, 나와 유키노가 쓰러지지 않게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다. 재학중에 확실하게 집안일을 시켰던 보람이 있었다고 할까, 그런거다. 아직 가끔씩은 실패하지만서도.

 


처음에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던 섬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는 동안 응원을 해주는 정도까지 우호적이 되었다. 이는 현지어를 어째선지 배운 유이가, 장점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구사해서 섬 주민들과 교류를 해 준 덕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할까 유이가 그렇게 해주지 않았으면 여러가지로 힘들었을 거다.

 


서서히 궤도에 오르고, 때로는 실패하면서도 여러가지 문제를 극복해서, 지금은 적당히 유명한 관광지로써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편이다. 처음에는 유키노의 부모님이 꽤나 이것저것 간섭해왔었지만, 최근엔 근황보고를 요구할 정도일 뿐으로, 아무것도 간섭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되었다는걸 깨달았을 떄엔 '성장의 증거네'라며 유키노와 유이와 같이 기뻐했었다.

 


그리고, 섬이 리조트 섬으로써 기능하기 시작했을 무렵에, 유키노와 유이의 동시 임신이 들켰다. 이렇쿵 저렇쿵 하면서도 할 건 다 하고 있었구나. 테헷☆

 


거기에 맞춰 여기의 국적을 취득하고, 유키노와 유이와 결혼했다. 일부러 중혼이 인정되는 나라를 찾아다녔으니까, 기획서를 만들었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때였다.

 


이런 이유로, 우리들은 서류 상으로는 일본인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물론, 태어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태어난 2명의 아이들은 모두 여자아이로, 유키노와 유이를 닮아서 엄청나게 귀엽게 자라나고 있다. 너무 귀여워서 빠져버린 나머지, 유키노와 유이가 아이들한테 질투 할 정도였다.

 

 

철컥

 

 

 

"유키노-옹, 하치만 데려왔어-"

 


"그래. 고마워 유이. 하치만. 오늘 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잖니. 거기 있는 서류를 다 정리하기 전까진 저녁밥 못 먹게 할거야."

 


"거기 있는 서류라니... 내 책상에 놓여있는 서류 말야? 섬에 있는 모든 아이들한테 종히비행길 접어주고도 그대로 있을 것 같은 양인데?"

 


".....정정할게. 그 서류를 다 정리하지 못하면 3일간 금식이야."

 


"지금 당장 할테니까, 그건 좀 바주라!!"

 


"....하아, 처음부터 얌전히 하고 있었다면 이런 말을 안해도 됐었잖니...."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할게 없네.

 


어쩔 수 없지. 금식은 싫으니까, 열심히 해볼까....

 

 

"........아니, 너 , 코유키. 거기서 비켜줘야 아빠가 일을 할 수 있는데"

 


내 책생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에는 유노와 마찬가지로 3살인, 코유키가 앉아있다.

 


코유키의 손에는 아무리 봐도 3살박이 어린이가 읽을게 아닌, 어려워보이는 책이 쥐어져 있다.

 

 

"....아빠는 미덥지 못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빨리 똑똑해져서 엄마를 편하게 해 줄거야."

 


"....그, 그러냐.. 즉, 코유키가 똑똑해질때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때까진 내가 열심히 할 테니까, 우선은 거기서 비켜줄래?"

 

 

 


"..................."

 

 

미동도 안하는거냐.... 이건, 그건가. 아빠괴롭히기라고 하는건가? 뭐야 그거, 새로워.

 


"코유키. 비키렴. 지금의 너로는 하치만을 대신 할 수 없잖니. 하치만의 의자에 앉아있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지만, 응석부리는건 일이 끝나고 하도록 해."

 


".........응"

 


유키노의 말에 시원스럽게 비키는 코유키.


음, 이미 부모의 상하관계가 간파된 것 같아서 조금 싫은데.....

 


"그런데 하치만, 또 네 앞으로 편지가 왔어"

 


"편지? 일본에서?"

 


"아니, 섬의 젊은 여자로부터야"

 


"어!? 하치만 혹시 바람 피는거야?!"

 


"안 피워. 내 두 팔은 유이와 유키노로 가득해."

 


"넌 가득할 지 모르겠지만, 중혼을 인정하는 이 나라에선 부양가능한 범위에서 아내를 맞아들이는 건 일반적이잖니. 하치만은 경제적인 면으로도 인간적인 면으로도 매력적인 물건이니까, 여자들이 붙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네"

 


"내가 매력적이라고? 확실히 경제적으론 섬 주민들에게 '영주'라고 불릴정도로 그렇지만, 인간적인 면으론 전혀 아니잖냐."

 


"중혼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서 이런 매력적인 여성 두 명한테 둘러싸였던 주제에, 자신한테 매력이 없다니 무슨 겸손인거니."

 


"하치만이 매력적인건, 우리들이 보증하니까!"

 


"어 그러냐. 하지만 난 너희들이랑 딸만 있으면 충분해. 그러니까 그 편지를 보내온 애한테는 정중하게 거절의 편지를 보내놓을게"

 


"그래, 그렇게 하렴. 애초에 네가 매력적인 인간이라는 것만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바람 피워도 된다고 허락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

 


"바람 피면 평생 말 안 할거라구!!"

 


우와, 그건 곤란한데.


유이하고 유키노한테 무시되면 우울증 걸릴게 뻔하다. 게다가 딸들한테도 조차 경멸받으면 자살확정. 그러니까, 평생 좋은 아버지로 있을 수 있게 해줘.

 

 

 

"그게, 토베하고 토츠카 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둘 다 모두 여전하더라."

 


"아, 토벳치말야, 요번에 결혼식하는거지! 기대되는걸~, 히나의 웨딩드레스 모습!"

 


"그러네, 그리고 토츠카와 카와사키의 아이도 기다려지는걸. 아이가 태어나면 선배 엄마로써 여러가지 조언을 해 줘야 겠구나."

 


"그러네! 사키사키하구 사이의 애라면, 엄청 귀여운 아이가 태어날 것 같지!"

 


"확실히... 쌍둥이 남자애...였다던가 하고 말했던 것 같다. 토츠카의 아들이라면 우리 딸들을 줘도 좋을 것 같은데..."

 


"하치만, 그거, 기분 내는게 너무 빠르다구."

 


"그러네, 15년 이상은 빠르구나."

 


"그, 그것도 그렇네"

 

 

 

목을 만지면서, 대화에 마침표를 찍고는, 책상위의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한다. 이걸 빨리 하지 않으면 이번에 일본에 머무르는데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까. 빨리 하도록 하자.

 

 

 

....응? 그럼 왜 땡땡이 치고 있었냐고? 그게, 뭐.... 가끔은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진다고. 응.

 

 

 


사장 유키노와 부사장인 내가 호흡을 맞춰, 매끄럽게 일을 진행시켜 나간다.

 


어째선지 혼자 할 때보다 둘이서 할 때가 일이 더 잘 진행된단 말이지. 왜 그럴까.

 


덧붙이자면 유이는 사장실 안에 있는 육아공간에서 유노와 코유키의 상대를 해주고 있다. 두 딸이 태어난, 처음에는 집에서 기르고 있었지만, '왠지 따돌려지는 것 같아서 싫어!'라고 하던 유이의 응석에 사장실 안에 육아공간을 만들었던 거다....고 할까 공사혼동이네.

 

 

"그러고보니, 토벳치하구 히나의 결혼식...이라고 해서 생각한건데 말야, 우리들도 결혼식 안했지?"

 


"....그러고보니 그랬네"

 


".....다시 생각해보니 국적을 취득하고 부부가 되기만 한걸로 끝냈었구나."

 


"그렇지?!"

 


"엄마들은, 결혼 안 한 거야?"

 


"파파하고 마마들은, 임시 부부인거야?

 


"야, 누구야!? 내 귀여운 딸들한테 이상한 말 가르친건..."

 


".....아마 언니라고 생각해. 지난 달에 놀러왔기도 했고, 언니 외에 저런 말을 가르쳐 줄 사람은 없잖니."

 


"하루 언니도 여전하네.....으응... 그건 그냥 놔두고,"

 


"아니, 놔두지마."

 


"그런거보다 결혼식!! 애써서 여러가지 장애를 없애구 결혼했는데, 결혼식 안하는건 이상하다구!! 그러니까, 우리도 결혼식 하자!!"

 


"어..... 어쩐지 새삼스럽지 않냐?"

 


"새삼스럽지 않아! 유키농은 어떻게 생각해?"

 


"....확실히,유이의 기분은 잘 알겠지만... 하치만과 마찬가지고 새삼스럽다는 기분도 드는 걸. 그렇기도 하니 이벤트를 하는게 어떠니?"

 

 

 

""이벤트?""

 


"그래. 신혼 부부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하는거야. 이름은, 가령 '신혼부부 환영 투어'라고도 해둘까."

 

 

 

"흐음"

 


"응응. 그래서?"

 


"캠페인 기간 중에, 대상으로 하는 부부의 여행 경비는 30% 할인. 그리고 섬 전체에서 부부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시행하도록 하자. 주민 사람들은 쾌활한 사람들이 많으니, 축제처럼하는게 좋겠구나. 그리고 추첨을 통해 뽑힌 부부에겐 섬 중앙에 있는 광장에서 간략하지만 화려한 결혼식을 해준다고 하는 이벤트도 하는게 어떻겠니?"

 


"핫하, 그렇구나. 그런거군."

 


"응? 뭐가?"

 


"그 간략한 결혼식을 맨 처음에, 모델로써 우리들이 결혼식을 하자, 라는 생각인거지?"

 


"그래. 그렇단다."

 


"오오~! 유키농 머리 좋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신혼부부도 아닌 우리들이 모델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냐?"

 


"그건 범위를 넓혀두면 돼. 우리는 조금 벗어나있지만, '결혼 한 지 3년 이내의 부부'로 하면 문제될게 없잖니."

 


"어, 그러면 되겠네. 그럼 기간은 어떻게 할건데? 그렇게 오랫동안 할 수도 없으니까."

 


"그러네. 넉넉히 잡아도 3개월 정도겠구나. 나머진 신청자가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는걸."

 


"연간 관광객 수를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모일 것 같은데.... 뭐,일단은 3개월로 설정하고 일이 되는걸 보도록 할까. 신청자가 많으면 기간을 늘려서 다음에 다시 해도 되고."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하자. 한 달정도만 있으면 기획서를 만들어서 섬 주민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서,여행사에 공지하는 것 까진 할 수 있겠구나."

 


"엇,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거야? 이제 겨우 요 근래 안정되었는데...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아니. 좋은 일일수록 빨리 해야 하잖니. 캠페인 개최는 최소한 반년 뒤에는 하고 싶은걸. 너무 늦어지면 우리들, 5년째가 되어버리잖니."

 


"하긴, 것도 그렇네..."

 


"난 할 수 있다면 언제라도 좋지만, 확실히 빨리 하지 않으면 하치만이 시들해질 것 같으니까"

 


"안 시들해져. 그렇게까지 막 되먹은 인간 아니거든."

 


"유이, 하치만이 그런 사람인건 오늘 내일 그런게 아니잖니. 하지만 내가 붙어 있을 거니까, 안심하렴."

 


"응. 힘내 유키농! 난 일은 그다지 돕지 못하지만, 생활하는 방면에서 열심히 지원 할 테니까!"

 


"그래.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우와-, 내 아내들이 백합밭을 만들고 있어요-.

 


알고 있냐? 백합밭에는 남자는 못들어가니까,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그러니까, 난 왕따라니까요.

 


.....외, 외롭다던가 한거 아니니까! 눈물흘린다던가 한거 아니라고! 오늘은 조금 더우니까, 눈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을 뿐이라고!

 

 

"아, 파파가 따돌려지고 있어. 불쌍해...."

 


"....아빠, 머리 쓰다듬어 줄 테니까, 힘 내."

 


어느샌가 내 옆에 와있던 유노와 코유키가 위로 해 준다.

 


유노는 내 무릎위에 앉아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코유키는 등에매달려서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어.....나는 상냥한 딸들한테 위로 받아서 행복해...."

 


이번엔 뭔가 다른 땀이 날 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쉽게 땀이 흐르다니, 안되겠네.

 

 

 


"어, 어라? 둘 다 어느새 저기에!?"

 


"코유키, 지금 당장 아빠한테서 떨어지렴. 하치만은 나와 유이꺼란다."

 


"거절하겠습니다. 돌려받고 싶으면 육법 전서를 사 주세요. 이건 부탁이 아니라. 요구사항이에요."

 

 

 

"안 돼. 그건 너에게 아직 이르잖니. 코지엔 이라면 사 줄테니 그걸로 만족하렴."

 


"협상 결렬입니다. 아빠는 우리들 꺼에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 목으로 돌려선, 뒤에서 안기는 코유키. 코유키는 수줍어하면서도 굉장히 응석받이라서, 나한테 딱 달라붙어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딸 LOVE인 아버지로썬 기쁘기만 하다.......만, 미묘하게 목이 메여오니까 뒤에서 안는건 그만 두지 않을래?

 

 

"마마- 파파를 괴롭히면 안돼-"

 


"괴, 괴롭힌거 아닌걸! 그냥 조금 재밌어서 그런거....."

 


"괴롭힘을 괴롭힘이라고 판단하는건 괴롭힘 당한 사람이에요. 괴롭힌 사람이 그걸 결정할 권리는 없어요."

 

 

 

 


"".......""

 

 

엄청나게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2사람분의 날카로운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아니, 말한건 내가 아니라 유노잖아? 날 노려봐도 별 수 없지 않냐?

 

 

".....애초에, 그런 어려운 말이 유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게 이상하잖니."

 

 

"하치만! 또 유노한테 이상한 말 가르쳤지!!"

 

 

 

"휴, 휴휴휴휴-"

 


"잘 부르지도 못하는 휘파람으론 얼버무리려고 해도 안 돼"

 


"정말이지, 하치만! 저녁밥 안 줄꺼야!!"

 


"아니 그것만은 진짜로 봐 줘"

 


"괜찮아요. 제 밥 나눠줄 거니까요."

 


"내 밥도 줄게-!"

 


"너희들...얼마나 착한 아이로 자란거야...!"

 


"........아이들이 하치만한테 물러서 곤란 하구나."

 


"그러네. 이래선 벌인데 벌이 안된다구..."

 


동시에 한숨을 쉬며 체념한 듯한 표정이 되는 유이와 유키노.


으-응. 딸을 선택하면, 유키노와 유이가 언짢아 하고, 유키노와 유이를 선택하면 딸들이 안달한다고...., 난 뭘 고르면 되는거냐고? 아니, 어느 한 편을 고른다니, 그런거 할 수 없지만.


애초에 내가 '어느 한 쪽을 선택한다'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행복은 없었겠지. 우유부단해도 우유부단을 관철한다면 나쁜게 아니다. 뭐, 아무리 그래도 두 사람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지만서도.

 


앞으로도 이 행복을 놓지 않도록 힘껏, 우유부단함을 관철해야겠는데. 나 혼자선 어디선가, 틀림없이 걸려 넘어지겠지만, 그건 괜찮다. 유이와 유키노가 있어. 그리고 코유키와 유노가 있으니까.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면,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어.

 

 

 

 

 

 

 

 

 


역시 내 청춘 러브 코메디를는 잘못됐었지만, 우리들이 도착한 결말은 아무것도 잘못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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