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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 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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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 Berry

어제 보다 나은 나가 되고픈 유저의 블로그

イース セルセタの樹海 ~the prologue~ 드라마 CD 번역

  • 2025.12.23 00:18
  • Game.Life/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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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1,2,3,4,5,6

한국어로 옮기는 게 점점 힘이드는.... AI에게 맡기니까 캐릭터 성격이랑 단어랑 대화 내용이 이상해지거나 잘라먹거나해서 결국 직접함. 우리 말로 옮길때 예전하고 습관이나 기준이 달라져서 좀 미묘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쯤하면 유튭, 아카이브, 게임 뮤직 사이트 등에 돌아다니는 드라마CD는 다 본 것 같은데... 정작 스팀에 사둔 게임을 못해봤다. 카이인가 작년에 나온다 해놓고 안나와서...;ㅅ;

 

[이스: 셀세타의 수해 드라마 CD] - Track 1

(물 소리, 바람 소리)

“여긴... 어디지? 난... 나는... 누구인거야?”

(빗소리, 마을 소리 효과음)

(사람 소리)

“정말 별일도 다 있네. 골드러시로 들썩이는 이 도시에서 설마 객사를 할 뻔하다니 말이야.”

“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광산에서 금이 나오는 덕분에 우리 같은 술집도 대성황이니까. 오늘 정도는 잘 곳을 마련해 줄 테니, 푹 쉬려무나.”

“감사합니다. 저기... 사실 전... 기억이 없어서요…”

“아하하하, 겉보기랑 다르게 재밌는 형씨네. 미안하지만 그런 소릴 해도 우리 가게에서 돌봐줄 순 없단다?”

“어이, 아돌! 아돌 아니야! 이런 이런, 마을로 돌아왔으면 이 듈렌 님한테 말을 걸라고 했잖아?”

“듈렌이요? 아돌은 누구죠?”

“어라라라? 무슨 농담이야, 아돌. 아돌 크리스틴, 네 이름이잖아?”

“아돌... 그게 내 이름인가…”

“이야~ 그나저나 셀세타의 수해에서 잘도 무사히 돌아왔군. 한 발짝만 들어가도 순식간에 방향 감각을 잃고 탈출할 방법을 잃어버리는 마의 영역. 틀림없이 다른 사기꾼들처럼 객사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그런 곳에 다녀온 건가?”

“넌 내 돈줄... 아니, 내 마음의 친구지. 정말 잘 돌아왔어.”

“아, 네에…”

“그럼, 바로 장사 이야기다. 알다시피 이 듈렌 님은 정보상이거든. 네가 가지고 있는 수해의 정보를 좀 팔지 않겠나?”

“아... 미안해요. 역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사실은 저, 기억이 없거든요.”

“뭐? 지금 뭐라고 하셨수?”

“저한테는 기억이 없어요. 제 이름조차 방금 듈렌한테 듣고 알았을 정도로... 그 셀세타의 수해라는 것도 전혀 몰라요. 저, 어째서 제가 수해에…”

“어이 어이, 진짜냐? 대체 수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니, 아돌. 미안하지만 이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자. 방해했군.”

“자, 잠깐만요 듈렌!”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아돌. 난 직감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거든.”

“큰일 났다! 갱도에, 갱도에 마물이 나타났다!”
“뭐라고?”

“마물이라고? 그래서 다들 도망쳐 나왔어?”

“몰라. 다들 각자 도망치는거에 필사적이라... 아무튼 누구라도 좋아! 도와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럴 때를 위한 로문 제국군이잖아? 레오 단장님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그게... 군인들이랑 어디 갔는지 자리를 비운 모양이라…”

“이런 때에 정말 쓸모없는 녀석들이라니까.”

(소란스러운 소리)

“뭔가 큰일이 벌어진 모양이군.”

“술집 손님들도 다들 도우러 가는 것 같아.”

“아돌, 나도 좀 갔다 올게.”

“듈렌도 도우러 가는 건가요?”

“뭐? 소동이 일어났는데 정보상이 상황을 보러 가지 않으면 어쩌겠어! 그럼 간다!”

“음… 잘은 모르겠지만... 다들 곤란해하는 것 같네. 좋아, 나도 가보자. 뭔가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몰라.”

(장면 전환 - 사람들의 지친 소리)

“뭐 하고 있어? 부상자는 즉시 이송하도록. 광부들은 점호. 우선 전원의 안부를 확인해라.”

“어어… 저 누님은 누구지?”

“지휘를 맡고 있는 저 상관은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그리젤다 총독이야. 오늘은 주둔군의 레오 단장이 부재중이라 총독이 직접 나오신 모양이야.”

“하하, 과연 그렇군.”

“구조 요청자가 3명 남아있다고 한다. 즉시 돌입 준비를.”

“네? 하, 하지만…”

“저희는 레오 단장님의 명령이 없으면…”

“됐으니까 어서 가거라. 마물을 쓰러뜨릴 필요는 없으니. 광부들의 구조를 우선하도록.”

“저, 저기 산쵸 형님. 단장이랑 총독이랑 누가 더 높은 거야?”

“바보야! 총독이 당연히 더 높지!”

“어서 가도록!”

“아, 알겠습니다!”

“저 그리젤다 총독이란 누님, 레오 단장보다 훨씬 듬직하지 않아?”

“뭐, 그렇지. 병사들은 미덥지 못하지만.”

“음… 와보긴 했지만, 별로 도울 일은 없을 것 같네. 어라? 병사들이 갱도로 들어가고 있어. 아직 안에 사람이 남겨져 있나?. 괜찮을까? ...왜 이러지, 나는.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어. 이대로 못 본 척할 수 없어. 그런 기분이…”

(발걸음 소리)

“그들은, 이 안쪽에…”

“어이, 기다려!”

“...? 넌, 듈렌?”

“나 참, 비틀비틀 갱도 쪽으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싶더니만, 너 대체 어디 갈 셈이야, 아돌?”

“응,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하아, 그 오지랖은… 그거냐, 그거?”

“그거?”

“호구!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생물이지. 사람 좋은 녀석일수록 주변을 휘말리게 하니까 말이야. 원. (검을 던져주며) 자, 받아.”

“이건, 검인가?”

“숏소드다. 이대로 네가 뒤지거나 하면 내 잠자리가 사나워질 것 같아서 말이지. 약소한 전별품이다. 설마 맨손으로 갈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렇구나. 이거라면 왠지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

“근데, 기억상실이란 건 설마 싸우는 법도 잊어버렸다든가?”

“자신은 없지만, 어떻게든 될 거예요.”

“그걸 진지한 얼굴로 할 소리냐! 으아아, 이렇게 되면 같이 가주지. 도중까지다. 알겠어? 도중까지라고!”

“하하, 사람 좋은 건 듈렌 쪽이네요.”

“시끄러워! 빨리 가기나 하자고!”

이렇게 기억을 잃었으면서도 남을 돕겠다고 나선 아돌과, 호구를 싫어한다는 호구 듈렌은 마물이 도사리는 광산 깊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광산 내부)

“어이, 팡 씨! 괜찮아?”

“아야야... 산쵸 형님, 저, 전 이제 틀린 거 같아요.”

“약한 소리 하지 마. 나중에 레오 단장한테 혼난다고.”

“하지만 이렇게 마물한테 둘러싸여서... 으악…”

“이, 이 녀석! 저리 가! 저리 가라니까!”

“어이, 아돌, 위험해.”

“지금 도와드릴게요!”

“팡 씨, 누가 와 준 모양이야!”

“사, 살려주세요!”

(전투 소리)

“별로 대단한 녀석은 아니었군.”

“그러게요.”

“저, 저승이 보였어요. 확실히 보였다고요!”

“넌 좀 호들갑이 심하다니까. 아, 그나저나 당신들은?”

“지나가던 호구랑 정보상이다.”

“저기, 그 상태라면 일단 물러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산쵸 형님, 저 다리도 아프고... 말씀대로 그렇게 해요. 역시 저한테 병사는 안 맞나 봐요.”

“그래, 이 녀석이 이런 상태니 확실히 그게 낫겠군. 당신들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네, 조심하세요.”

“그, 그럼 가볼게요!!”

(더 깊은 곳으로 이동)

“으음, 여긴… 주변 분위기가 바뀌었네. 아무래도 오래된 유적으로 이어진 것 같은데…”

“광산 안쪽이 유적으로?”

“그런 일도 있다고 하던데.”

(마물 소리)

“듈렌, 위험해요!”

“우와, 나왔다!”

“뭔가 느껴져요. 강해 보이는데요.”

“이 녀석이 소동의 범인인가 보군.”

“싸울 수밖에 없겠어.”

“아돌, 온다!”

(전투 종료)

“휴우, 어떻게든 되는 법이군.”

“아아, 다행이에요.”

“그나저나 아돌, 꽤 대단한 실력이던데? 기억을 잃었다고는 해도 역시 수해에서 살아남은 만큼 하네.”

“저 스스로도 놀랐어요.”

“너 말이야, 그런 상태로 잘도 여기에 뛰어들 생각을 했구나. 봐주라, 정말 무모하다니까.”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너처럼 사람 좋고 무대포인 녀석은 오래 못 산다고.”

광산 깊은 곳에서 마물을 쓰러뜨리고, 남겨진 사람들이나 상처 입은 병사들을 구한 아돌과 듈렌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큰 환호를 받았다.

“해냈어! 고마워! 고마워요!”

“뭐야 뭐야? 축제인가?”

“이야~ 잘했어! 동료를 구해줘서 고맙네!”

“아니요, 그런…”

“수고했다. 귀관이 보고에 있던 붉은 머리의 젊은이인가. 나는 셀세타의 총독 그리젤다다. 앞으로 잘 부탁하네. 귀관의 이름은?”

“아돌 크리스틴입니다.”

“아돌... 상냥함과 용맹함을 겸비한 좋은 이름이군.”

“저기, 이 소란은…”

“모두, 광부들을 구해준 귀관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모양이다.”

“다들... 우리를…”

“자, 우선 광부들과 우리 군의 병사를 구해준 것에 대해 예를 표하지. 부디 귀관들과는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이 이상 소란을 키울 수는 없으니. 두 사람 다 총독부까지 와 주겠나?”

(타이틀 콜)이스! 셀세타의 수해!
(장면 전환 - Track 2)

“그렇다 쳐도 참 재미있는 우연이 다 있나. 동쪽의 에스테리아라는 지방에 오랫동안 폭풍에 갇혀 있던 수수께끼의 섬이 있었는데, 그곳을 해방시킨 인물도 붉은 머리의 젊은이였다고 하지 않나.”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주점에서도 그런 얘기가 돌았었지. ….아돌도 붉은 머리잖아.”

“그렇긴 하지만, 몇 번이나 말했듯이 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듈렌.”

“그렇겠지. 뭐, 설마 아니겠지.”

“어쨌든 아돌, 듈렌, 그대들에게는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지. 그리고 그것과는 별건으로, 한 가지 더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무엇입니까?”

“여기서 북서쪽으로 펼쳐져 있는 ‘셀세타의 수해(樹海)’를 알고 있나?”

“아….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뭐야, 어느 쪽인가?”

“아돌, 얘기가 복잡해지니까 모르는 걸로 해 둬.”

“그렇네.”

“뭐 좋다. 셀세타의 수해에 한 번 발을 들이면, 순식간에 방향을 잃는다고 알려져 있지. 흉포한 짐승도 다수 서식하고 있어, 살아서 돌아오는 자가 거의 없는 장소다. 그래서 우리 군도 그곳의 개척에는 주저하고 있었지. 하지만 본국에서 새로운 광맥을 발견하라는 명령이 내려와서 말이야.”

“군인이라는 직업도 의외로 힘들구만.”

“그런 모양이야.”

“그래서 말인데. 아돌 크리스틴, 귀관의 실력을 믿고 부탁하고 싶다. 셀세타의 수해 지도를 만들어 주지 않겠나?”

“지도 말입니까?”

“그래,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한 장소인 만큼, 아직 수해의 지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구석구석 탐색해서 지도를 작성해 주었으면 한다.”

“이봐이봐, 확실히 지도가 있으면 헤맬 일도 없겠지만,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알려진 장소라고?”

“물론 목숨을 걸어야 하는 만큼, 합당한 대가를 준비할 생각이다. 내일 정식으로 고시하겠지만, 지도를 완성해서 납품한 자에게는 고액의 포상금을 수여할 생각이다.”

“고액이라니,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지?”

“구역별로 나눌 생각이다만, 합계 3,000만 골드를 예정하고 있다.”

“휴우, 그렇게 말하니 굉장하구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확실히 위험한 느낌은 드니까 말이야.”

“음. 위험이 따르는 것은 틀림없겠지. 잘 생각해 보고, 내일이라도 대답을 들려주게.”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다.”

(문소리)

“실례하겠습니다.”

(발걸음 소리)

“지도라... 수해는 위험하단 말이지…. 하지만 3,000만 골드라…”

“누구지? 저 수염 난 거구는…”

“어? 앗차차….”

“...이런? 혹시 네놈은 광산에서 마물을 쓰러뜨렸다는 붉은 머리의 검사 아니냐?”

“아마 그럴 겁니다.”

“역시 그런가. 어떻게 알았는지 알고 싶으냐? 그건 이 몸께서 천재이기 때문이다.”

“어이, 자기 입으로 '이 몸'이래…”

“그거, 듈렌도 말했었어.”

“이 몸의 이름은 레오. 셀세타 주둔군의 단장이다. 이 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조금 활약했다고 우쭐대는 모양인데. 이 몸이 있었다면 너 따위보다 신속하고도 예술적으로 해결했을 것이 틀림없다. 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

“웃으면서 가버렸네.”

“특이한 사람이었어.”

“저 녀석이 어떤 의미론 캐스난 제일의 유명인, 레오 단장이야. 아돌, 너랑 있으면 독특한 녀석들하고만 엮이는 것 같군.”

“듈렌도 포함해서 말이지.”

“뭐 좋아. 주점으로 돌아가자. 거기…. 2층에 묵고 있지?”

“응, 잘 곳은 어떻게든 해주겠다고 했었어.”

(장면 전환)

“으어, 세상에 태어난 이래 가장 긴 하루였던 것 같군.”

“확실히 피곤하네.”

“그래서 아돌, 총독의 부탁은 결국 어떻게 할 셈이야?”

“아직 안 정했는데.”

“뭐야 고민하는 거냐. 뭐, 네가 로문 군 녀석들과 궁합이 좋을 것 같진 않지만. 음. 아돌, 한 가지 제안해도 될까?”

“뭔데?”

“너, 나랑 손잡고 지도 제작을 맡아보지 않을래?”

“어, 듈렌이랑 둘이서?”

“그렇게 의외라는 표정 짓지 마. 정보상이 지도를 파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잖아?”

“혹시 포상금이 목적이야?”

“하하, 역시 들키나. 하지만 그렇다 쳐도 너한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나는 한 밑천 잡고 싶다. 아돌은 기억을 되찾고 싶다. 그렇지?”

“응.”

“너는 수해에 갔다가 기억을 잃었어. 그렇다면 되찾으려면 다시 한번 수해에 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

“그렇구나.”

“그러는 김에 지도를 만들면 로문 군에게 팔 수 있지.”

“확실히 나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

“하하, 거래 성립이군.”

“솜시 좋게 낚인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말이야.”

“뭐 어때. 기회가 기회니까. 낚여 달라고.”

“하하, 알겠어.”

(아돌 독백)‘셀세타의 수해인가. 그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난 기억을 잃은 걸까?’

다음 날 아침, 총독부를 방문한 아돌과 듈렌은 그리젤다 총독에게 지도 제작을 수락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수해 탐색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장면 전환 - Track 3)

“하아~ 이거 굉장하네. 거대한 나무 위에 마을이 있다니.”

“아아, 정말 큰 나무야.”

“아돌, 전에 여기 왔던 기억은 안 나?”

“으음, 왠지 기억이 날 듯 말 듯.”

“그래? 만약 왔었다면 아는 사람이 있을 테니 이야기가 빠르겠군.”

“아무튼 가보자고.”

“그래. 뭐가 나올지.. 어, 문지기 같은 게 있네. 안녕하신가!”

“안녕하세요!”

“음? 네, 네놈은! 요전에 왔었던 붉은 머리의 이방인 아닌가!”

“뭐야, 역시 너 여기 온 적이 있는 모양이네, 아돌.”

“아아, 그런 것 같아요.”

“아는 사이라면 딱 좋네. 미안하지만 안으로 안내해 주지 않겠어?”

“말같지도 않은 소리! 무슨 농담이냐! 네놈이 감히 그런 말을 지껄이다니. 숲의 신의 분노를 사놓고서는!”

“뭐야? 꽤 화가 난 모양인데. 어이 아돌, 너 뭔가 저지른 거야?”

“기억이 안 나요.”

“숲의 전사의 이름을 걸고 지금 이 자리에서 처단해주마!”

“자, 잠깐 기다려! 우리 이야기 좀 들어보라고. 이 녀석은 여기 왔던 거랑,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해. 그래서 기억을 찾고 싶어서 여기 온 거야.”

“기억을 못 한다고? 그런 변명이 통할 리가 없잖아. 우릴 바보 취급 하는 거냐!”

“으아,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네.”

“듈렌, 물러나. 아무래도 내가 원한을 산 모양이야.”

“받아라, 아돌! 붉은 머리의 이방인!”

“멈추세요!”

“카, 카나?”

“기억을 잃었다고? 내가 아는 아돌은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는데. 아돌, 나까지 잊었다는 거야?”

“그게... 당신은…”

“나랑 처음 만났을 때 일도 기억 안 나?”

“아…. 미안해요.”

“아돌, 당신. 내가 짐승인 줄 알고 사냥할 뻔했을 때도 사과했었지. 헷갈리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그랬나요.”

“그건 정말이지 아돌답네.”

“기억이 없다고 해도, 역시 아돌이네. 그 눈, 흐림이 없다고 해야 하나, 바보같이 솔직하다고 해야 하나. 여전히 수해를 오가는 굴강한 검사로는 안 보이지만 말이야.”

“카나, 넌 이 녀석들 말을 믿는 거야?”

“으음, 지금은 뭐라고 할 수 없어. 다만, 어느 쪽이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는 있어.”

“이 시기에 마을에 들이겠다고?”

“다들 초조해하는 마음은 아주 잘 알아. 우리 집도 마찬가지니까.”

“아... 그, 그렇군. 너희 집도…”

“하지만, 힘든 때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듬직하게 있어야죠. 코모도를 지켜주는 이 거목처럼 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판단을 내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군. 미안하다.”

“안으로 안내할게, 아돌. 그리고…”

“난 듈렌이다. 잘 부탁해.”

“난 카나라고 해.”

(문 소리, 장면 전환)

“소개할게, 우리 아버지셔.”

“아사드다. 이 마을의 촌장을 맡고 있지. 아돌, 자네와는 한번 만난 적이 있다만. 카나에게 들었는데, 기억을 잃었다고 하더군?”

“조금씩 떠올리고는 있습니다만…”

“음... 바라건대 자네가 알고 있던 걸 가르쳐 주길 원했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언제 이곳에 왔었나요?”

“2주 정도 전. 수해 밖에서 사람이 찾아온 건 전대미문의 일이었는데, 지금 이 마을에는 그때 이상의 소동이 일어나고 있어.”

“소동이요?”

“지금 이 마을에서는 '행방불명(카미카쿠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행방불명?”

“주민이 어느 날 갑자기 모습을 감추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돼. 이어서 한 명, 또 한 명 사라지고, 누구 한 명 돌아오지 않아.”

“최초의 사건이 일어난 건 아돌이 이 코모도를 떠난 직후야.”

“과연, 그래서 아돌이 제일 먼저 범인 취급을 받은 거군.”

“확실히…”

“아돌은 마을이 생긴 이래 첫 방문자였다. 자네가 떠난 후에 이변이 일어나면 당연히 의심하는 자가 나오지. 저 붉은 머리의 이방인이 숲의 신을 노하게 한 것이다, 라고 말이야.”

“그건 무리도 아닌 이야기네.”

“지금 주민들은 교대로 밤을 새우며 경계하고 있어. 그래서 예민해진 사람도 많고…”

“알겠습니다. 제가 범인을 밝혀내겠습니다.”

“어? 그건... 확실히 범인이 밝혀지면 아돌에 대한 의심은 풀릴 테고 우리도 기쁘지만…”

“왠지 자네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좀 더 당분간은 이곳에 있어 주게.”

“과연…”

“당분간이라면 언제까지?”

“새벽에는 숲의 수색이 끝난다.”

“아침까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때 가서 생각하겠네. 내일 아침까지 이 방에 있어 주게. 카나, 가자.”

“으, 응. 아돌, 나중에 식사는 가져다줄게.”

“아 참, 그러고 보니 아돌. 그 녀석... 렘노스에 대해서도 기억 안 나?”

“아버지!”

“렘노스... 요?”

“역시 기억 못 하는군. 혹시 뭔가 기억나면 말해주게.”

(문소리)

아사드와 카나는 우호적이었지만, 마을 주민들은 아돌과 듈렌을 행방불명 사건의 범인이 아닐까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결국 아돌 일행은 밧줄에 묶이고 만다.

“나 원 참, 완전히 범인 취급이구먼.”

“아니요, 아직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망치지 못하게 묶은 거겠죠. 아사드 씨나 카나가 설명해 준 덕분이에요.”

“확실히 문지기 녀석은 칼을 뽑았었지. 그 카나라는 아가씨가 말려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런지.”

“우리가 행방불명의 범인이 아니란 걸 알면 이 밧줄도 풀어줄 거야.”

“흐음, 반대로 말하면 아침까지 아무것도 안 밝혀지면 아돌이 범인이란 거잖아?”

“그렇게 되나?”

“이런 사건에 결착을 지으려면 범인이 필요하니까 말이야.”

“과연.”

“침착하네. 하지도 않은 일의 범인이 돼도 괜찮냐고.”

“확실히 마을 사람들을 납치한 기억은 없지만, 안 했다는 기억도 없으니까요.”

“아아, 그런 건가. 하아,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물어봤던…렘노스라는 건 뭐야? 사람 이름?”

“흠… 좀 전에 하프를 켜는 청년이 나오는 꿈을 꿨다는 게 방금 막 생각났어.”

“그 녀석이 이쪽 녀석이라는 걸지도 모른다는 거군.”

“어떤 계기가 있으면 더 생각 날지도 몰라. 어느쪽이든, 여기서 기다리고만 있다고 한들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동감이야. 뭣보다 2주 전 부터 일어난 사건인데도 여기 주민들은 범인의 생김새 조차 모르고 있으니까. 내일 아침까지 그렇게 형편 좋게 뭔가가 발견된다고 생각할 수 없지. …도망갈까 아돌?”

“아니, 하지만 정보는 모으고 싶어.”

“그래. 잠깐 기다려. 이런 줄 정도쯤 어떻게든 할 수 있어. 무기도 도구도 그대로니까.”

“그 아사드라는 사람, 우리를 밧줄로 묶거나, 여기서 기다리라곤 했지만 그건 마을 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고, 사실은…..”

“글쎄다….읏챠, 풀었다고.”

“벌써 밧줄을 풀은 거야? 굉장하네.”

“이런 위험한 길은 가지 않는 주의긴 하지만, 정보상을 하고 있다보면 이런 것도 필요해지곤 하니까.”

거목 위에 펼쳐진 마을. 아돌과 듈렌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코모도 내부를 탐색했다. 그 결과 아돌은 처음 이 마을을 방문했던 2주 전의 기억을 되찾는다(Track 4).

(회상 장면)

“너 이름이 아돌이라고 했나? 난 렘노스. 카나 누나가 갑자기 나이프를 던져서, 실례를 범했어. 미안해.”

“아니, 헷갈리게 한 저도 잘못이죠.”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나 참, 움직이는 것만 보면 반사적으로 공격하다니, 어느 쪽이 짐승인지 모르겠다니까.”

“미, 미안했다고. 갑자기 잡으려고 해서.”

“한 발짝 수해에 들어서면 그곳은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약육강식의 세계. 카나처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뭐, 검 한 자루로 수해를 뚫고 온 아돌에겐 쓸데없는 설교겠지만.”

“맞아 맞아. 미덥지 않아 보이겠지만 검 실력은 상당하거든. 저기 아돌, 이번엔 정정당당하게 승부해 보자.”

“아니, 그건…”

“누나, 손님이 곤란해하잖아.”

“어, 왜?”

“아돌, 이 녀석들은 쌍둥이 남매다. 카나는 남자 이상으로 사냥이나 전투 기술에 심취해 있지. 렘노스 쪽은 손재주가 좋아서 악기 연주나 세공이 특기다. 이 코모도를 안내하는 데는 둘이 제격일 거다.”

“감사합니다.”

“뭘, 예를 표할 것까진 없다. 그럼 두 사람 다, 잘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래그래 잘 부탁해.”

“어서 여기로 와, 아돌.”

처음 코모도를 방문한 아돌은 카나와 렘노스에게 수락을 안내 받았다. 수해를 돌아다녔던 피로를 잊을 정도로 충실한 날들은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

(노래 소리)

“이 곡은 옛날 수해에 있었다는 환상의 왕국을 기리며 만들어진 거래.”

“좋은 곡이네. 그리고 연주도 좋았어, 렘노스.”

“고마워. 하프는 특기거든. 그나저나 벌써 출발한다니 아돌은 성격이 급하네.”

“다른 곳도 보고 싶은 데가 있어서.”

“공교롭게도 아버지랑 누나는 매일 이 시간엔 사냥을 나가서.”

“그렇구나. 나도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 해서, 어쩔 수 없지. 또 올 생각이니까 신경 쓰지 마.”

“그래, 아버지랑 누나한테는 잘 전해둘게.”

“그러고 보니 렘노스는 사냥 안 나가?”

“내가 사냥을? 하하하, 다치기라도 하면 하프를 못 켜게 되잖아. ...어라?”

“왜 그래, 렘노스?”

“누구지, 저거. 가면을 쓴 남자가…”

“숲 안쪽으로 뛰어갔어. 꽤 날렵한데.”

“아아, 누구지.”

“사냥하고 있는 사람 아냐?”

“아니, 그럴 리 없어. 사냥터가 된 숲은 이 근처가 아닐 텐데.”

“렘노스의 지인이야?”

“마을 사람인 건 틀림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저건... 저 묘한 가면은... 대체…”

단편적이지만 기억을 되찾은 아돌. 가면의 남자가 사라진 숲을 응시하던 렘노스의 얼굴이 특히 선명하게 떠올랐다.

“어이 아돌, 괜찮냐?”

“아아…”

“아무래도 뭔가 떠올린 모양이군.”

“처음 이 코모도에 왔을 때를 말이야. 난 렘노스와 만났던 것 같아. 그리고, 조금 신경 쓰이는 것도…”

“아! 아돌 찾았다!”

“아. 카나다!”

“으아아, 들켜버렸나….”

“단단히 밧줄로 묶어놨는데 어떻게 푼 거야?”

“아니, 그게…”

“다음에 내게도 가르쳐 줘!”

“어이 어이…”

“미안해, 카나. 역시 나도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싶어서... 렘노스가 봤던 가면의 남자, 뭔가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어? 아돌, 혹시 기억이 돌아온 거야?”

“응. 전부는 아니지만…”

“가면이라고? 자세히 들려주겠나, 아돌.”

“아, 아버지…”

“방금 떠올린 건데, 렘노스가 묘한 가면을 쓴 남자를 발견했었어요. 코모도의 주민이라고 했었고요.”

“마의 힘을 쫓기 위해 가면을 방에 장식하는 풍습은 있다만…”

“아니요, 그런 가면과 똑같다면 렘노스가 묘한 가면이라고는 안 했을 거라 생각해요.”

“과연... 묘한 가면이라…”

“좋아, 이건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빠르겠군.”

“그렇네요.”

“왜 그러냐?”

“렘노스는 여기 없어.”

“뭐냐? 어디 나간 거?”

“아니, 마을에서 모습을 감췄어. 아돌을 배웅했던 그날에…”

“뭐라고!? 렘노스도 행방불명되었다는 거야!?”

“아돌, 알려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다. 하지만 네 이야기를 통째로 믿어도 될는지…”

“그렇겠죠…”

(소란스러운 소리)

“어이, 무슨 소란이냐?”

“아버지, 이 소리는…”

“카나, 가자!”

“네!”

“어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상황을 보러 가자! 듈렌!”

“그래그래, 이번만큼은 찬성이다!”

(장면 전환, 전투 소리)

“어 ,저건!”

“카나 일행이랑 대치하고 있는 녀석들, 가면을 쓰고 있는데?”

“저 가면은…”

“너희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물러서, 카나!”

“아버지!”

(전투 소리)

“강해…말도 안 돼, 아버지랑 호각으로 겨루다니…”

(전투 소리)

“모두 물러서라! 이 녀석들의 힘, 심상치 않다! 으음! 으라차!”

“어이 어이, 꽤 하는데! 밀어냈어!”

“저 가면의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오라는 대체…”

“혹시 너랑 렘노스가 봤다는…”

“그런 것 같군…”

“역시나...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저자들은... 복장으로 보아 코모도의 주민인데... 어째서 자신들의 마을을 습격하는 거지?”

“어라라, 아돌... 녀석들 증원군이 있는 것 같은데…”

“큰일이네... 아사드 씨가 포위됐어…”

“네놈들... 자취를 감췄던 녀석들인가... 대체 왜…”

“어이 저 가면의 남자... 일격이 굉장할 것 같아…”

“그러게. 엄청난 오라다…”

“........”

“대답하지 못하겠느냐... 어느 쪽이든, 이 마을 사람을 해친 이상... 사냥해 주마!”

(전투음)

“크억!”

“아버지! 괜찮으세요?”

“가자, 듈렌! 아무래도 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야!”

“어쩔 수 없군... 어이 아저씨! 가세하겠습니다!”

“아돌... 듈렌!”

“너희들, 손대지 마라!”

“하지만 아사드 씨…”

“이길 수 있겠어요?”

“됐으니까 물러나 있어! 이건, 이 마을의 문제다! 그리고 이 녀석은... 이 녀석만큼은... 내가…”

(격력한 전투 소리, 아사드의 신음)

“아버지!”

“크윽! 도망친 건가!”

“쫓을까, 아돌?”

“아니, 저 몸놀림으로 보아 이 숲에 상당히 익숙해. 우리들로는 못 쫓아가.”

“과연... 별수 없군.”

그 후, 카나는 마을의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아돌 일행은 주변을 순찰했지만 가면의 남자들이 다시 습격해 오는 일은 없었다. 깊은 상처를 입은 아사드의 치료는 밤을 새워 행해졌다.

(아사드의 집 - Track 5)

“아버지!”

“카나... 여긴?”

“안심하세요. 우리 집이에요.”

“그런...가. 미안하구나.”

“아사드 씨, 정신이 드셔서 다행입니다.”

“아돌.”

“아버지, 행방불명은 아돌 일행이랑 관계없어요. 그러니까…”

“음, 알고 있다.”

“저기, 그 가면 쓴 녀석들은 역시 행방불명된 무리인가?”

“아마도…”

“아마도라니?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거야?”

“아버지는 코모도의 전사로서 마을에서 틀림없이 최강이야. 그런데 아버지는 저 가면의 남자보다 명백히 밀렸어. 그렇게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사라진 사람들 중에는 없다는 거야?”

“그들의 목적은 뭘까? 나에게 상처를 입힌 뒤 모습을 감추고 그대로 가버리다니…”

“그건... 우리도 영문을 모르겠어. 같은 마을 동료일 텐데…”

“카나... 그 가면의 남자에게 손대지 마라…”

“에? 어, 어째서? 아버지…”

“내 상처가... 나을 때까지... 저건... 저 남자는…”
“아버지!”

“카나, 괜찮아. 잠들었을 뿐이야.”

“응…”

“체력이 회복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던 걸까?”

“싸웠을 때 뭔가 깨달은 게 있었던 걸지도 몰라.”

“그래. 눈을 뜨길 기다려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겠네.”

“자, 아돌. 우린 어떻게 할까?”

“아사드씨 치료를 하고 있을 때, 숲을 수색하러 갔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어.”

“너 말이야, 안 보인다 싶었더니 그런 걸 하고 있었냐?”

“가면을 쓴 남자를 이 마을보다 수해 깊은 곳에 있는 '천고(千古)의 굴'이라는 장소에서 봤다는군.”

“천고의 굴!? 그런 곳에…”

“후우, 역시 또 관여할 셈이냐?”

“그래. 전부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전에 왔을 때 카나나 렘노스에겐 마을 안내를 받았고, 아사드 씨에겐 잘 대우받았으니까. 내버려 둘 수 없어.”

“나 원 참, 어쩔 수 없구먼.”

“나, 가볼게.”

“카나!? 설마 천고의 굴에!? 하지만 넌, 아버지가…”

“이제 남은 건 반성 뿐이네. 난 가면 쓴 녀석들을 조사하려고 해. 기다리기만 하는 건 역시 성미에 안 맞거든.”

“그렇다고 해도 위험해.”

“우리 중에서 제일 강한 아버지가 졌어. 그렇다는 건 다음 습격을 받으면 우린 이제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거야. 그렇다면 가면의 남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먼저 대처할 단서라도…”

“음, 카나 말은 지당하지만…”

“어떻게 할지 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건 딱 질색이야. 설령 틀렸다고 해도 난 행동하는 걸 택하겠어.”

“알았다고. 확실히 수해의 길 안내는 필요했으니까.”

“후후, 고마워.”

“뭐랄까, 정말 대단한 아가씨라니까.”

아돌, 듈렌, 카나 세 사람은 수해 깊은 곳에 있는 천고의 굴에 도착한다. 그곳은 가면을 쓴 자들의 은신처가 되어 있었다. 역시 그들은 코모도 마을의 주민이었으며, 아무래도 가면에 조종당하고 있는 것 뿐인 것 같았다. 아돌 일행은 마을 사람들을 구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음악 소리)

“어이 아돌, 안쪽에서 무슨 소리 안 들려?”

“아아, 이건 하프 소리. 게다가 귀에 익은 곡이야.”

“난 어릴 때부터 이 곡을 듣고 자랐어. 틀림없어. 이 음색, 렘노스의 하프야.”

“응, 그런 것 같아. 서두르자.”

“응. 렘노스, 지금 갈게.”

(발 소리)

“가면의 남자가, 하프를?”

“이건, 무슨 일이지?”

“저 녀석은 마을을 습격해서 카나의 아버지를 벤 녀석이잖아!”

“설마, 아버지를 다치게 한 건, 너였어? 렘노스!”

“또 오라가 전신을 감싸고 있어. 아사드 씨가 당했을 때랑 똑같아.”

“할 셈이냐.”

“물러서, 카나!”

“아돌, 저건 렘노스야!”

“알아, 하지만 지금은 조종당하고 있어. 여기에 있던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온다! 아돌, 카나!”

“렘노스인데!”

“지금은, 싸울 수밖에 없어!”

(전투 소리)

“휴, 어떻게든 됐나. 하지만 이 녀석 다른 녀석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강하잖아.”

“아아, 렘노스는 검 같은 건 서툴렀을 텐데. 어쨌든 가면을 벗기자.”

“내가 할게.”

“카나 잠깐만, 뭔가 빛이…”

“후후후후…..”

“어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사람이 나타났어!”

“무, 무슨 일이야?”

“또 묘한 녀석이 나왔군. 전이 마법이란 건가. 이 녀석도 코모도의 주민… 같지는 않네, 딱 보아하니.”

“실험은 성공이네. 가면의 힘은 충분히 알았어.”

“당신 뭐야?"

“누구? 너희에게 대답할 이유는 없지만. 뭐 좋아. 오늘의 난 아주 기분이 좋으니까. 내 이름은 바미. 마음의 어둠을 찔러 사람을 조종하는 마도사야.”

“마도사? 사람을 조종한다고? 그게 가면의 힘인가?”

“그렇게 성급하게 굴지 말라고. 그를 조종하고 있는 건 가면이 아니라 내 마법이야. 자, 이렇게.”

(마법 소리)

“렘노스의 몸에서 오라가 사라졌어?”

(신음 소리)

“어이, 쓰러졌어.”

“렘노스!”

“조종하는 게 네 힘이라면 이 가면은 대체 뭐냐?”

“이 가면은 '그분'께 받아서 실험하던 거야. 아무래도 모든 인간의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

“그, 그런 가면이…”

“과연. 전사도 아닌 렘노스가 저렇게 강했던 건 그 탓이었나. 근데, 이상하네.”

“뭐가 이상한데”

“여기 입구에서도 가면의 남자들이랑 싸웠잖아. 그들은 렘노스보다 전사로서 한 수 위일 텐데.”

“그런가?”

“응. 아돌 말이 맞아. 하지만 싸워본 느낌으론 렘노스 쪽이 더 강했어.”

“그렇지. 전사로서 위인 녀석들보다 렘노스가 더 강한 건 이상하단 거지.”

“후후후, 너희들,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구나.”

“우리가 렘노스에 대해 모른다고?”

“그는 전사로서 엄청난 소질을 가지고 있어. 그것도 천재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말도 안 돼, 항상 하프만 켜던 렘노스가?”

“그래, 줄곧 사람들 앞에서 진짜 힘을 숨기고 살아왔던 거야.”

“어, 어째서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아하하하. 모른다면 가르쳐줄게. 자신의 천재적인 힘을 보이면, 노력가에 올곧은 누나가 상처 입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하하하하하 .”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난 마음의 어둠을 꿰뚫어 보고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마도사. 그의 그 마음의 어둠을 찔러 이용해 주었지. 동정해 줄게. 너무 뛰어난 동생을 두면 고생하는구나.”

“거, 거짓말이야!”

“카나, 진정해!”

“아돌, 렘노스가... 나 때문에…”

“자, 이래 봬도 바빠서 슬슬 실례하겠어. 음? 아, 이건 잊지 말고 챙겨야지…”

(마법 효과음)

“가면이랑 렘노스가 저쪽으로!?”

“렘노스! 어째서!?”

“카나, 위험해! 아직 렘노스는 조종당하고 있어!”

“일단 감사를 표하지. 이런 장소에서 이런 인재를 손에 넣을 줄은 몰랐거든.”

“기, 기다려! 렘노스를 돌려줘!”

“잘 있으렴.”

(마법 효과음)

“렘노스!”

“아아, 사라졌어. 전이 마법인가.”

“엄청난 녀석이다…”

“렘노스…”

“아돌, 아무래도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군.”

“그래... 마도사 바미… 그리고, 가면을 실험하게 했다는 놈... 대체 뭐 하는 놈일까…”

이렇게 일단 사건을 해결한 아돌 일행은 아사드에게 보고를 한 뒤, 더욱 수해의 깊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장면 전환)

“엉? 저건, 레오 단장 아냐? 놀랍군. 미혹의 숲을 빠져나온 건가.”

“그리젤다 총독이랑 만났을 때 말을 걸어왔던 사람이네.”

“어. 저 단장은 '뇌명(雷鳴)의 레오'라고 불리는….. 나름 유명한 장군인 모양이야. 왜 셀세타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좋~아! 목표인 거목에 도착! 전~체 정지!”

“산쵸 형님, 저 이제 녹초가 됐어요. 하아, 배고프다.”

“단장님 때문에 같은 숲속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한 데다 짐승한테 쫓겨다녔으니까.”

“멍-청-한 놈들! 그것이 수해에서의 조난을 상정한 고도의 연습이라는 것을 왜 눈치채지 못하느냐?”

“그, 그랬던 겁니까?”

“거짓말이야. 어차피 또 적당히 둘러대면서 얼버무리는 거라고.”

“거짓말이 아니다! 어떤 고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이 몸의 폴리시(신념)인 것이다. 어서 따라와라! 즉시 근처 조사를 시작한다!”

“산쵸 형님, 폴리시가 뭐예요?”

“글쎄다.”

“뭘 하고 있나! 빨리 오지 못해!”

“아, 알겠습니다!”

모험은 계속된다. 타이가를 넘어 수해의 더 깊은 곳, 시원의 땅에 도착한 아돌. '하일랜드'라는 마을의 예배당에서 아돌은 신비한 소녀와 만나는 것이었다.

“잠이 안 오시나요, 아돌 씨?”

“아, 아뇨.”

“다행이에요, 아돌 씨. 당신이 살아계셔 주셔서.”

“혹시, 저를 아시나요?”

“네. 아돌 씨는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나요?”

“죄송합니다.”

“쓸쓸하네요. 아직 기억을 잃은 채로군요. 리자, 제 이름입니다. 부디 그렇게 불러주세요.”

“리자... 리자인가…”

“아돌 씨, 혹시 괜찮으시다면 조금 이야기하지 않으시겠어요?”

“왠지, 기억이 날 듯한 기분이 들어.”

“어머, 정말인가요? 왠지 기뻐요. 저, 저기, 그래서... 엘딜 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억하고 계시나요?”

“엘딜인가... 만났을 때의 일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

“아, 그러셨군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거기까지 떠올리셨다면, 이제 아시겠죠?”

“알다니? 뭐를?”

“엘딜 님이 아돌 씨를 선택해 이 땅으로 초대하신 거예요. '탑의 지혜'를 전수하기 위해서.”

“엇”

“다만, 지혜를 전수받기 전에 아돌 씨는 모습을 감춰버리셔서... 엘딜 님이 어떤 지혜를 건네주실 생각이었는지까지는 저도 모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그런 일이 있었나…”

“저, 아돌 씨의 기억에 대해 전해드릴 말이 있어요.”

“혹시 내가 기억을 잃은 것에 대해 리자는 뭔가 알고 있는 건가?”

“네... 전부는 아니지만…”

“가르쳐 줘... 어째서 난 기억을 잃어버린 거지?”

“아돌 씨... 그건…”

리자라고 밝힌 소녀는 아돌의 기억에 얽힌 중대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일랜드 마을을 방문한 것은 아돌뿐만이 아니었다.

(하일랜드 거리)

“미안, 아돌. 한 번 더 설명해 줄래?”

“아아, 카나. 몇 번을 설명해도 같은 말이 되겠지만…”

“나 원 참... 이거 상상 이상으로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되어가는군, 아돌.”

“나도 그렇게 생각해, 듈렌. 아마 칸릴리카라면 좀 더 자세한 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아, 이 꼬맹이. 칸릴리카라고 했지. 어이, 어떠냐?”

“정말이지. 그게 사람에게 뭘 묻는 태도인가요?”

“흥, 너 연하, 나 연장자.”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이네요. 연장자가 훌륭하다는 생각은 어차피 곰팡이가 핀 과거의 유물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그저 완고한 영감탱이가 되는 거라고요.”

“에, 뭐라고?”

“메롱~!”

“듈렌의 패배네.”

“미안해, 칸릴리카. 부탁이니까 조금 더 설명해 주지 않을래.”

“뭐, 좋겠죠. 확실히 지혜를 받은 사람은 여기서의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하지만 받아들인 지혜는 그 사람의 '번뜩임'으로 변한답니다.”

“번뜩임? 저기, 무슨 뜻이야?”

“여기서 받아들인 지혜는 자신의 생각으로서,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것으로 변한다. 뭐 그런 건가.”

“아아, 짝짝짝. 오빠는 말이 잘 통하네요. 어디 사는 누구랑 다르게.”

“흥.”

“뭔가 어려운 이야기네. 그건 그렇고, 우리 오늘 이제 마을에 나가봐도 되는 걸까?”

“그렇네요. 다들 진정된 것 같고,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아, 아돌, 카나. 얼른 마을 구경 좀 해보자고.”

“그래.”

“그러죠. 그렇다면 이 제가 여러분께 마을을 안내해 드릴게요.”

“고마워, 칸릴리카.”

“아뇨. 아, 한 가지 주의할 게 있어요. 아돌 씨 일행끼리 마을 북쪽으로 가면 안 돼요.”

“마을 북쪽? 그 거대한 탑이 있는 근처 말인가?”

“그것이야말로 엘딜 님이 살고 계시는 탑이에요. 아돌 씨가 엘딜 님을 뵀던 건 그 장소에요..”

“저 탑에, 엘딜이…”

“탑의 주위는 '뇌우의 성역'이라고 불리고 있어서 무단으로 들어가면 낙뢰로 순식간에 새카맣게 타버려요.”

“그런가.”

“아, 과연. 그거 위험하군.”

“그런 곳, 가까이 안 가면 되잖아? 자자 아돌, 빨리 가자!”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수많은 진실을 알게 되며, 잃어버린 기억은 그 형태를 되찾아간다. 이 셀세타의 수해에 어떤 비밀이 잠들어 있는지. 한 자루의 검을 손에 쥐고, 아돌의 모험은 막을 올리는 것이었다.

이스! 셀세타의 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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