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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Life/Translation

잇시키 이로하라고 하는 소녀는 다키마쿠라로 딱 좋다

나에+ 2015. 12. 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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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시키 이로하라고 하는 소녀는 다키마쿠라로 딱 좋다]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122229



“나른해…….”


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수업을 듣고 있어도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딱히 수업이 수학이어서 그랬던가 하는 거 아니니까 말이지? 아무래도 이대로는 수업을 들어도 답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기에, 2교시가 끝난 시점에서 양호실로 향하기로 했다.


“실례합니다….”


“어머, 어서 오렴.”


양호실 문을 열고 인사를 하자 양호 교사가 반겨준다.


“죄송합니다, 아침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아서요.”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 열을 재자는 말을 들었기에 체온을 측정했더니 보통이었다.


“열은 없는 것 같네. 우선은 침대가 비어 있으니까 조금 쉬고 상태를 보자꾸나.”


“알겠습니다.”


빈 침대로 안내 받고는 눕는다.


“난 볼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괜찮니?”


“아마도, 요.”


조금 자면 괜찮아지겠지. 열은 없으니까.


“그래, 그럼 몸조심해야해.”


그런 뒤 나는 천천히 눈꺼풀을 닫았다ㅡㅡ.



*     *     *     *     *



“………………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상당히 잤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의식은 몽롱하다.

문득,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누워있는 내 옆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있고, 무의식적으로 그걸 꼭 껴안아보았다.

안아보자 그건 정말 안고 있는 느낌이 좋아서, 어릴 적에 쓰던 다키마쿠라를 떠올렸다.

놀랄 만큼 안고 있는 느낌이 좋은 그걸, 이번에는 좀 전보다 살짝 세게 안아 본다.


“하으….”


……..하으? 어라, 방금 뭔가 소리 같은 게 난 거 같은데?

신경 쓰여서 다시 한번, 조금 전보다 세게 안아본다.


“으읏………, 아, 안 된다구요……그렇게 세게 안기면요, 하우으으……”


어라? 역시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신경 쓰여서 이번에는 안고 있는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무거운 눈꺼풀을 열어본다.

그러자 눈 앞에는 황갈색의 머리카락이 있고, 안나수이의 좋은 향기가 풍겨왔다.

……잇시키?

내 위치에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조금 전까지 안고 있던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학교 학생회장, 잇시키 이로하였다.


…………뭐야 꿈인가.


응. 그렇지. 이건 꿈이다. 대체로, 양호실에서 자고 있었더니 어느새 여자애가 같이 잠들어 있었다던가, 그거 무슨 에로게임인데. 응. 하지만 양호실에 다키마쿠라 같은 게 보통 있을리가 없나. 아니, 뭐 잇시키가 옆에서 자고 있을 확률보다는 있네. 응.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꿈이란 걸 알았다면 문제 없이, 옆에 있는 다키마쿠라를 끌어 안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좀 전보다도 기탄없이 마음껏 끌어안자, 매끈한 천과 같은 느낌과 몰캉한 감촉이 양손에 전해져왔다. 뭐야 이거 기분 좋아.


“햐읏, 거, 거긴 아무리 그래도 안 좋다구요, 안좋, 은데…요…하우….”


거기라니 뭐냐고….. 그건 그렇고 이거, 어쩐지 말캉말캉해서 버릇될 것 같다.

엄청 부드러운 무언가가 마음에 들어버려서, 몇 번이고 주물러본다.

몰캉몰캉


“………흣”


꾸욱꾸욱, 조물조물


“…….아, 하아.”


꿈속의 잇시키는 조금씩이지만 점점 숨이 거칠어져 갔다.

그보다 꿈속에서까지 잇시키가 나오다니, 난 얼마만큼이나 그 녀석을 의식하고 있는 거냐고.

……뭐 그런 건 지금은 놔두고.

조금 전부터 다키마쿠라가 꼬물대며 움직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차

왼쪽 다리를 다키마쿠라 아래로 밀어넣고는 오른쪽 다리를 위에서부터 휘감으면서 양 발로 다키마쿠라를 단단히 끼워 넣는다.


“후하……서, 언배……. 위험해요…위험하다구요…………”


꿈 속의 잇시키의 당황한 목소리가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졌기에, 이 쪽에서 마음껏 끌어 안는다. 그 때, 입술에 젤리같은 감촉이 느껴졌다. 그게 뭔지 궁금해서 물어본다.


하흠


“햐앗!? 히, 히흣……아, 안됏…….”


하흠하흠


“아, 안돼………요, 이거, 기분 좋아…………앗…….”


실룩이며 떨고 있는 잇시키의 반응이 재미있다.

젤리 같은 무언가를 하흠, 하흠하고 입으로 물면서, 아까처럼 말캉말캉한 뭔가를 양손으로 주물러 본다.


“~~~~~~~~흣!”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갑자기 다키마쿠라가 움찔하고 튀어 오른 것 같은 느낌이 들고는, 그후로는 조금 전까지 꼬물대며 움직이던 건 완전히 멈췄다.


그 후, “후우, 후우”하는 숨소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다키마쿠라 정말이지 부드럽네. 이런 게 있다면 우리 집에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꿈속이라고 하지만 일이 하나 끝나자 졸음이 덮쳐오고, 그대로 의식이 멀어져 갔다.



*     *     *     *     *



“…………………배, …………배애”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선배”


…..뭐야 잇시킨가.


눈꺼풀을 열어보자 잇시키의 얼굴이 눈 앞에 있었다. 아무래도 아까 꾸던 꿈이 계속되는 거겠지.


“왜 그래?”


“그게요…… 좀 전에 선배가 하셨던 게 생각했던 것보다 기분이 좋아서요…….”


뭔가 했었나. 나. 다키마쿠라 껴안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요, 이번에는 제가 안아봐도 괜찮을……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미안, 무슨 상황인지 잘 파악하지를 못하겠는데.


잇시키의 물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자, 잇시키는 나를 꼬옥 당겨서 끌어안아왔다.

뭐야 이거, 뭔데?


양 손을 내 허리에 두르곤, 두 다리는 허리 부근에 휘감아온다.

잇시키한테서 감도는 안나수이의 향기가, 다시 코를 간질여 이상한 느낌에 빠진다.


“좀 전의 답례, 랍니다……?”


“……엣!?”


“츄읍…………츄퓻, 츕, 응………”


그렇게 말하고는 내 귓불을 냠, 하며 입에 넣고는 액체 소리를 내면서 핥아왔다.


“큿……잇시키, 뭐, 하,는 건데…………”


내 말을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귀를 핥아 간다. 안고 있는 손발의 힘은 아까보다 점점 더해져 온다. 얼마간 내 귓불을 핥고 있던 잇시키였지만, 만족했는지 이번에는 자신의 뺨을 내 뺨에 딱 붙이고는 부비부비하며 비비면서 맞춰왔다.


“선배, 선배……….에헤헤, 에헤헤”


그리고는, 마치 아기 고양이가 부모 고양이한테 어리광을 떠는 것처럼, 꼬물꼬물, 몸을 흔들며 잇시키가 몸부림치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정말이지. 진짜 귀엽다 이 녀석. 게다가 왠지 엄청나게 귀엽고. 그보다 여자애의 뺨은 이렇게 부드러운 거야? 계속 이러고 싶어지고지기까지 하는데.


“응…………으우웅”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내 겨드랑이에 몸을 기어들어가는 듯이 해서는, 잇시키가 머리를 누르면서 돌듯이 밀어 붙여왔다.

…뭐하는 거야, 이 녀석.


“뭔데, 무슨 일이야.”


“응-, 으응!”


행동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잇시키한테 묻자 시선을 떨어트리고는, 내가 만드는 그늘 아래에서 뺨을 붉히면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이러면요, 선배의 얼굴이 잘 보일려나…해서요….”


ㅡㅡ두근.

잇시키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듯이, 삼켜지듯이, 두 사람의 거리가 점차 좁혀져 간다.

이제, 조금만 더ㅡ.

멀리서, 무슨 소리가 났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분홍색의 예쁜 입술이, 그쪽으로 돌아보려고 했던 나의 의식을 방해하고는, 저지한다.


“잇시키……….”

“선배………….”


꿈이라고 하기엔 묘하게 리얼한 감각.

잇시키의 날숨이, 비강을 간질여와서는ㅡㅡ.

달콤하게 느껴지는 듯한 그건 나의 흥분을 일으키곤, 쿵쾅쿵쾅하며 가슴의 고동이 빨라진다.

꿀꺽.

작게, 목구멍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씩 떨리면서도,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잇시키에게 응하듯이, 원하듯이, 애잔하게 닫힌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향한다.


“……아아, 아”


앞으로 몇 밀리면 서로의 입술이 맞닿으려고 했을 때, 누가 봐도 목소리에 겁이 실린 게 분명한 음성으로, 잇시키가 작은 비명을 질렀다.


“서, 선배……”


“왜?”


머지 않아 잇시키의 촉촉한 입술에 닿을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하자, 먹이를 앞두고 기다리라는 명령을 받은 개와 같은 기분이 들어, 대답이 조잡하게 되었다.


“뒤, 뒤에……뒤에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하고 돌아보자ㅡㅡ.


“둘이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니?”


“유, 유키농! 스톱! 스톱!!”


몸도 얼어버릴 것 같은 냉기를 띈 유키노시타와, 필사적으로 제지하려고 유키노시타의 어깨를 잡는 유이가하마가 거기에 있었다.


어………그러니까, 이건. 꿈………인거지. 그렇지. 꿈. 응.

일단 돌아보자, 내 밑에서 잇시키는 몸을 숙이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다시 한 번 확인을 위해 되돌아 본다.


“히키가야, 잇시키. 각오는 되어있는 거겠지?”


“도, 도망쳐, 힛키! 이로하!”


역시 거기에는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있었ㅡㅡ.

ㅡㅡ순간적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그래……그랬던 거였나…….


인생의 끝이라는 건, 이처럼 갑작스럽게 방문하는 것인가.

임종을 깨달아 버린 나는 가슴에 매달려 벌벌 떠는 잇시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자, 와라.”


내가 봐도 상쾌할 정도의 음성으로 대답하자, 유키노시타가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멋진 미소를 지었다.

유이가하마가 눈에 눈물을 고이곤 뭐라고 외치고 있다. 극한 상황 때문인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입술은 확실히 “도망쳐”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눈을 감자, 태어난 것을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의 냉기가 몸을 감싼다.


이번에야 말로 나는 꿈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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