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히키가야”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집까지 바래다 준 그 때, 확실히 그 사람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나만 내린 후, 다시 차가 움직일 때 유리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엄청 어두워 보였었다.
받은 정장을 벗고, 옷장에 걸고는 학교 가방을 책상에 던진다.
침대에 쓰러지자, 스마트폰이 침대에 침대에 푹 쌓인 채로 몸부림 치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폰을 집고 화면을 보자, 거기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있었다.
‘여보세요.’
‘빨리 나가도록 하렴’
‘그런 건 내 맘이잖아.’
전화기 너머의 상대의 목소리에서 뭔가 초조함을 느껴졌다.
‘너, 오늘 언니와 만났던 것 같구나.’
‘어디서 온 정보냐 그건.’
‘그건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니.’
하나도 안 좋거든……. 어째서 내 사생활을 알고 있는 건데? 너. 대답을 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울린다.
‘언니, 내일 맞선을 봐.’
이 말에 말을 막히는 일도 없고, 놀라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긴 한숨을 뱉어냈다.
점심때 카페에서 유키노시타의 이야기를 했을 때, 어딘지 모르게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 사람이라면 너처럼 거절할 거잖아? 거절하지 않는 다는 건 별로 이견이 없다는 거 아냐?’
‘언니가 원해서 맞선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니? 오늘 만나서 이상하다는 걸 몰랐던 거니?’
시끄러워. 죽을 정도로 알고 있어.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라고.
‘그냥 평소 같았는데. 그보다 어째서 맞선을 보기로 한 건데 그 사람은.’
잠시 동안의 정적이 있었다. 주저했었는지, 아니면 숨을 고르고 있었던지, 수화기 너머로는 알 수 없다.
‘언니가 말했어. 자신은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고 하는 게 불가능한 사람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아무와 결혼한다고 한들, 똑같을 지도라고.’
언젠가의 그 녀석의 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정말로 사람을 좋아했던 적이 없었던 거겠지]
그건, 나에게 향한 말이자, 그 녀석이 자신에게도 새기고 있던 말이다.
그렇기에 잘 생각해보면, 그 녀석은 누구를 보면서 자란 인간이었던 걸까.
생각에 잠겨 침묵하고 있자, 갑자기 상냥한 목소리가 되었다.
‘한번은, 언니가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변장을 했었어. 매우 초라한 모습으로, 특수 분장을 해서 말이야.’
‘갑자기 무슨 말인데?’
이 이야기를 하는 의미도, 하루노씨의 행동의 의미도 너무나 불명하여, 얼빠진 소리를 낸다. 하지만, 기가 막힌다는 듯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한 번 자신이 참혹한 모습이 돼서,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할 지 알고 싶어졌대’
‘뭐야 그건….’
범인은 알 수 없는 천재의 갑작스러운 행동. 휘말리는 사람은 힘들었겠지.
‘그 때 너와 우연히 만났다는 듯해. 정장을 입고 취업활동 중이던 너를’
‘나하고?’
‘그래. 너하고’
그 강조하는 말로 인해…………머리에 한 광경이 떠올랐다.
회사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확실히 초라해 보이는 아줌마를 도와줬던 기억이 있다.
그때………나는 분명히.
‘아마 하야마였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걸.’
‘하야마와는 관계없어. 만난 건 너였으니까.’
변명조차 되지 않는 말에 바로 유키노시타의 간언한다.
그 때 만났던 건 나였으니까. 그래서 어쩌라는 걸까.
‘그 때, 뭔가를 느꼈던 같아. 처음으로 싹튼 감정을. 그렇기에 너를 만나서 확인한 거 아니겠니? 자신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거기까지 듣고는 나는 거기에 던져놓았던 옷을 움켜쥐었다.
‘미안 유키노시타. 일이 생겼어. 나중에 전화할게’
‘하아, 건투를 빌어 줄게.’
‘고맙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전화를 끊는다. 깨달았을 때엔 다리는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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